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내세운 ‘기본사회’ 비전은 생애 전 주기에 걸친 보편적 복지 체계를 지향한다. 그러나 보편적 정책이라 하더라도 국민이 누구까지 정당한 수혜자로 인정하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이에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8월 8일 ~ 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험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에게 연령, 경제적 상태, 건강 상태 등이 다른 다양한 청년의 상황을 제시하고, ‘이 청년이 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물었다. 조사를 통해 국민이 청년 대상 복지 정책을 수용할 때, 각각의 조건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확인하였다.

주요 내용

  • 조사 결과, 조사 응답자들은 청년의 경제적 상태, 취업 여부, 건강 상태를 수당 지급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경제적 상태는 가장 결정적인 판단 요인이었다. 형편이 어려울수록 수당 수령을 정당하게 평가한 반면, ‘보통 수준’부터 상대적 수용성이 낮아지고, ‘여유로운 편’ 이상에서는 거부감이 뚜렷하게 높아졌다. 이는 청년수당을 단순한 보편복지가 아니라, ‘지원이 절실한 사람에게 우선 돌아가야 한다’는 분배의 공정성 원칙에 따라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또한 구직 중인 청년에게는 비교적 관대했지만, 구직을 포기한 청년에 대해서는 수당 자격이 없다고 보는 경향이 강했으며, 나이가 많거나 학력 수준이 높은 경우에도 수용성은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청년 복지를 판단할 때 개인의 노력과 책임, 그리고 통제 불가능한 요인 간의 균형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결국 이번 조사는 청년 기본소득이 단순한 재정 지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정당성의 확보 문제임을 보여준다. 복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대상이 ‘노력하지 않는 청년’이나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청년’으로 확장되는 데에는 여전히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청년 기본소득이 지속 가능한 제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정성과 제도의 보편성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금액이나 범위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 청년의 어려움이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구조적 문제임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왜 청년 대상인가

한국 사회에서 청년은 복지정책의 수혜 집단 가운데 첨예한 논쟁의 대상이다. 취업의 문턱은 높고, 생계비 부담이 높으며, 사회 진입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에게는 스스로 자립해야 한다는 강한 사회적 기대가 따라붙는다.

이 때문에 청년 지원정책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자격 판단의 영역에 놓인다. 누군가는 청년을 지원이 필요한 세대로 보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스스로 노력해야 할 세대로 간주한다. 이러한 양가적 시선 속에서 청년은 공감과 회의, 당위와 현실 간의 괴리가 큰 대상이다. 따라서 청년을 연구 대상으로 삼는 것은 보편복지가 실제 사회에서 어떤 기준으로 수용되거나 거부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첩경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에서는 청년 수당 수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섯 가지 속성을 무작위로 조합해 응답자에게 제시했다. 연령, 경제적 상태, 취업 상태(경제활동 상태), 학력 수준, 건강 상태, 수당 금액을 각각 달리 제시한 뒤 가상의 상황 속 청년은 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평가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국민이 청년 정책을 받아들일 때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지 확인했다.

예를 들어, 응답자에게 제시한 청년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각 속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때, 국민이 어떤 요인에 더 크게 반응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다층분석(혼합효과 모형, Mixed-effects model)을 실시하였다.

※ 조사 기법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부록 참고

어떤 청년에게 자격이 있는가

청년수당 지급 수용성은 청년의 경제적 상태, 취업 여부, 건강 정도에 영향을 많이 받아

청년의 상황에 따라 국민들의 수당 수용성은 달라졌다. 각 조건의 영향력은 계수 최댓값과 최솟값의 차이(범위)로 측정했으며, 범위가 클수록 영향력이 크다고 해석했다. 영향력 크기는 전체 범위 합계에서 각 조건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계산했다.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 단순히 찬성이 많다는 게 아니라, 조건에 따라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는 의미다.

먼저 영향력이 가장 큰 속성은 경제적 상태(34%)였다. 매우 어려운 편일수록 수용성이 높았고, 매우 여유로운 편일수록 수용성이 급격히 낮아져 응답자들의 평가가 뚜렷하게 갈렸다. 이어서 취업 상태(20%)와 건강 상태(20%)에 대해서도 다르게 받아들이는 정도가 컸다. 구직자와 구직포기자, 건강이 좋은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 간의 수용성 격차가 컸던 것이다.

반면 청년 나이(10%), 수당 금액(8%), 학력 수준(8%)은 영향력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예컨대 19세에서 39세까지 나이에 따른 수용성 판단 차이는 일부 존재했지만, 경제적 상태나 건강·취업 여부만큼 응답자들 간에 생각의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응답자 특성별로 경제적 상태에 대한 수용성은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다른 속성은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취업 상태(21%)를 더 중시하며 개인의 노력에 무게를 두었고, 여성은 건강 상태(21%)를 더 중요하게 보며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 주목했다. 연령별 차이는 더 뚜렷했다. 2030세대는 경제적 상태(43%)에 대한 민감도가 특히 높았고, 40세 이상은 학력 수준(11%)을 다른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 영향력 산출 방법: 각 속성의 수준별 계수(효과 추정치) 가운데 최댓값과 최솟값의 차이를 범위로 정의하였으며, 범위가 클수록 해당 속성이 응답자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것으로 해석하였다. 영향력(%)은 모든 속성의 범위를 합산하고, 각 속성 범위가 전체 합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산출하였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청년에게 청년수당을 지급하는 것에는 높은 거부감

경제상황은 영향력이 가장 큰 요인이다. ‘매우 어려운 편’ 청년을 기준으로, ‘보통 수준’부터 이미 거부감이 확인되었고, ‘다소 여유로운 편’과, ‘매우 여유로운 편’에서 수용성이 급격히 하락했다. 국민은 어려운 청년은 도와야 하지만, 여유 있는 청년까지 지원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특히 2030세대는 경제적 상태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보통 수준’부터 수용성을 크게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정부지원 수혜 경험자와 무자녀 응답자 역시 경제적 상태에 엄격한 태도를 보였다. 정부 복지제도 수혜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정말 어려운 청년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고, 무자녀 응답자는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청년에 대해서 지원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청년의 자립 노력이 중요

취업 여부는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었다. 구직자와 잠재구직자는 취업자보다 정당성을 더 인정받았지만, 구직을 포기한 청년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응답자들은 일을 하고 있는 청년 못지않게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에게 관대했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집단에는 엄격했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2030세대는 구직자가 수혜를 받을 만하다고 생각하는 반면, 40세 이상은 구직자와 잠재구직자 간에 뚜렷한 구분을 두지 않았다. 또한 유자녀 응답자는 구직 포기자에 대해 청년 수당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응답이 높았다.

건강이 나쁜 청년일수록 받을 만하다 판단

건강이 나쁜 청년일수록 수당을 받을 만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국민이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건강 문제와 같은 요인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반응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나이와 수당 금액, 학력 수준 모두 낮을수록 수혜 정당하다고 평가

가상의 시나리오에서 만 19세 청년을 기준으로 할 때, 나이가 많아질수록 수용성은 낮아졌다. 특히 만 39세에서 뚜렷한 하락세가 확인되었다. 다시 말해, 더 어린 청년일수록 정당성이 높게 평가되었고, 30대 후반에 가까워질수록 지원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다. 응답자 특성별로도 2030세대와 40세 이상 모두 같은 흐름을 보여, 나이가 들수록 지원 필요성은 줄어든다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수당 금액에 대해서는 소액(월 10만 원~20만 원)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월 30만 원 이상부터 거부감이 증가했다. 특히 월 50만 원은 가장 큰 거부감을 보였다. 이는 보편정책이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높은 금액은 과하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한 결과이다.

흥미로운 점은 학력이 낮은 청년일수록 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평가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높은 학력이 곧 양질의 기회와 연결된다는 사회적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연령대별로는 차이가 뚜렷했다. 40세 이상 응답자는 4년제 대학 졸업 이상부터 정당성을 낮게 평가한 반면 2030세대에서는 고졸부터 대학원 졸업 이상까지 학력 수준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었다. 같은 또래 청년 집단에서는 학력이 안정성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다른 속성이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기본소득, 자격의 벽을 넘어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이번 조사에서 사람들은 보편복지라 하더라도 여전히 받을 만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판단하며 선을 긋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 어린 청년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청년에게는 수용성이 높지만, 나이가 많거나 생활에 여유가 있는 청년일수록 거부감은 커졌다. 결국 사람들은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는 연민을 보였지만, 개인의 노력과 책임이 개입됐다고 판단되는 순간 훨씬 더 냉철해졌다.

이러한 생각은 합리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할 것이다. 한정된 재원을 어떻게 나누는가는 늘 공정성의 문제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년의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나 태도로 설명할 수 없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2025년 2월 기준, 일도 구직도 하지 않는 이른바 ‘쉬었음’ 청년은 역대 최고치인 50만 명을 기록했으며, 지난 8월에도 44만 명 이상이었다. 청년의 어려움이 개인의 태만이나 선택만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조적 요인이 적지 않다는 점을 입증한다. 문제를 청년 개인의 몫으로 돌리는 순간, 청년을 제도의 바깥으로 내몬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청년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일이 아니다. 청년 기본소득의 본래 목적은 ‘조건 없는 보편성’에 있으며, 이를 생애주기별 복지의 한 축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다만 제도의 취지와 국민 인식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정책은 어떤 기준으로 정당성을 확보할지 고민해야 한다. 청년 기본소득이 아동수당이나 기초연금처럼 합의된 제도로 자리 잡으려면,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세심한 정책 추진이 요청될 것이다.

[부록] 팩토리얼 서베이란 무엇인가

팩토리얼 서베이는 설문조사 기법에 실험 설계의 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연구 방법이다.

응답자에게 여러 속성을 조합해 만든 가상의 상황이자 시나리오인 비네트(vignette)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판단을 요청함으로써 다양한 요인이 태도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청년의 연령, 경제적 상태, 취업 여부, 학력 수준, 건강 상태, 수당 금액 등 여섯 가지 속성을 달리 조합하여 시나리오를 만들고, 응답자에게 무작위로 제시하였다. 응답자는 각 시나리오를 보고 “이 청년이 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였다.


진행 단계

팩토리얼 서베이는 대체로 다음 단계를 거친다.

① 연구 변수 및 수준 결정: 실험에 포함할 요인과 각 요인의 수준을 정의한다.
② 비네트(시나리오) 구성: 정해진 요인과 수준을 조합해 가상의 상황을 담은 비네트를 생성한다.
③ 반복 측정 설계: 모든 비네트를 한 응답자에게 보여줄 수 없으므로, 일부를 무작위로 할당하는 계획을 세우고, 응답자별로 여러 비네트를 평가하도록 설계한다.
④ 자료 수집: 응답자가 비네트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각 응답자가 여러 개의 비네트를 평가하기에 적은 응답자 수로도 많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⑤ 데이터 분석: 수집된 자료를 다층분석(multilevel analysis) 등 통계 기법으로 분석해 각 요인의 효과를 추정한다.

이 방식의 강점은 단일 질문에서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판단 기준을 실험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찬성하십니까?”라는 물음은 설문조사나 면접과 같은 자기보고식 연구에서 응답자가 자신의 실제 생각이나 행동보다는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방향으로 응답하려는 경향인 사회적 바람직성 편향을 낳기 쉽지만, 풍부한 맥락 정보를 제공하여 추상적 개념을 구체화 한 상황을 접한 응답자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실제 판단 기준을 보여주게 된다.

또한 팩토리얼 서베이는 속성을 개별적 제시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할 때 판단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실 세계에서 개인은 하나의 조건만이 아니라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결정을 내린다. 비네트(시나리오) 방식은 이러한 복잡성을 설문에 재현함으로써 실제와 가까운 판단 과정을 모방할 수 있다.

각 속성 수준별 효과를 계량화하고 요인별 영향력을 비교함으로써 국민이 고려하는 우선순위를 추정할 수 있으며, 이는 정책 설계 과정에서 무엇을 강조하고 보완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팩토리얼 서베이는 이처럼 복잡한 판단 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과학 전반에 활용 가치가 높다. 사회학과 행정학에서는 정책 수용성과 공정성 인식을, 심리학과 인사조직 연구에서는 태도와 직무 만족 요인을, 보건학에서는 환자 우선순위나 치료 결정 기준을 탐구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으며, 설문조사의 대표성과 실험설계의 정밀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해가 갈리는 사안의 국민 인식을 연구하는 데 특히 적합한 방법이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5년 7월 기준 약 97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5년 6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56,314명, 조사참여 2,530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1.8%, 참여대비 39.5%)
  • 조사일시: 2025년 8월 8일 ~ 8월 11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