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정기조사 <여론속의 여론>에서 격주 1회 진행하는 국정지표 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0년 상반기 국정운영 여론을 돌아보고자 한다. 2020년 상반기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기가 시작되는 시점이었고, 총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가 예정되어 있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 후반부를 운영하느냐, 레임덕의 길로 접어드느냐가 판가름 나는 중요한 변곡점이기도 했다.
변수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나왔다. 코로나19는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집어삼켰다. 부동산 정책, 대북관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용한 총선 등 연초 예상했던 수많은 변수들은 코로나19의 대유행과 함께 자취를 감췄다. 상반기 국정평가는 코로나19가 사실상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 6월 조사에서는 변화의 흐름도 감지되고 있어 이후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주요 내용
– ‘K-방역’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평가를 견인
– 보건의료정책 긍정평가 눈에 띄게 상승
– 위기상황 속 리더십 평가도 상승세
– 첫 번째 불안요인, 코로나19 대응과 조응하지 않는 6월 국정운영 평가
– 두 번째 불안요인, 악화된 대북관계와 여전히 부진한 민생정책 평가
– 이제 코로나19 대응은 변수가 아닌 상수. 예상 가능한 단기 변수로는 대북관계,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대한 대응이 국정운영 평가를 좌우할 듯
2020년 상반기 국정운영평가
K-방역, 국정운영평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다
2020년 1월 첫 주 48%로 시작한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2월 마지막 주 42%로 떨어졌다. 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진사퇴로 여론이 악화되었던 작년 10월 셋째 주와 동일한 결과다. 2월 마지막 주 조사를 진행한 2월 28일부터 3월 2일은 대한민국에서 일평균 600여 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던 시기이다.
상황은 곧 반전되었다. 우리가 대구경북 집단감염사태 이후 신규 확진자 억제에 성공한 사이,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한 때 확진자 수 세계 2위였던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방역 모범국가가 되었고, 국정평가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5월 셋째 주 조사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63%로 정점을 찍었는데, 석 달 만에 21%포인트가 상승하였다.
코로나19 대응 평가의 결과는 국정지지율과 흐름을 같이 한다.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던 2월 마지막 주, 42%까지 떨어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긍정평가는 4월 말 이후 80%대를 유지하며 국정운영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국민의 자부심은 국정방향 공감도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2019년 진행한 23번의 정기 조사에서,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을 앞선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하지만 3월 넷째 주, 우리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그렇지 않다는 평가를 5%포인트 앞선 결과가 나왔고, 5월 첫째 주 조사에서는 이 차이가 2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6월 국정운영평가 하락세 시작,
코로나 방역 성공 = 국정운영 성공 공식 깨져
3월부터 5월까지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평가와 국정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양상이었다. 즉, 코로나19 성공적 대응이 국정운영 긍정평가로 이어진 것이다. 이 흐름이 6월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대응은 6월에도 여전히 70% 후반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국정지지율은 63%에서 53%로 한 달 동안 10%포인트가 하락하였다. 국정운영방향 공감도 역시 한 달 사이 8%포인트가 하락하였다(53% → 45%).
코로나19 상황이 장기전으로 접어들며, 방역과 상황관리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다. 6월부터는 더 이상 코로나19 대응만으로 국정운영 긍정평가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응답자 특성별 국정운영 긍정평가
2020년 상반기 정책평가
보건·의료 정책 긍정평가 눈에 띄게 상승
성공적인 방역은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긍정평가로 이어졌다. 보건·의료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문재인 케어)와 치매 국가책임제 등이 호평을 받은 2019년에도 다른 분야에 비해 평가가 좋았다. 여기에 코로나19 방역까지 성공적으로 해내면서, 긍정평가는 80%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와 관련성이 높은 사회안전정책 역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불안한 대북관계, 여전히 낙제점인 일자리, 부동산 평가
불안한 대북관계는 6월 국정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집권 초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끈 대북정책 평가는 2019년 하반기부터 부정적으로 바뀐 후 하락세가 지속되었다. 가장 최근이자,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 사무소를 폭파한 직후인 6월 셋째 주 조사에서 대북정책을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30%에 불과하였다.
민생과 직결되는 일자리·고용정책과 주거∙부동산 정책 평가는 여전히 냉담했다. 일자리정책 평가는 코로나19 상황과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이슈가 겹치면서 당장의 반등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양한 정책이 연이어 쏟아진 부동산 정책은 체감효과 없이 부정적인 평가만 이어졌다.
2020년 하반기 전망
단기적으로는 대북정책, 중장기적으로는 경기부양책이 영향 미칠 듯
대한민국은 코로나19와의 전반전을 훌륭하게 치러냈다. 확진자 수를 의료시스템 내 수준으로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은 많은 무형의 성과도 얻어냈다.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졌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제 막 첫 고비를 넘겼을 뿐이다. 전 세계 코로나19 상황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지출로 급한 불은 껐지만, 경제 위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례 없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정부가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여야 갈등과 법무부-검찰과의 갈등 상황도 국정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단기적으로는 대북 리스크가 국정지지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6월 악화된 대북관계는 곧장 국정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대남 군사활동 보류를 지시하며 갈등 양상이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는데, 북한과의 갈등 양상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국정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년 5월 기준 약 49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2020년 상반기 총 13,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19년 1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림가중)
- 조사일시: 2020년 1월 ~ 6월(격주 1회, 총 13회 조사)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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