들어가며…

지역화폐(지역상품권)란 지역 내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재화로, 10% 할인된 금액으로 지역화폐(상품권)를 판매하거나 결제 금액 일부를 적립(캐시백)·현장할인을 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서울사랑상품권, 경기지역화폐, 인천e음 등). 2016년, 지자체 예산으로 지역화폐 사업을 시작했다. 발행 지자체 수는 53개였으나, 2020년에는 229개까지 늘었다. 2018년부터 정부의 국비 지원이 이루어지면서 발행금액(지자체+정부 발행금액 총합)도 1,168억 원(16년)에서 9조 원(20년)으로 훌쩍 뛰었다. 지역화폐 발행 목적은 지역 내 소비 증진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의 사용을 제한해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데 있다(한국조세재정연구원(2020), ‘지역화폐의 도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

그러나 정부는 내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고 밝혔다. 국고 지원을 중단하면서 내년부터는 중앙정부가 내려준 지자체 교부금(국가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지급하는 지원금)을 활용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해당 사업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들은 지역화폐 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역화폐 사업 운영 예산 삭감과 이로 인해 발생 가능한 문제들에 어떤 입장일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9월 30일 ~ 10월 3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역화폐에 대한 인식을 물었다.

지역화폐 사용 경험

응답자 절반 이상(57%), 올해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사용한 적 있어
20대·서울 제외한 연령과 지역에서 사용 경험 절반 이상으로 높아

올해(2022년)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를 사용한 적 있다는 응답은 57%로, 절반 이상이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사용한 적 없다 39%, 모르겠다 5%). 30세 이상 응답자의 지역화폐 사용 경험은 최소 57% 이상인 반면, 18-29세 응답자의 사용 경험은 47%로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서울(38%)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응답자 절반 이상이 지역화폐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광주/전라(68%), 대구/경북(67%), 대전/세종/충청(62%) 지역 거주자의 60% 이상은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인천/경기(57%)와 부산/울산/경남(55%) 거주자의 사용 경험은 55% 이상이었다.

사용 이유? 인센티브 또는 할인(60%)을 받을 수 있고,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어서(46%)
지역화폐 운영 취지를 잘 살리고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 목적에도 공감

지역화폐 사용 이유를 물었는데, ‘충전 시, 인센티브 또는 할인혜택(1+2+3순위, 60%)’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어서(46%)’, ‘복지 수당으로 받아서(38%)’, ‘현금영수증 및 소득공제 혜택이 있어서(35%)’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지역화폐 운영 목적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보호’이다. 조사 결과, 본 사업이 운영 취지를 잘 살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제적 혜택(인센티브, 할인, 소등공제 등)을 취하기 위해 지역화폐를 사용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지역 내 소비를 진작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적 이익’ 추구에 이어 ‘공적 목적(지역경제 보탬)’을 달성하기 위해 지역화폐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지역화폐 운영 취지에 충분히 공감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용하지 않는 이유?
필요성 느끼지 못하거나(41%), 사용 지역(35%) 및 사용 가능한 점포(30%) 제한 등

그렇다면, 올해 지역화폐 사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다.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응답이 41%로 가장 높았다(1+2+3순위 기준). 이어서 ‘다른 지역이나(35%) 일부 점포(30%)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사용 가능한 가맹점이 많이 없어서(27%)’, ‘지역화폐 발급이나, 사용방법 등을 잘 몰라서(24%)’, ‘사용 방법이 불편할 것 같아서(20%)’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향후 지역화폐 사용 의향 높아, 성별과 거주지역 무관하게 절반 이상 이용 의향 있어
지역화폐 미이용자의 40%가량도 이용 의향 있다고 답해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5%)은 향후 지역화폐 사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성별, 거주지와 무관하게 응답자 절반 이상은 지역화폐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 이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도 10명 중 4명(37%)은 향후 지역화폐 사용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지역화폐 사업 효과

사업 효과 있나? 가계에 도움을 주고(54%), 소상공인 업장에 자주 방문하고 있어(49%)
지역화폐 이용자는 미이용자에 비해 긍정적 효과 경험 응답 높아

지역화폐 사업이 실제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발생시킬까? 전체 응답자를 기준으로 보면, 지역화폐 도입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데 동의하는 응답은 절반 혹은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전통시장이나 소상공인 상점 방문 54%, 가계 도움 49%, 지역 소속감 증대 44%).

전체 응답을 보면 사업 효과가 높지는 않으나, 올해 지역화폐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은 다수가 지역화폐의 긍정적인 효과에 공감하고 있었다. 지역화폐 사용 경험이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71%가 ‘전통시장이나 지역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상점을 많이 방문했다’고 답했다. ‘우리 집 가정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고(69%)’, ‘지역 소속감이 높아졌다(59%)’는 응답도 절반을 넘었다.

실제로 가계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영세 영업장으로의 발걸음을 자주 한다는 점은 본 사업이 운영 목적을 잘 살려, 지역경제 및 소상공인 살리기에 효과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 지역화폐 이용자들은 본 사업의 취지와 효과에 충분히 동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대한 인식

지역화폐 예산 삭감 인지 여부, 50%로 반반

정부는 내년(2023년) 예산안에서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알고 있다는 응답과 알지 못했다는 응답 모두 50%로 동일했다.

정부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 반대 65%
이용 경험 무관하게 삭감에 반기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찬반 입장이 대립하는 상황이다. 찬성 입장에서는 ①지역화폐는 효과가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온전한 지역사업으로, 중앙정부의 교부금을 활용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지역화폐 사업을 운영할 수 있고 ②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긴급한 저소득·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데 우선순위가 있다는 설명을 덧붙인다. 반면, 반대 입장에서는 ①지역 교부금으로 운영하게 될 경우 기존보다 지역화폐 발행 규모가 줄어 사용량이 감소할 수 있고 ②소상공인 매출 하락 및 지역경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부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대한 찬반 근거를 제시하고,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65%)은 정부 지원금을 삭감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우려하며, 삭감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특성과 무관하게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반대 입장이 높았다. 지역화폐 사용 경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18-29세(60%)와 서울 거주자(51%)에서도 반대 여론이 높았다. 또한, 올해 지역화폐를 사용한 적 없는 응답자 절반(48%)도 예산 삭감에 반기를 들어, 동의한다는 의견(33%)보다 높았다.

지역화폐 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전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화폐 사용 경험이 적은 응답자들도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정부 예산 감축 이후, 지역화폐 사업 안정적인 유지 가능할지 의문
혜택과 사용 가능처 줄이면, 사용 의향도 저하

정부 지원금을 전면 삭감한다면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운영하는 데에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7-80% 이상은 ‘사용 가능한 가맹점 수가 줄거나(82%)’ ‘소득공제 혜택 감소(74%)’, ‘충전 시 인센티브나 할인율이 감소(73%)’한다면 지역화폐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올해 지역화폐 사용 경험이 있거나 사용 의향이 있는 응답자들 역시 혜택이나 편의가 줄어든다면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7-80%에 달했다.

지역화폐 이용 수요는 과반이 훌쩍 넘고(사용 의향 65%, 현재 사용 57%) 미사용자의 향후 이용 의향(37%)도 낮지만은 않은 상황이나, 정부 예산 삭감으로 혜택이나 편의가 줄어든다면 지역화폐 사용자 수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예산 감축과 혜택 감축 운영은 결국, 기존 이용자와 잠재 이용자의 사업 참여 의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상공인 살리기’라는 운영 목적을 실현하는 데 장애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마치며…

현재 지역화폐 이용 및 사용 의향이 높고, 운영 취지와 효과에 대해서도 공감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역화폐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응답 역시 과반을 넘었지만, 내년부터 지역화폐에 대한 정부 지원금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행보는 국민 인식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예산 삭감은 결국 지역화폐 사업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이기에, 국민들이 지역화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와 사업 운영 효과를 세세하게 따져 향후 지원 및 운영방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2년 8월 기준 약 78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2년 6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7,003명, 조사참여 1,236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13.8%, 참여대비 70.5%)
  • 조사일시: 2022년 9월 30일 ~ 10월 3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