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부터 주기적으로 이슈가 되어왔던 ‘여자도 군대에 가야한다’는 논쟁이 온라인상에서 다시 뜨겁다. 비단 온라인에서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남녀평등복무제’, ‘군 가산점 제도 재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남성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에 바쁘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6월 4일 ~ 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군 징병제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하여 징병제를 둘러싼 남녀 갈등의 이면에 무엇이 정말로 논의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짚어보았다.

주요 내용

  • 군복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지는 당연한 의무이고 사회생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것에 동의하는 응답이 높았으나, 연령대가 낮을수록 동의 정도가 낮았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군복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고 현 징병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높아 군복무와 징병제에 대한 세대간 인식 차이가 컸다.
  • 현재의 징병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40%에 달했고,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를 물은 결과,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병역의무가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으며, ‘군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성별을 나눠 보면 남자는 ‘군 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 징병제가 남녀갈등으로 비춰지면서 불거진 남성만 군대가는 것이 ‘남성차별’인지에 대해 물은 결과, 동의 48%, 비동의 42%로 동의정도가 비슷했으며, 여자도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하는지에 대해 물은 결과 동의 43%, 비동의 45%로 팽팽했다.
  • 여성 의무 복무에 대해 물은 결과, ‘우리 군대의 여건을 고려해볼 때 여성의 의무복무는 시기상조’이며, ‘여성이 의무복무를 하더라도 남성과 똑같은 방식으로 복무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군 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동의하였고, 이러한 응답은 성별과 세대에 관계없이 70%이상이 동의하였다. 위헌 판결을 받았거나 도입에 논란이 있는 군복무 가산점 제도 등의 군 복무 우대 제도에 대해서도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동의하였다.

군 복무에 대한 인식

군 복무에 대한 양가적 감정, ‘병역은 의무이지만, 국가가 개인에게 요구하는 희생’
연령대가 낮을수록 군 복무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인식 높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군 복무는 어떤 의미일까? 군 복무에 대한 양가적인 감정이 이번 조사 결과에서 잘 드러났다. ‘군 복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지는 당연한 의무’ 라는 데에 83%가 공감하였고, ‘군 복무 경험은 사회 생활에 도움이 된다’ 에도 74%가 동의하였다. 동시에, ‘군 복무는 국가가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희생’이라는 데에도 66%가 공감했고, 적지 않은 응답자가 ‘군 복무를 함으로써 얻게 되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44%)’, ‘군 복무는 시간 낭비다(37%)’에도 동의하였다.

군 복무에 대한 인식 차이는 세대별로 차이가 뚜렷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군 복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응답이 높았다. 반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군 복무에 부정적인 인식이 확인되었는데, 특히 20대의 82%가 ‘군복무는 국가가 개인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희생’이라고 답했고, ‘군복무를 하면서 얻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와 ‘군복무는 시간낭비다’에도 각각 20대의 64%, 62%가 동의하였다.

전통적으로 부과되어 온 병역 의무를 받아들이고, 상명하복의 조직생활 경험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만, 동시에 젊은 층을 중심으로 군 복무 과정에서 감내해야 하는 개인의 희생에 대한 문제제기 역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징병제에 대한 세대간 인식

현재의 남성 징병제 ‘바람직하다’ 52%, 바람직하지 않다 40%
세대별 인식 차이 커

남성 징병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번 조사에서, 남성의 대다수가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 하는 현재의 남성 징병제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52%였으나,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도 40%에 달했다. 40대 이상에서는 현 징병제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으나 2·30대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응답이 더 높아, 세대별 인식 차이가 확인되었다.

징병제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

남성 군 징병제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
남자 42% ‘군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서’
여자 65%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병역의무가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아서’

남성 군 징병제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한 사람들에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결과,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병역의무가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라는 응답이 49%로 가장 높았고, ‘군 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33%로 뒤를 이었다. ‘남성만 군대에 가는 것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성별을 나눠서 살펴보면, 남자는 ‘군 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42%로 가장 높았다. 반면 여자는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병역의무가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65%로 가장 높았다.

징병제 남성차별 주장 및 여성 의무복무 동의정도

군 징병제 남성차별이다 48%, 그렇지 않다 42%
‘여자도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한다’ 43%, 그렇지 않다 45%

현재 군 징병제의 문제는 남성만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적으로 부여되는 점, 그리고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징병제가 ‘남성차별이다’ 라는 주장에 응답자의 48%가 동의해, 남성차별이 아니라는 응답(42%)보다 높았다. 남자는 절반 이상인 56%가, 여자는 40%가 동의했으며, 특히 군복무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상대적으로 높은 20대에서는 57%가, 30대에서는 54%가 남성차별이라는 데 동의하였다.

그러면 여자도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 남성차별이 해소되는 것일까? 여자도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이 43%,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5%로 팽팽했다. 남자는 56%가 동의한 반면, 여자는 32%만이 여성의 의무 복무에 동의했다.

여성의무 복무에 대한 인식

국민 10명 중 7명 이상, ‘여성이 의무복무를 하더라도 남성과 똑같은 방식으로 복무하기는 어려울 것’

현재의 남성 징병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높고, 남성 차별이라는 인식도 과반에 이른다. 하지만 성별에 따른 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여성이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는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조사에서, ‘여성이 의무복무를 하더라도 남성과 똑같은 방식으로 복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에 75%가 동의하였고, ‘실제 전투나 범죄 현장에서 남녀가 할 수 있는 역할의 차이를 인정하고 성별에 따라 보직을 구분해야 한다’에 대해서도 72%가 동의하였다. 여성이 남성과 ‘똑같은 방식’으로 군복무를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다.

군복무 보상 필요성

‘군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마련 필요’ 동의 82%
‘군 의무복무에 대한 지원과 보상에 관한 제도 확대해야’ 동의 75%

현 남성 징병제 문제를 불이익의 분담, 즉 남성과 여성이 모두 군 복무를 짊어지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지만, 군 복무에서 오는 불이익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는 방법으로도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조사에서는, 군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 마련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음이 확인되었다.

‘군 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데 82%가 동의하였을 뿐만 아니라, ‘남성의 군 의무복무에 대한 지원과 보상에 관한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에도 75%가 동의하였다. 성별과 세대에 관계없이 70% 이상이 ‘군복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전역 수당 지급’이나 ‘군복무 가산점 제도’, ‘직장 내 승진 시 군 경력 반영’ 등 위헌 판결을 받았거나 도입에 논란이 있는 군 복무 우대 제도에 대해서도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동의하였다.

종합해 본다면, 현 남성 징병제의 가장 큰 불만 요인은 남성만 군대를 가는 상황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희생에 대한 인정과 불이익에 대한 보상과 인정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더 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 역시 군 복무 기간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은 불이익의 시간이라는데 공감을 하면서 적정한 수준의 보상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 있었다.

분단 국가라는 현실 속에서, 군 복무는 ‘국가가 부여한 의무’ 라는 이름으로 강제되어 왔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럴 것이다. 저출산 흐름과 전쟁 양상의 변화, 날로 복잡해지는 외교 관계를 모두 감안해, 정부는 앞으로 필요한 병력의 규모는 얼마인지, 그리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명확하게 기준을 갖고 국민에게 설명해 줄 의무가 있다. 최근의 병역 의무를 둘러싼 논쟁이 남녀 갈등의 프레임으로만 비춰지는 것은, 정부가 이러한 노력에 소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남녀 갈등을 넘어, 우리 사회가 병역 부담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같이 분담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1년 5월 기준 약 59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1년 3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6,477명, 조사참여 1,336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15.4%, 참여대비 74.9%)
  • 조사일시: 2021년 6월 4일 ~ 6월 7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