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이번 20대 대통령선거의 사전투표율은 36.93%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7년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26.06%)와 2020년 총선(26.69%)에서의 사전투표율을 10%포인트 이상 뛰어넘는 것으로, 높은 사전투표율로 인해 최종투표율은 80%를 넘기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었다. 그러나 높아진 사전투표율이 선거 당일 투표율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고,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까지 모두 집계한 최종 투표율은 77.1%를 기록했다. 이는 19대 대선(최종투표율 77.2%)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이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에서 나타난 몇 가지 특징을 정리해 보았다. 사전투표율과 최종투표율 간에는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각 지역의 인구구성에 따른 사전투표율 차이가 있는지, 사전투표율에 따라 이재명,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에 차이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 보았다.

주요 내용

  • 각 기초지자체별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을 비교한 결과,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당일투표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종합투표율(사전투표+당일투표) 또한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 기초지자체의 인구규모가 작을수록, 고령층 인구가 높을수록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20대 이하 및 30대의 구성비가 높아질수록 당일투표율이 높아지는 경향도 확인되었다.
  • 호남과 서울을 제외하고, 사전투표율이 높은 기초지자체는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이 높았다. 반면 사전투표율이 낮은 기초지자체는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높았다.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 비교

각 기초지자체의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간의 상관관계: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선거 당일 투표율 낮아지는 경향 뚜렷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 그리고 이를 더한 종합투표율 간의 관계를 확인해 보기 위해, 중앙선관위에서 제공하는 전국 기초지자체(250개, 행정구가 있는 기초지자체는 행정구 단위로 계산) 별 투표율을 분석해 보았다.

먼저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을 비교해 보면,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 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뚜렷하게 확인된다(R제곱 0.880, p<0.0001). 아래 그래프의 가로축은 3월 4일~5일 사전투표율, 세로축은 3월 9일 당일투표율인데, 사전투표율이 높은 기초지자체일수록 당일투표율이 낮아지는 특징을 볼 수 있다. 각 권역별로 원의 색상을 달리 표시해 놓았는데, 사전투표율이 특히 높았던 호남지역 기초지자체의 당일투표율이 낮고, 사전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경기·인천 기초지자체의 당일투표율은 40% 이상으로 높은 편이다.

각 기초지자체의 사전투표율과 종합투표율간의 상관관계: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종합투표율 높아지는 경향

한편 사전투표율과 종합투표율(사전투표+당일투표)간의 관계를 보면, 사전투표율이 높은 기초지자체의 종합투표율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R제곱 0.575, p<0.0001). 몇 가지 해석이 가능한데, 사전투표율이 투표의향이 없거나 낮은 사람, 혹은 당일에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추가로 투표 기회를 제공해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반면 사전투표율이 높은 지역은 선거열기가 그만큼 높은 곳으로, 투표에 참여할 의지가 강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사전투표율과 종합투표율 모두 높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인구특성과 사전투표율

서울 제외, 인구가 적은 기초지자체의 사전투표율 높고 당일투표율 낮아

각 기자체의 인구규모에 따른 사전투표율에 차이가 있을까? 중앙선관위는 각 단위별 유권자 수의 총 합만 공개할 뿐 성별이나 연령대에 따른 유권자 수 정보는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행정안전부에서 제공한 2022년 2월 주민등록 인구통계자료를 활용, 각 기자체 별 만 18세 이상 인구 수로 유권자 수를 대체하였다. 참고로, 중앙선관위에서 확정한 총선거인수(국내선거인수+재외선거인수)는 4419만 7692명, 2022년 2월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른 만 18세 이상 인구 수는 4418만 3339명으로 1만여 명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대체해서 사용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 수 정보를 원의 크기로 표현한 아래의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 간의 산포도를 보면, 인구가 적은 곳(원의 크기가 작은 곳)의 상당수가 그래프의 우측 하단에 위치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전투표율이 높은 대신 당일투표율은 낮은 것이다. 반면 인구가 많은 곳들은 대부분 그래프의 좌측 상단에 위치해, 사전투표율은 낮은 대신 당일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각 권역별로 분리한 그래프는 아래와 같다. 서울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규모가 작은 기초지자체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령층 인구 비중 높은 기초지자체의 사전투표율 높아

인구 수가 적은 기초지자체일수록 사전투표율이 높음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인구 수가 적은 기초지자체는 어떤 곳들일까? 도시지역보다는 농촌지역일 가능성, 인구구조로는 젊은층보다는 고령층이 다수를 차지하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고령층 비율이 높은 기자체일수록 사전투표율 역시 높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각 연령대(10세 단위)의 유권자 비율과 사전투표율 간의 관계를 확인해 보았다. 그 결과, 기초지자체 별 인구 구성비에 차이가 크지 않은 50대를 제외하고는, 각 연령대별 인구 구성비에 따라 사전투표율에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40대 이하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큰 곳일수록 사전투표율이 낮은 것이 확인되었고, 반대로 60대와 70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큰 곳일수록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이 확인되었다.

20대 이하와 30대의 구성비가 높은 기초지자체, 당일투표율 높아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젊은층보다 고연령층이 사전투표에 더 많이 참여했다고 해석해야할까? 전반적인 투표 의향과 후보 지지 강도, 지지후보 결정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우선, 역대 모든 선거에서 젊은층보다는 고연령층의 선거 관심도와 투표 의향이 높고, 실제 투표율도 높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사전투표를 독려, 윤석열 후보 지지세가 강한 고연령층도 적극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고연령층 비율이 높은 기자체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이유이다.

반면 30대 이하 저연령층은 투표의향도 상대적으로 낮고, 실제 투표율도 고연령층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여기에 더해, 공표금지기간 직전의 여론조사에서 20대와 30대는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40대 이상에 비해 높았다. 이러한 요인들이 더해져 저연령층이 투표를 미루거나 아예 하지 않고,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으로 짐작해 볼 수 있다. 각 기초지자체의 연령대 별 구성비와 당일투표율을 비교한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대와 30대 구성비가 높은 곳일수록 당일투표율이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전투표율과 주요 후보 득표율 간 관계

호남과 서울 제외, 사전투표율 높은 기초지자체의 윤석열 후보 득표율 높아

기자체별 사전투표율과 각 후보의 지지율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앞서 인구가 적고 고령화 된 지역일수록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선거 전의 여론조사, 그리고 출구조사 연령별 투표후보 결과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높았던 것을 고려할 때, 사전투표율이 높은 기자체일수록 윤석열 후보 득표율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사전투표율을 가로축으로, 윤석열 후보 득표율을 세로축으로 배치한 아래 그래프를 보면, 호남과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이러한 예상이 들어맞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 지지가 확고한 호남의 기자체는 오히려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이 미세하게 낮은 경향이 확인된다.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은 정확히 반대의 경향이 확인된다. 역시 호남과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은 기자체일수록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