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6월 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분야 이권 카르텔 혁파를 강력히 주문한 이후, 교육부는 사교육 경감대책을 수립하고 과도한 사교육 경쟁을 뿌리뽑겠다고 밝혔다.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개설하여 사교육과 수능의 유착관계를 철저히 단속하고, 공정한 수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 일명 ‘킬러문항’을 삭제하는 것이 사교육 경감대책의 주요 내용이다. ‘공정수능’이 키워드로 떠오른 이번 수능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10월 13일~16일 나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수능에 대해 물었다.
수능과 공정성에 대한 인식
수능 문항 개발 및 시험 운영 과정은 공정하고 공평하다고 인식하지만
취약계층 지원, 및 다른 문화 배경을 가진 수험생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편
사람들은 수능이 얼마나 공정하고 공평한 영역이라고 생각할까. 수능시험 운영과 관련한 전반적인 절차와 과정은 공정하고 공평하게 이뤄진다는 인식이다. 전체 응답자의 73%가 ‘수능시험의 규칙과 절차는 모든 수험생에게 공정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하며, 72%는 ‘수능시험을 치르는 장소 및 환경은 모든 수험생에게 공평하게 제공된다’는 인식이다. ‘수능시험과 관련한 정보는 모든 수험생들에게 공평하게 제공된다’는 데에도 52%가 동의한다. 수능 문제를 만든 교사가 최대 수억 원의 돈을 받고 대형 입시학원 등에 문제를 판매한 것이 적발되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지만, ‘수능 출제위원 선정 및 문항 개발은 공정하게 진행된다’ 는 진술에도 56%가 동의하였다.
다만, 경제적 취약계층 및 다른 문화 배경을 가진 수험생에 대한 지원 부족을 지적했다. 응답자의 66%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수능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제공되고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또한 절반 이상이 ‘수능시험은 한국과는 다른 문화 및 언어 배경을 가진 수험생을 충분히 배려하고 있지 않으며(55%)’, ‘거주지역이나 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수능을 위한 균등한 교육 기회가 제공되고 있지 않다(53%)’고 본다. 시험 문항을 개발하고 시험 환경을 갖추는 등 수능시험 운영 및 절차에 대해서는 공정·공평하나, 모든 응시자에게 충분한 지원과 기회가 제공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수능시험 운영 과정이 공정하고 공평하다는 데에는 성별이나 연령대 관계없이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다른 문화 배경을 가진 수험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이 수능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부족하다는 데에도 의견의 차이는 없다. 다만 수능시험 정보가 모든 수험생에게 공평하게 제공된다고 보는지, 거주지역이나 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에게 수능을 위한 균등한 교육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갈린다. 이들 항목에 대해서는 30대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진보층이 중도층이나 보수층에 비해 다소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수능점수에 영향을 주는 요인
10명 중 8~9명이 학업 분위기, 사교육, 부모의 경제력이 학생의 수능 점수에 큰 영향을 준다고 인식
대학 입시를 위한 사교육 시장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른다. 교육부는 이번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삭제해, 사교육 카르텔을 철폐하고 ‘공정수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83% 사람들은 ‘사교육은 학생의 수능점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매우 동의+대체로 동의 기준). ‘학교를 비롯한 주변의 학업 분위기(86%), 부모의 경제적 능력(79%) 등도 모두 학생의 수능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다만, ‘매우 그렇다’는 응답을 기준으로 하면 주변의 학업 분위기(22%)보다는 부모의 경제적 능력(31%)과 사교육(30%)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며,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미성년 자녀가 없는 사람보다는 있는 사람에게서 학업 분위기, 사교육, 부모의 경제적 능력이 학생의 수능 점수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이 높다.
앞으로의 수능은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가?
앞으로의 수능은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가?
공교육을 넘어서는 고난이도 문항은 배제하고, 자격시험 형태로 가야 한다는 인식
여전히 부모의 경제력과 사교육이 수능에 큰 영향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경제력에 의해 시험결과가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우려와 사교육 폐단을 줄이기 위해 ‘공교육을 넘어서는 분야의 문제(78%)’, ‘초고난이도 문항(킬러문항)(58%)’은 수능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이다. ‘상대적 순위에 따른 등급제가 아니라, 시험점수만으로 등급을 나누는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55%)’는 의견도 과반 이상으로 사교육 과열과 과도한 경쟁실태를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대다수가 ‘수능 점수만으로는 학생의 능력을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다(82%)’, ‘수능을 지금처럼 점수를 내는 시험이 아니라, 대학 입학 자격을 인정하는 자격시험으로 바꿔야 한다(68%)’는 인식이다. 객관식 문제풀이 방식이 한 개인을 충분히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수능에 서술형, 논술형 문항을 도입해야 한다’는 인식도 58%로 과반 이상이다. 오지선다형 문제 풀이가 아닌, 사고력 확장을 목적으로 수능에 서술·논술형 문항을 추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었다. 하지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논·서술형 평가를 위한 평가 역량이 갖춰져야 하고 새로운 유형 도입 시 사교육 유발 효과가 크다는 우려가 있어 이번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수능시험 방식 및 운영인식에 세대 간 차이가 존재한다. 50세 이상은 상대적으로 수능은 공정하고 공평한 영역이지만, 시험 형태와 방식 전반에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18-29세는 서술형·논술형 문항 도입과 킬러문항 배제, 절대평가로의 변화와 같이 수능체제 변경에 동의하는 인식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수능시험 운영에 대해서 대부분 공정하고 공평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최근 수능세대는 수능을 준비하는 데 경제력과 사교육이 매우 중요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이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또한, 수능체제 변경에 비교적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공교육을 뛰어넘는 수준은 지양하되, 더 나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라도 기존 체제를 갑작스럽게 변경하는 것에는 반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과열된 교육 및 수능시장을 완화하면서 공정하고 공평한 수능시험 운영을 위한 앞으로의 노력이 중요해 보인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3년 10월 기준 약 89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3년 9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14,000명, 조사참여 1,339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7.1%, 참여대비 74.7%)
- 조사일시: 2023년 10월 13일 ~ 10월 16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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