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이 어느 덧 두 달째에 접어들었다.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유니클로 임원의 예측과 달리 일본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분위기는 여전히 뜨겁다. 국내 일본제품 매출이 급감했다는 보도나 관광객 감소로 일본 소도시 경제가 어려움에 빠졌다는 보도 등은 일본 불매운동의 효능감을 높여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한편 에서는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분위기도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 불매운동에 참여하는 사람을 ‘국뽕(국가에 대한 자긍심에 과도하게 도취되어 있는 사람을 지적하는 은어)’으로 조롱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현재 일본 불매운동을 이끄는 힘은 강력한 국가자부심인가? 일본 불매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우리사회의 여론은 어떠한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연구팀은 지난 8월 만 19세 이상 전국 1,000명 대상의 <여론 속의 여론> 웹조사를 통해 일본 불매운동에 대한 인식 및 현황을 조사 하였다.

우리 국민의 84%는 일본 불매운동을 지지하며, 89%는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초창기 소비재와 일본 여행을 중심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은 문화로 확산되는 추세이지만, 문화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여론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일본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참여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계층은 40대와 50대로 조사되었다. 국가자부심이 높을수록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비율도 높은데, 40·50은 바로 이 국가자부심이 가장 높은 세대이다.

반면 20대와 3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국가자부심이 낮다. 20·30은 다른 세대와 달리 한국과 일본이 대등하다는 인식이 강한 세대로, ‘품질이든 문화 수준이든 우리가 더 나은데 왜?’라는 자신감이 일본 불매운동을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매국으로 비난하고 개인의 선택을 제약하는 전체주의적 선동에는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국민의 70%는 불매운동 참여 여부는 ‘개인의 자유이므로 그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통해 불매운동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견(30%)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일본불매운동 지지

국민 10명 중 8명 일본 불매운동지지, 문화로까지 확대되는 것에는 다소 유보적

우리 국민의 84%는 일본 불매운동을 지지하며, 89%는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불매운동에 참여 하는 사람들은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 및 백색국가 제외 조치에 항의 및 보복하는 차원에서(54%)’, ‘한국이 일본과 대등한 국가임을 보여주고 한국 국민의 자존심을 보여주기 위해(36%)’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방사능 노출 피해에 대한 우려 (6%)’도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이었다.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라는 응답은 3%에 불과했다.

초창기 소비재와 일본 여행을 중심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은 문화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재, 여행에 비해 문화 불매운동은 상대적으로 호응도가 낮은 편이다. 실제로 여러 항목별로 불매운동이 바람직한지 조사한 결과 자동차, 식품,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 공산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80%를 넘는다. 반면 영화 및 애니메이션(70%), 음악(64%), 책(63%) 등 문화 영역에서 불매운동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낮다. 일본 불매운동을 문화 영역까지 확장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여론이 상대적으로 많이 존재하는 것이다.

누가 일본 불매운동을 주도하는가?

국가자부심 척도

국가자부심을 측정하기 위해 다음 4가지 항목에 대해 질문한 후, 각 항목별로 ‘그렇다’에 해당하는 항목의 합계를 계산하였다. 모든 항목에 대해 ‘그렇다’고 응답 시 국가자부심 척도는 4점으로 ‘매우 높음’에 해당하고 모든 항목에 ‘아니다’로 응답 시 국가자부심 척도는 0점으로 ‘매우 낮음’에 해당한다.

국가자부심 높은 40·50이 주도

일본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참여하는데 가장 적극적인 계층은 40대와 50대로 조사되었다. 인터넷 상에서 보면 일본 불매 운동을 20·30이 주도하는 것 같지만 실제 조사에서는 50대, 40대, 30대, 20대 순으로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의견이 높았으며 60대에서 가장 낮았다. 그렇다면 왜 4050일까. 불매운동에 대한 지지는 국가자부심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보여 진다. 국가자부심이 높을수록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비율도 높은데, 국가자부심이 0점으로 매우 낮은 집단에서는 68%, 4점 으로 가장 높은 집단에서는 92%가 일본 불매운동을 지지했다. 그리고 40·50은 바로 이 국가자부심이 가장 높은 세대이다.

20·30은 우리가 일본보다 낫다는 자신감이 크게 작용

반면 20대와 30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국가자부심이 낮다. 그럼에도 이들이 60대 보다 일본 불매운동에 높은 지지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20·30은 다른 세대와 달리 한국과 일본이 대등하다는 인식이 강한 세대이다. 한국과 일본을 비교 했을 때 한국이 더 선진국이거나 양국이 비슷하다는 인식은 20·30에서 60%를 넘는다. 한국의 기술, 품질, 문화 수준 모두 일본보다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유일한 세대이기도 하다. 들끓는 국가자부심은 없지만 ‘품질이든 문화 수준이든 우리가 더 나은데 왜?’라는 자신감이 청년층의 일본 불매운동을 추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불매운동의 불참자를 바라보는 시각

나는 참여한다, 하지만 전체주의적 선동에는 반대한다

국익보다 개인의 권리를 중요시 여기는 20·30에서 뚜렷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개인의 자유, 각자의 의사를 존중해야, 70%

일본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매국으로 비난하고 개인의 선택을 제약하는 전체주의적 선동에는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 국민의 70%는 불매운동 참여 여부는 ‘개인의 자유이므로 그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통해 불매운동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견은 30%다. 특히 20·30세대에서 개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81%로 높다. 불매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의 의사도 존중해야 한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젊은 층에서 폭넓게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이는 젊은 세대로 갈수록 국익보다는 개인의 권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유주의적 경향과 맞닿아 있다. 국익과 개인의 권리가 충돌했을 때 ‘국가의 이익을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은 젊은 세대로 갈수록 높아 20대에서는 74%이다. 반면 60대 이상은 ‘국가의 이익을 위해 일부 희생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55%에 이른다. 앞서 국가 자부심 척도 중 하나인 ‘국가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개인적인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국가를 돕겠다’는 항목에서도 비슷한 세대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항목에 ‘그렇다’는 응답은 20·30세대는 60%인 반면 60대 이상은 89%에 이른다. 단 세대 차이는 있지만 모든 세대에서 나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국가를 돕겠다는 생각이 다수 여론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은 놓치지 말아야 할 지점이다.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여론이 대다수인 가운데 이를 추동하는 기저는 세대마다 다르다. 40·50이 상대적으로 강한 국가자부심 으로 불매운동을 이끄는 가운데, 2030은 일본과 대등한 국력을 지녔다는 자신감이, 60대에서는 ‘개인을 희생해서라도 국가를 도와야 한다’는 집단주의적 정서가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애국주의적 동원 대신 ‘각자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는 시민 인식의 변화는 지금 불매운동의 가장 돋보이는 지점이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19년 7월 기준 약 45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학력별, 직업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19년 2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림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8,004명, 조사참여 1,397명, 조사완료 1,000명 (요청대비 12.5%, 참여대비 71.6%)
  • 조사일시: 2019년 8월 23일 ~ 8월 26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