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지역의 의미는 무엇이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불평등과 민주주의연구센터(CSID, 소장 권혁용 고려대 정외과 교수)와 한국리서치 조사연구팀(팀장: 박종선 부장)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을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열에 예닐곱 명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지난 10년 사이 급격하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소속감과 일체감이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차이는 뚜렷하다. 가장 살고 싶은 지역으로 전체 응답자의 29%가 서울을 꼽았고, 16%가 경기인천을 꼽아 45%가량으로 수도권 선호현상이 뚜렷하다. 반대로 가장 살고 싶지 않은 지역을 꼽으라는 질문에서도 1위는 서울(25%)이었고, 광주전라(24%), 대구경북(18%), 부산경남(10%) 순이다. 서울은 인구포화와 주거비 부담 등으로 거부감도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지역주의 갈등의 중심에 섰던 호남과 대구경북의 경우, 살고 싶지 않은 지역으로 손꼽힌 것은 정치적 발언권은 누렸지만, 지역 내 총생산(GRDP)은 최하위에 있는 현실의 반영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역정체성이 어두운 측면만 갖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역이라는 삶의 터전에 대한 일체감은 개인 차원에서 행복감 및 사회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 또한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소속감이 강할수록 높은 제도신뢰를 보여준다. 신뢰자본은 갈등관리의 윤활유이자, 민주적 정통성을 강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일체감의 확산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일체감은 커지고 있지만, 지방자치 및 지방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거꾸로 가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이 매우 냉담하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57%가 동의하지 않았고, 행정이 투명해지고 잘하는 것 같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3%,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7%가 반대한다. 실제로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은 중앙정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러한 불신의 이면에는 지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분야별 만족도를 보면, 지역 내에서의 소득 형평성에 대해 만족한다는 의견(매우+약간)이 28%, 지역 경기와 일자리 문제에 32%, 다른 지역과의 균형 발전에 대해 34%, 지역의 교육/문화 환경에 대해서는 40% 수준에 그쳤다. 지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심상치 않지만, 여야 사이에는 특검이니 단일화니 정계개편이니 하는 중앙정치 차원의 주판알 소리만 들린다. 지방의 역습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한국인에게 지역이 갖는 의미

지역이 주는 명과 암

5월 24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6.13 지방선거 경쟁이 본격화되었다. 한국에서의 지역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지역주의는 영호남 사이의 정치적 갈등을 의미하기도 했고,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중심과 주변 사이의 불균형을 의미하기도 했다. 혹은 전근대적 이기주의로 비난의 대상이었다. 지역정체성이 강화된다는 것은 민주주의의 부정적인 신호로까지 읽히기도 했다(박상훈 2009; 이갑윤 2011). 그러나 한국에서 지역의 의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역은 개인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사회화의 공간이며, 정치적으로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반이며, 개헌의 핵심방향으로 지역분권을 주장하기도 한다.(Samson et al. 2012; 오숙희 2016).

한국에서 지역의 의미는 무엇이고, 한국의 민주주의와 시민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그리고 6.13 지방선거에 던져주는 정치사회적 함의는 무엇인가? 불평등과 민주주의연구센터(CSID, 소장 권혁용 고려대 정외과)와 한국리서치는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지역일체감과 지역 정치사회인식에 관한 조사를 진행했다.

공동체 소속감
국가 87%>광역시도 70%>시군구 65%>읍면동 64%

지역 정체성의 급격한 확산

불평등과 민주주의연구센터(CSID, 소장 권혁용 고려대 정외과)와 한국리서치가 5월18-22일에 실시한 지역정체성과 지역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열에 예닐곱 명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소속감을 느끼고 있다(전국 1,000명 온라인 조사). 광역시도민 으로서 소속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70%(매우 20%+약간 50%), 시군구에 대해서는 65%(매우 17%+약간 48%), 읍면동에 대해 64%(매우 18%+약간 46%)로 나타났다. 한국국민으로서의 소속감 87%(매우 41%+약간 46%)에는 미치지 못한다. 확산 속도는 무섭다. 동아시아연구원·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한국리서치의 2005년~2015년 정체성 인식조사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광역시/도에 대해 가깝게 느낀다는 응답이 2005년 38%에서 2010년 60%, 2015년 68%로 십 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대한민국에 대한 일체감이 8%p(77%→85%) 증가하는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살고 싶은 동네, 살고 싶지 않은 동네 수도권 집중과 영호남의 박탈감

살고 싶은 동네: 수도권 집중
서울 29% , 경기,16%
제주 ∙ 강원 등 전원 지역 현 인구비중 보다 높은 선호

사람들이 가장 살아보고 싶은 동네와 가장 살고 싶지 않은 동네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광역시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를 광역단위로 재 분류한 집계결과를 살펴보자. 가장 살고 싶은 지역으로 전체 응답자의 29%가 서울을 꼽았고, 16%가 경기인천을 꼽아 45%가량이 수도권을 선호했다. 전국 인구의 45%가 수도권 집중하고 있는 현실을 그대로 뒷받침하고 있는 결과이다. 2위는 16%를 기록한 제주도로 6%를 기록한 강원과 함께 실제 인구구성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지역이었다. 부산경남을 꼽은 응답이 12%, 호남과 충청지역이 각각 6%, 대구경북을 꼽은 응답이 4%로 가장 낮았다.

살고 싶지 않은 동네: TK ∙ 호남의 박탈감

반대로 가장 살고 싶지 않은 지역을 꼽으라는 질문에서도 1위는 서울(25%)이었다. 광주전라(24%), 대구경북(18%), 부산경남(10%) 순으로 나타났다. 충청을 꼽은 응답이 7%, 경인지역을 꼽은 응답이 6%, 강원지역을 꼽은 응답이 5%, 제주를 꼽은 응답이 3%로 가장 낮았다. 실 거주지역과 희망 거주지역이 같다고 응답한 비율(만족도가 높은 지역)을 권역별로 보면 서울(67%)과 강원/제주(67%), 부산경남(63%), 충청(55%)에서 과반을 넘었다. 호남지역(43%), 경기인천(38%), 대구경북(33%)에서는 삶의 터전을 옮기고 싶어하는 욕구가 더 크다.

최근 경기도는 가장 인구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다(한국의 사회동향 2017). 서울의 인구포화와 주거비 부담으로 서울 및 지방의 유출인구를 흡수하며 인구가 급증한 경기인천은 서울로 진입하고 싶은 기대가 엿보인다. 반면 지역주의 갈등의 중심에 섰던 호남과 대구경북의 경우, 상대적으로 큰 정치적 발언권을 누렸지만, 지역 내 총생산(GRDP)은 최하위권에 있는 현실의 반영으로 보인다.

지역정체성이 갖는 긍정의 힘: 웰빙 체감도 제고 및 신뢰자본의 강화

지역일체감과 개인의 삶
지역일체감 높을수록 행복감 및 사회만족도 높아

그러나 지역정체성이 어두운 측면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광역시도 기준 거주지역 에 대한 일체감이 개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무엇보다 지역이라는 삶의 터전에 대한 일체감은 개인 차원에서 행복감 및 사회에 대한 만족도를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 10점 만점으로 측정한 행복감 평가와 사회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광역시도에 대한 소속감이 매우 강한 집단에서는 행복감 평균 6.6점, 사회 만족도가 5.0점이지만, 소속감이 전혀 없다고 답한 집단에서는 각각 4.4점, 2.9점에 그치고 있다. 소속감 차이에 따른 행복감, 사회 만족도 평균의 차이는 일원평균분산분석(ANOVA) 결과 95% 신뢰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일체감 강할수록 제도 신뢰 높아

또한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소속감이 강할수록 높은 제도신뢰를 보여준다. 소속감이 강한 집단에서 중앙정부, 광역단체, 기초단체에 대한 신뢰가 높고(각각 5.7, 4.7, 4.3점), 소속감이 전혀 없다고 답한 집단에서 이들 제도에 대한 신뢰도 평가가 낮다(각각 4.2, 2.1, 2.3점). 신뢰자본은 시민 참여의 원동력이자, 갈등관리의 윤활유으로서 민주적 정통성을 강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일체감의 신뢰자본 강화 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지역” 요인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공고히 하는 데 긍정적 요인임을 입증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Brehm and Rahn 1997; Putnam 1995; Theiss-Morse and Hibbing 2005).

6.13 지방선거의 과제 ①거꾸로 가는 지방자치

지방 자치 불신 심각

지방자치제도 효과 및 지방정부 불신 심각

풀뿌리 지역정체성의 강화에 지방자치제도는 얼마나 기여한 것일까? 시민들의 반응은 매우 냉담하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지역공동체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57%(매우 10%+별로 47%)가 동의하지 않았고, 행정이 투명해지고 잘하는 것 같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3%(매우 12%+별로 51%),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착이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67%(매우 15%+별로 52%)가 반대했다. 실제로 지방정부에 대한 불신은 중앙정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중앙정부에 대해 불신한다는 응답이 23%에 그친 반면, 광역자치단체를 불신한다는 응답은 45%로 급증하고, 기초자치단체에 대해서는 53%까지 올라간다.

6.13 지방선거의 과제 ② 지역경제 위기감 해소

지역경제 위기감
지역 부문별 만족도 낮아
소득형평성 28%
지역경기/일자리 32%
타 지역 대비 균형 34%
교육/문화수준 40%

지역 불경기, 불평등, 불균형에 대한 불신 심각

이러한 지방자치 불신의 이면에는 지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분야별 만족도를 보면, 지역 내에서의 소득 형평성에 대해 만족한다는 의견(매우+약간)이 28%, 지역 경기와 일자리 문제에 32%, 다른 지역과의 균형 발전에 대해 34%, 지역의 교육/문화 환경에 대해서는 40% 수준에 그쳤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충청권 거주자들이 상대적으로 지역 내 소득형평성, 지역경제 상황에 대해 우위를 보였고, 특히 타 지역과 비교한 균형발전 수준이나 교육/문화 환경에 대해서는 서울 인근 지역이 뚜렷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절대적인 수치에서 보면 수도권 포함하여 전 지역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다수다. 지역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심상치 않지만, 여야 사이에는 특검이니 단일화니 정계개편이니 하는 중앙정치 차원의 주판알 소리만 들리고 있다. 지방의 역습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담당자: 정한울 여론분석 전문위원
전화: 02-3014-1057
e-mail: hw.jeong@hrc.co.kr

담당자: 이양호(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교수, CSID 연구원)
이정진(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CSID 연구원)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17년 12월 기준 약 40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학력별, 직업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18년 1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림가중)
  • 응답률: 메일발송 8,582명, 메일오픈 1,448명, 조사완료 1,000명 (발송대비 11.7%, 오픈대비 69.1%, 참여대비 83.3%)
  • 조사일시: 2018년 5월 18일 ~ 5월 22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