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투표율

22대 총선 최종투표율 67.0%, 총선 기준 32년만에 최고

집권여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22대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67.0%로 공식 집계되었다. 이는 직전 치러진 21대 총선(66.2%)보다 0.8%포인트 높으며, 총선 기준으로는 1992년 치러진 14대 총선(71.9%) 이후 최고 투표율이다.

사전투표가 활성화되면서 전체 투표자 중 사전투표자의 비율도 늘어나고 있다.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2014년 6회지선에서는 전체 투표자의 20%만이 사전투표를 했으나, 2020년 이후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사전투표자의 비율은 전체 투표자의 40%를 뛰어넘는다. 이번 총선에 투표한 사람 중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47%가 사전투표자이다.

전라남도 22개 기초자치단체의 투표율 평균 70.55%,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아
제주특별자치도 3개 기초자치단체의 투표율 평균은 62.98%로 가장 낮아

기초자치단체 평균 기준으로, 최종투표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라남도이다. 전라남도 22개 기초자치단체의 투표율 평균은 70.55%이다. 앞서 전라남도는 기초자치단체 사전투표율 평균도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제주특별자치도 2개 기초자치단체의 투표율은 평균 62.98%로 17개 시도 중 가장 낮다. 제주시의 최종투표율은 61.26%로 전체 기초자치단체 중 9번째로 낮으며, 서귀포시의 최종투표율 또한 64.69%로 전국 평균보다 낮다.

20대 대선 대비 투표율 하락폭 큰 기초자치단체 상위 10곳 중 9곳이 대구경북 지역
20대 대선 대비 투표율 하락폭 작은 기초자치단체 상위 10곳 중 9곳이 충청 지역

지난 대선 대비 투표율과 비교해보면, 대구경북 지역 기초자치단체의 투표율 하락이 두드러진다. 20대 대선 대비 투표율 하락이 큰 기초자치단체 상위 10곳 중 전북 군산시를 제외한 9곳이 모두 대구경북 지역의 기초자치단체이다. 대구경북 지역 32개 기초자치단체의 투표율 하락폭 평균은 12.3%포인트에 달해 가장 크다. 두 번째로 하락폭이 큰 곳이 호남(11.7%포인트)임을 감안하면, 승패가 일찌감치 가려진 곳일수록 투표율도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20대 대선 대비 투표율 하락폭이 작은 기초자치단체 상위 10곳 중 9곳이 충청, 그 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군 지역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이들 지역은 양당 후보가 접전을 벌인 곳이며 동시에 투표의향이 높은 고령층 인구비율이 높은 지역들로, 투표 열기가 뜨거운 조건을 두루 갖춘 곳들이다.

지난 21대 총선 투표율과 비교할 때도, 투표율이 증가한 상위 10개 기초자치단체 중 충청지역 기초자치단체가 6곳이다. 전남 신안군, 전남 영광군의 투표율이 4년 전 대비 각각 6.9%포인트, 6.5%포인트 상승해 가장 높은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출마한 인천 계양구의 투표율도 지난 총선 대비 5.9% 상승했다.

반면 지난 총선 대비 투표율 하락폭이 가장 큰 곳은 대구 수성구(5.7%포인트 하락)이며, 이어서 전남 고흥군(4.7%포인트 하락), 전북 진안군(4.6%포인트 하락) 등의 순이다.

20대 대선, 21대 총선 투표율이 높았던 기초자치단체가 이번 총선 투표율도 높아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의 투표율과 이번 총선의 투표율 간 관계를 확인해 보면, 지난 대선에서 투표율이 높았던 기초자치단체일수록 이번 총선의 투표율도 높은 경향이 확인된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의 투표율과 이번 총선의 투표율간의 관계 또한 마찬가지로, 지난 총선에서 투표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이번 총선의 투표율도 높다. 지난 선거에서의 투표율과 이번 선거에서의 투표율 간의 높은 상관성은 이번 총선 사전투표율과 지난 선거에서의 투표율 비교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종합하자면,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67.0%로 14대 총선 이후 최고 투표율이다. 사전투표율 또한 3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전체 투표율 상승에도 일정부분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대 대선, 21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이번 총선에서도 높은 투표율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다만 지난 대선과 비교할 때, 대구경북 지역 기초자치단체 다수가 큰 폭의 투표율 하락을 보였다. 이는 선거 경합도에 따른 영향도 있겠으나, 보수층의 투표 의향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선거구 단위 최고 투표율은 경기성남분당갑 77.1%
투표율 높은 선거구 10곳 중 9곳에서 1-2위 격차 10%포인트 이내 접전

기초자치단체가 아닌 선거구를 기준으로 할 때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곳은 경기성남분당갑으로, 전국 평균을 10%포인트 이상 뛰어넘는 77.1%의 투표율을 보였다. 이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국민의힘 안철수 등 이름값 높은 두 후보가 출마했으며,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줄곧 초접전 상황을 이어가 주목을 받은 곳이다. 이는 높을 투표 열기로 이어져, 선거구 기준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웃 선거구이자, 역시 초접전 양상을 보였던 경기성남분당을 또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투표율(75.0%)을 기록했다.

가장 투표율이 높은 선거구 10개 중 9개가 수도권 선거구이며, 서울강남을을 제외한 9개 선거구에서 10%포인트 이내 격차로 당선자가 가려졌다.  반면 투표율이 가장 낮은 10개 선거구 중 8개 선거구에서는 1-2위 후보 간 격차가 1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투표율 높으면 여당에 유리? 야당에 유리?
선거구 기준, 투표율 높을수록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도 높아지나, 설명력은 낮아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진보진영)에 유리하다’는 건 선거에서 오래 된 속설 중 하나이다. 이러한 속설은 다음과 같은 사고체계에서 기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투표율이 높은데, 이들은 주로 보수진영을 지지한다 △반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투표율도 낮은데, 젊은층은 주로 진보진영에 속한다 △따라서 전체 투표율이 낮다는 건 평소 투표하던, 보수 성향 강한 고연령층만 투표장에 나온다는 의미이며, 반대로 투표율이 높다는 건 고연령층 외에 진보 성향이 강한 젊은층도 대거 투표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그럴까? 254개 선거구 별 투표율과, 각 선거구에서 양 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을 확인해 보면, 기존 속설과는 달리 오히려 투표율이 높은 선거구일수록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이 더 높은 경향이 나타난다. 다만 양 당의 텃밭이라고 볼 수 있는 호남과 대구경북의 선거구를 제외해도, 투표율이 양 당 후보 득표율에 미치는 영향력의 정도를 의미하는 결정계수(R제곱 값)는 더불어민주당 0.059, 국민의힘 0.038 등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투표율은 양 당 후보의 득표율을 예측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변수인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월 4일 발표한 22대 총선 2차 유권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와 70세 이상의 적극 투표참여 의향은 각각 89.0%, 94.6%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긴 하나, 진보 성향이 강한 40대(81.7%)와 50대(87.0%)의 적극 투표참여 의향 또한 높은 수준이다. 투표의향이 가장 낮은 20대와 30대는 특정 정당에 대한 호불호가 뚜렷하지 않은 세대이다. 이제 투표율이 높다는 건, 양 진영이 강하게 결집해 승패를 가리기 힘들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대선이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었던 것처럼, 높은 투표율이 민주당(진보진영)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투표율을 통해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말하기는 어렵다.

사전투표율 추가분석

사전투표율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당일투표율은 낮아지나,
사전투표율 높을수록 최종투표율은 높아지는 경향 있어

높은 사전투표율은 전체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각 기초자치단체별 22대 총선 사전투표율과 당일투표율, 그리고 최종투표율 간 관계를 확인해 보았다. 우선,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선거 당일 투표율은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투표의향이 있는 사람의 수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기 때문에, 투표의향이 있는 사람이 사전투표일에 많이 투표하러 나올수록 당일 투표율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다만, 사전투표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최종투표율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당일투표율은 낮고, 전체 투표율은 높은 이러한 경향은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된 바 있다.

사전투표가 선거당일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투표 기회를 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혹은 투표의지가 강한 사람이 많거나 투표 열기가 뜨거운 곳일수록 많은 사람이 사전투표와 본투표에 참여하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아진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60세 이상 고령층 유권자 비율 높은 곳일수록 전체 투표자에서 사전투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커

6·70대 유권자 비율이 높을수록 사전투표율도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된 데 이어, 전체 투표자 중 사전투표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지는 것이 확인된다. 20대부터 40대까지는 유권자 비율이 높을수록 전체 투표자 중 사전투표자의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전투표는 젊은 층의 참여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러한 분석 결과로 미뤄 살펴보면 오히려 고령층이 사전투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월 10일 발표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성별, 연령별 사전투표자수”에 따르면, 60대는 314만여 명이, 70세 이상은 207만여 명이 각각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60세 이상 인구 중 522만여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이는 4·50대의 사전투표자 수(529만여 명)과 비슷하고 18-39세의 사전투표자 수(335만여 명)보다는 200만 명 가까이 많은 것이다.

20대 대선 결과와 투표율 비교

호남 제외,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득표율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투표율 낮고
윤석열 후보 득표율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투표율도 높아지는 경향성 보여

2022년 치러진 20대 대선 결과와 이번 총선 투표율 간의 관계는, 이전에 살펴봤던 사전투표율 경향성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이번 총선에서의 투표율은 낮아지고, 반대로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이번 총선에서의 투표율도 높아진다. 단, 호남은 예외이다.

60세 이상 고령층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적극 지지하였고, 동시에 투표 의향도 다른 세대에 비해 높다. 앞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고령 유권자가 많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투표율도 높은 것이 확인된다. 즉, 윤석열 후보를 적극 지지했던 고령층이 이번 선거에도 적극적으로 투표에 임했고(단, 이들이 현재도 정부여당을 지지하는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윤석열 후보 득표율이 높았던 기초자치단체의 투표율도 높은 것이다.

8회 지선에서는 호남 제외 이재명 후보 득표율 높을수록 투표율 낮은 경향 뚜렷했으나
이번 총선에서는 이러한 경향 크게 완화

대선 직후 3개월 여 만에 치러진 8회 지선은 50.9%의 투표율을 기록해, 2014년 6회 지선(56.8%), 2018년 7회 지선(60.2%)에 비하면 크게 낮았다. 투표율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투표 포기이다. 각 기초자치단체별 이재명 후보 득표율과 8회 지선 투표율을 비교하면, 호남을 제외하고 이재명 후보 득표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지방선거 투표율 또한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그 경향성은 크게 완화된 것이 확인된다. 동일하게, 윤석열 후보 득표율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는 경향 또한 이번 총선에서는 완화되었다.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모두 상승해, 지선과는 달리 대선에서의 득표율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다.

양 진영이 최대한 결집하면서 투표율을 끌어올렸고, 그 결과 다수 지역구에서 접전이 벌어졌다. 전체 254개 선거구 가운데 39개 선거구(15%)에서 5% 미만의 득표율 차이로 승패가 갈렸다.

지역 인구 특성과 투표율 비교

유권자 평균연령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투표율도 높아
21대 총선, 20대 대선과 동일 경향이나, 이번 총선 투표율의 상관성이 가장 높아

각 기초자치단체의 만 18세 이상 유권자 평균연령과 투표율을 비교해 본 결과, 유권자의 평균연령이 높아질수록 투표율 또한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앞서 사전투표율 또한 유권자 평균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만 유권자 평균연령과 사전투표율 간 상관계수가 0.7을 넘었던 것과는 달리, 유권자 평균연령과 전체투표율 간의 상관계수는 0.472로 다소 낮다. 또한 유권자 평균연령과 사전투표율과의 상관성이 이전 선거 대비 점차 약해지는 경향성을 띈 것과는 달리, 유권자 평균연령과 투표율과의 상관성은 오히려 이전 선거보다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