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선거연구 - 총 11개의 글

유권자 연령대와 득표율 간 관계

호남 제외, 유권자의 평균연령이 높은 선거구일수록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 높고 더불어민주당 후보 득표율 낮아

전국 254개 선거구별 유권자 평균연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 간 관계를 확인해 보았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득표율은 호남지역에서는 평균연령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대구경북을 포함한 그 외 지역에서는 평균연령이 높을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은 호남지역에서는 평균연령과 관계가 없이 모두 낮은 수준이며, 그 외 지역에서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2022년 치러진 대선 및 지선에서도 모두 공통적으로 확인된 결과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호남에서 정반대의 득표 특성 보여
호남에서 연령대 높을수록 더불어민주연합의, 낮을수록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높아

유권자 연령대가 높을수록 국민의힘 지지성향이 뚜렷해지는 것은 특별히 새로운 현상은 아니며 충분히 예측이 가능하다. 흥미로운 패턴은 비례대표 득표율에서 나타난다. 252개 기초자치단체의 유권자 평균연령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민의미래는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기초자치단체에서 유권자 평균연령이 높을수록 득표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모(母) 정당인 국민의힘과 동일한 특징이다.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은 호남을 제외한 나머지 기초자치단체에서, 유권자 평균연령이 높을수록 득표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의 특성과 일치한다. 그런데 호남에서는 두 당이 정반대의 특성을 보인다. 호남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은 유권자 평균연령이 높은 기초자치단체에서 높은 득표율을 보인다. 더불어민주연합이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한 기초자치단체 3곳(전남 진도군, 전남 완도군, 전남 장흥군)의 유권자 평균연령은 모두 60세에 육박한다. 반면 조국혁신당이 가장 높은 득표율을 얻은 기초자치단체 3곳(전북 전주덕진구, 광주광역시 남구, 광주광역시 서구)의 유권자 평균연령은 모두 50세 내외 수준으로, 유권자 평균연령이 낮을수록 높은 득표율을 보인다. 호남에서 더불어민주연합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에 소구력을 가졌다면, 조국혁신당은 상대적으로 젋은, 진보성향이 강한 민주당 지지층에게 더 큰 지지를 얻은 셈이다.

세대별 유권자 비율과 득표율을 확인해 봐도, 조국혁신당은 지역과 관계없이 2·3·40대 유권자가 많은 기초자치단체일수록 득표율이 상승하는 특징을 보인다. 반면 더불어민주연합은 호남과 비호남 지역이 서로 상반되는 패턴을 보이는 것이 확인된다.

지난 대선 결과와의 비교

선거구 기준, 지난 대선보다 국민의힘은 321만여 표, 득표율은 3.48%포인트 잃어
더불어민주당은 139만여 표가 줄었지만 득표율은 2.65%포인트 늘어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는 전국에서 1639만 4815표, 득표율로는 48.56%를 얻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 전국 254개 선거구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얻은 표는 1317만 9769표, 득표율로는 45.08%이다. 감소한 득표율은 3.48%포인트, 잃어버린 표는 321만 5046표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1614만 7738표, 득표율로는 47.83%를 얻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에 출마한 245명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얻은 표는 1475만 8083표, 득표율은 50.48%포인트이다. 대선 대비 138만 9655표가 줄었으나, 득표율로는 2.65%포인트가 늘었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야권단일후보가 출마한 3곳(부산연제구, 대구동구군위군을, 울산북구)의 진보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공천이 취소된 세종특별자치갑의 김종민 후보(새로운미래)의 득표까지 더할 경우, 야권이 얻은 표는 1496만 5353표, 득표율은 51.19%까지 올라간다. 투표율이 감소해 양 당 모두 득표 수가 줄었지만, 국민의힘이 잃은 득표 수가 더불어민주당이 잃은 득표 수 대비 두 배 이상 많다.

지역구 후보 기준, 양 당의 득표율 차이는 5.4%포인트로 크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투표에서 전체의 절반이 조금 넘는 표를 얻었으나, 전체 지역구 의석 수의 63%에 해당하는 161석을 얻었다. 소선거구제의 특징을 체감할 수 있는 결과이다.

국민의힘 득표율이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대전광역시
더불어민주당은 제주특별자치도, 대전광역시, 충청남도 등에서 득표율 상승

득표율을 기준으로 할 때, 국민의힘은 17개 시도 모두 득표율이 하락했다. 득표율이 가장 크게 하락한 곳은 대전광역시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전에서 49.55%의 지지를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46.44%)를 3.11%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대전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 7명이 얻은 득표율은 42.78%로, 대선 대비 6.77%포인트 하락했다. 무소속 후보 등과 경쟁한 경상북도(5.54%포인트 하락), 대구광역시(4.98%포인트 하락)에서도 하락폭이 컸다.

더불어민주당은 17개 시도 중 12개 시도에서 지난 대선 대비 득표율이 상승했다.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제주특별자치도(8.36%포인트)이며, 대전광역시(7.78%포인트), 충청남도(6.60%포인트)의 상승폭도 큰 편이다. 반면 진보당, 무소속 후보 등과 경쟁을 벌인 전라남도(12.91%포인트 하락), 광주광역시(8.30%포인트 하락) 등 5개 지역에서는 득표율이 하락했다

충남 청양군 등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곳
전남 곡성군 등은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대선 윤석열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곳

득표율을 기준으로, 이번 총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기초자치단체는 195곳이다. 그중 10%포인트 이상 더 많은 표를 얻은 곳은 충남 청양군, 충남 부여군, 경남 창원진해구, 대전 유성구, 충남 공주시, 제주 제주시, 부산 북구 등 7곳이다. 충남 공주군부여군청양군 선거구에는 박수현 후보가 출마해 당선되었으나, 경남 창원진해구 선거구에 출마한 황기철 후보는 497표, 0.49%포인트 차이로 낙선하였다.

역시 득표율을 기준으로, 이번 총선에 출마한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기초자치단체는 64곳이다. 그중 10%포인트 이상 더 많은 표를 얻은 곳은 이정현 후보가 출마한 전남 곡성군, 전남 구례군 두 곳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앞섰으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우위로 돌아선 곳은 38곳

후보 득표율 기준으로,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앞섰으나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우위로 돌아선 기초자치단체는 총 38곳이다. 서울은 성동구, 강동구, 영등포구, 중구 등 총 9곳이며, 대전은 5개 구 모두 민주당 우위로 돌아섰다. 이외에도 인천 연수구, 부산 북구, 경남 김해시, 충남 서천군, 충북 증평군, 강원도 춘천시 등이 우위가 바뀐 지역이다.

반대로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앞섰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우위를 점한 기초자치단체는 2곳으로, 인천광역시 중구와 경기도 동두천시가 이에 해당한다.

아파트매매실거래가와 득표율 간 관계

지난 대선, 지선과 동일하게 수도권 아파트매매실거래가 평당 2,000만원이 기준선
1평(3.3㎡) 당 2,000만원까지는 가격이 올라갈수록 더불어민주당 후보 득표율 상승,
평당 2,000만원 이상에서는 가격이 올라갈수록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 상승

2022년에 치러진 대선 및 지선에서 확인된 공통적인 특성 중 하나는, 수도권에서 아파트매매실거래와 후보 간 득표율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지선 모두, 수도권에서 선거 직전 1년간의 아파트매매실거래가 전용면적 3.3㎡당 2,000만원을 기준으로, 이보다 가격이 낮은 곳은 가격이 높을수록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상승하고 이보다 가격이 높은 곳은 가격 높을수록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상승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은 이번에도 유효할까? 윤석열 정부 시작 시점인 2022년 6월부터 총선 직전인 2024년 3월까지, 수도권의 각 선거구별 아파트매매실거래가 평균 가격(전용면적 3.3㎡ 기준)을 구한 다음, 득표율과 비교해 보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2,000만원을 기준으로 결과가 나뉜다. 윤석열 정부 시작 이후 아파트매매실거래가 평균 가격이 평당 2,000만원 이하인 수도권 선거구 45곳에서는 실거래가가 높아질수록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올라가는 것이 확인된다. 반대로 평당 2,000만원 이상인 수도권 선거구 77곳에서는 실거래가가 높아질수록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이 올라간다. 수도권에서는 지난 대선과 지선에 이어, 이번 총선까지 부동산 자산이 투표행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수도권에서 총 19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는데, 이중 12명이 아파트매매실거래가가 평당 4천만원 이상인 선거구에서 나왔고, 특히 아파트매매실거래가 상위 10개 선거구 중에서는 9개 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배출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유일한 지역은 서울 양천갑으로, 후보간 격차는 1.63%로 박빙이었다.

수도권 비례대표 정당득표율도 아파트매매실거래가 평균 2,000만원 기준으로 변화
조국혁신당, 2,000만원 이상 구간에서 하락폭 더불어민주연합보다 작아

수도권의 비례대표 정당득표율 또한 아파트매매실거래가 평당 평균 2,000만원선을 가준으로 나뉜다. 이번에는 기초자치단체 기준으로, 아파트매매실거래가 평균 가격이 1평(3.3㎡)당 2,000만원 이하인 곳에서는 실거래가가 높아질수록 국민의미래 득표율은 낮아지고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은 높아진다.

2,000만원 이상인 곳에서는 실거래가가 높아질수록 국민의미래 득표율은 올라가고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은 떨어진다. 다만 하락폭을 보면 더불어민주연합보다는 조국혁신당의 정당지지율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더불어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득표율 변화와 좀 더 유사한 변화를 보이는 반면, 조국혁신당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지지율 하락폭이 작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연합과 차별성을 갖는다. 서울 2257개 투표구의 비례대표 개표 결과 데이터를 분석한 도시 데이터 분석가 신수현의 연구에서도, 조국혁신당의 득표율은 평균 주택공시가격과 상관관계가 거의 보이지 않으며, 주택 공시가격이 높고 민주당 지역구 후보들이 약세를 보인 곳에서 조국혁신당이 더불어민주연합보다 강세를 보이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본 분석은 X(구 트위터)@nobody_indepth 님이 구축해 주신 22대 총선 선거결과 데이터를 활용해 진행하였습니다. @nobody_indepth 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