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 2023년 12월에 발표한 ‘2022년 생명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평균 82.7세로 남성이 79.9세, 여성이 85.6세로 나타났다. 1970년 62.3세였던 기대수명은 40여년이 지나면서 약 20세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기대수명이 증가함과 동시에 본인의 삶에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유병기간 또한 증가하고 있다. 기대수명 중 유병상태로 보내는 기간은 평균 16.9년으로 10년 전인 2012년 대비 1.7년 가량 증가하였다. 전체 기대수명 중 병을 앓으며 보내는 기간은 남성이 19%(79.9년 중 14.8년), 여성이 22%(85.6년 중 19.0년)로 삶의 5분의 1 가량은 아프고 병든 상태로 지내다가 수명을 다하게 되는 셈이다.

피할 수 없이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질병과 죽음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5월 31일 ~ 6월 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질병 및 죽음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하였다. 더불어 연명치료중단, 조력 안락사 등 관련 제도에 대한 인식을 함께 살펴보았다.

주요 내용

  • 질병 및 죽음과 관련하여 가장 두려워하는 점은 불시에 발생하여 내가 의도할 수 없다는 점(갑작스러운 죽음(사고사 등)에 대해 두렵다, 61%)과 그로 인해 가족 등 주변 지인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87%)이다.
  • 삶을 잘 마무리하는 웰다잉 관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경제적, 정신적 간병 부담 완화’(43%)와 같은 실질적인 지원이라는 의견이 다수이며, 이는 부모를 부양하는 세대인 30대~50대 사이에서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높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제도 이용의향(향후 의향 있음 80%), 조력안락사 제도 도입 필요성(필요함 84%) 모두 높은 편으로 제도 도입 및 활용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강하게 나타난다.
  • 조력존엄사에 대해 자기결정권 보장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의견(찬성 사유 중 1순위 46%), 반대로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대상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어 반대한다는 의견(반대 사유 중 1순위 28%), 결정 전 충분한 상담을 통해 예상되는 문제를 최소화 해야 한다는 의견(문제 최소화를 위한 필요사항 중 1순위 32%)을 종합해 보았을 때 질병 및 죽음에 대한 인식, 준비, 관련 제도 도입 및 활용 전체 측면에서 본인 스스로의 자기결정권 보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질병 및 죽음에 대한 인식

질병 및 죽음에 관해 가장 두려운 점은
‘가족·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과 ‘죽음에 대해 내 스스로 선택, 처리할 수 없는 상황’

먼저 죽음, 질병에 대한 두려움, 평소 인식 등의 태도를 확인해 보았다. 무엇보다 ‘질병 등으로 가족, 지인에게 폐를 끼칠까 두렵다(87%)‘와 ‘나의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내 스스로가 결정하고 싶다(86%)’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다. 반면, ‘갑작스러운 죽음(사고사 등)에 대해 두렵다’는 인식에 대해서는 61%가 동의해 앞의 두 가지 인식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아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문제로 인하여, 그리고 지속적으로 가족 등 타인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계속 끼치는 것을 특히 두려워하고 있다.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나는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가 84%, ‘죽음, 웰다잉 등을 타인과 이야기 하기 꺼려지지 않는다’ 64%로 논의나 생각 자체를 터부시 하는 경향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40대 이하와 50대 이상의 연령층 별로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저연령층인 40대 이하에서는 50대 이상의 연령층 대비 갑작스러운 죽음에, 50대 이상의 고연령층에서는 저연령층 대비 질병 등으로 가족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확인된다.

웰다잉 관점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 다수,
특히 부모 부양을 주로 하는 세대를 중심으로 강하게 나타나

본인 스스로 남은 여생을 잘 정리하고 마무리 할 수 있는 웰다잉(Well-dying) 관점에서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 ‘지원을 통한 부담 완화’, ‘개인의 사전 준비’, ‘완화의료 등 관련 서비스 확대’,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총 4개 측면을 통해 필요성을 알아보았다. 조사 결과, ‘치료를 위한 경제적, 정신적 간병 부담 완화’ 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3%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유언, 연명치료 여부, 장기기증 등 개인의 사전 준비’(24%), ‘호스피스 등 완화의료(고통 경감) 서비스 확대’(18%) 등의 순이다.

연령별로 보면, 30대 ~ 50대에서 간병 부담 완화 필요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는 해당 연령대가 실질적으로 부모를 부양하는 세대인 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생애 마무리 관련 제도 인지

연명치료나 조력 안락사 가능 여부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높으나,
세부 적용 내용에 대해서는 인지도가 다소 낮은 편

개인의 선택을 통한 삶의 마무리와 관련된 제도는 사전에 본인이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법적으로 등록할 수 있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불가능하나 해외 일부 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조력존엄사(특정 조건의 환자에 한해 의사의 조력을 받아 약물 투여로 생을 마감하는 것)’가 있다. 이 두 가지 제도에 대한 인지 여부 및 상세 내용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먼저 ‘우리나라에는 개인이 사전 연명치료 거부의사를 밝힐 수 있는 법적 제도가 있다’(정답:그렇다)와 ‘해외에는 조력 안락사가 가능한 국가가 현재 존재한다’(정답:그렇다)에는 80%가 정답을 맞추었으며, ‘우리나라도 조력 안락사가 가능하다’(정답:아니다)에는 71%가, ‘생명유지만을 위한 의료 행위 중단 요청이 가능하다’(정답:그렇다)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5%가 각각 정답을 맞추었다.

연명치료의향서 등록이나 조력 안락사 등 국내외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인지도가 높은 편이나, 치료 중단 가능여부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고 있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삶의 마지막을 준비할 권리

응답자 10명 중 7명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제도 알고 있어,
향후 해당 제도를 이용해 볼 의향도 80%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사전에 연명의료시술 제한, 말기환자 대상 호스피스 치료 이용 여부 등을 본인이 결정하여 이를 법적 효력화 해놓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이 제도화 되어 있다. 이에 대한 인지도를 알아본 결과 ‘들어본 적이 있다’는 사람이 63%이고 ‘이미 등록한 상태’라는 응답도 6%로, 둘을 합친다면 응답자 10명 중 약 7명은 해당 제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연령별로 비교해 보면 30대 이후부터 고연령층으로 갈수록 인지율이 높아진다.

현재 등록 상태인 응답자를 제외한 사람들에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제도를 설명한 후 이용 할 의향을 물어보았을 때, 응답자의 80%가 ‘이용의향이 있다’라고 하였으며, 이 역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용의향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조력존엄사 제도 필요하다 84%
필요/불필요 이유 및 우려하는 사항 모두 ‘본인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 보장 측면’과 관련된 의견

그렇다면 보다 적극적으로 본인의 죽음을 결정하는 조력존엄사 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번 조사에서, 조력존엄사 제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84%로 필요하지 않다는 사람(7%)보다 크게 높다. 지난 2022년 7월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이 조사한 ‘조력존엄사 입법화’에 대해 찬성하는 비율(82%)과 거의 유사한 결과이다. 설문 문구 및 보기 제시 방식이 달라 결과값에는 다소 차이가 있긴 하나, 지난 5월 한국일보가 창간 70주년을 맞아 웰다잉문화운동·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68%가 의료조력사 허용에 동의했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10%에 그쳤다. 조력존엄사 제도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지속적으로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조력존엄사 제도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본인 삶에 대한 자기결정권 보장(46%)’, 필요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신질환, 장애인 등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대상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서’(2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아, 찬반 여부와 관계 없이 자기결정권의 보장 측면에서 이 제도를 평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선택권을 중요시 하는 경향은 조력존엄사 제도 도입을 가정한 상태에서 문제점을 최소화 하기 위한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도 나타난다. ‘심리적 갈등 최소화를 위한 환자 본인과 가족에 대한 충분한 상담 마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32%로 가장 많아, 제도 자체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응답자 대부분이 조력존엄사 제도를 ‘죽음을 포함한 본인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 중 하나’로 보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을 중요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질병 및 죽음에 대한 인식, 생애 마무리 관련 제도에 대한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응답자 대다수는 본인의 삶과 질병,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고자 하는 자기결정권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의도치 않게 타인의 부양을 받게 됨으로 인해 경제적, 정신적으로 폐를 끼치는 문제를 염려하고 있었고 이는 부양자, 피부양자 양측 모두에게서 나타나고 있었다.

추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제도 확대나 조력존엄사 제도 논의 및 도입 등 관련 제도 정비 과정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본인 스스로의 깊은 고민 끝에 올바른 결정에 도달할 수 있도록 단계별 법적 장치 마련과 더불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할 수 있는 충분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4년 4월 기준 약 92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4년 3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24,642명, 조사참여 1,329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4.1%, 참여대비 75.2%)
  • 조사일시: 2024년 5월 31일 ~ 6월 3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