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 속에서만 일어날 것만 같았던 일들이 하나 둘씩 현실이 되어가는 요즘, 그 핵심 기술 중 하나가 인공지능이다. 인공지능은 일상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으며 인공지능이 바꾼 일상을 ‘뉴노멀’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새로운 기술이 삶을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자명하지만 그 파급력을 예측할 수 없어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대형 서점 사이트에 ‘챗 GPT’를 검색하면 700개가 넘는 자료가 나온다(2024년 1월 기준). 불과 1년 여 된 기간동안 출판된 서적들이다. 뉴노멀 시대에 발맞춰 가기 위해선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지, 기대감과 우려는 어느정도인지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해 11월 10일~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조사해보았다.
주요 내용
-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 응답이 76%로 부정적 응답 24%보다 높다.
- 대표적으로 인공지능이 미칠 긍정적 영향은 업무 효율성 증대(91%), 부정적 영향으로는 해킹 발생 가능성(87%)이다.
- 급변하는 사회에서 가장 최우선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문제는 노동력 대체가 32%로 가장 높다.
- 인공지능 수행 결과물에 대한 신뢰도는 주요 분야(재무·회계, 스포츠, 금융, 의료, 학술, 사법)에서 모두 50% 이상으로 조사되었다.
-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 시대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61%가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 시대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며, ‘인공지능 규제 법률 제정’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는 응답이 30%로 가장 높다.
가장 기대되면서도 두려운 기술, 인공지능
인공지능 서비스 ‘사용해본 적 있다’ 60%, 과반 넘어
대화형 인공지능 사용 경험은 아직 인공지능 번역기나 음성인식 시스템보다는 낮아
전체 응답자의 과반 이상(60%)이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해본 적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는데 20대(85%), 30대(78%), 40대(64%), 50대(53%), 60세 이상(40%)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사용 경험 비율이 낮아졌다. 이를 통해 연령대에 따른 접근성 차이가 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사용 경험이 있는 주요 인공지능 서비스로는 인공지능 번역기(45%), 음성인식 시스템(45%), 추천시스템(39%), 대화형 인공지능(36%), 인공지능 사진 편집(12%), 기타(1%) 순으로 나타났다. 챗GPT가 열풍이라 불릴 정도로 화제가 되었지만 아직은 대화형 인공지능보다는 인공지능 번역기나 음성인식 시스템 등을 사용한 사람이 더 많았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장밋빛 미래? 긍정적으로 전망하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아
그렇다면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상용화된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76%의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24%의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한국리서치의 2020년 1월 조사에서의 긍정 전망 비율(86%)보다는 낮은 수치였지만 여전히 기대감이 더 컸다. 특히 인공지능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80%)은 ‘이름만 들어봤다’는 사람(70%), ‘잘 모른다’는 사람(53%)보다 인공지능이 상용화된 미래를 더욱 긍정적으로 전망하였다.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높을수록, 인공지능의 효능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마냥 밝은 미래만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인공지능이 사회에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영향력에 대해 확인해 본 결과, 긍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기대감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영향력에 대한 우려도 확인되었다. 인공지능이 ‘업무 효율성 증대(91%)’, ‘정보 접근의 수월함(90%)’, ‘일상생활 편리함 증대(90%)’ 등에 기여할 것이라는 데에 대다수가 동의하나, 동시에 인공지능으로 인해 ‘해킹 발생 가능성(87%)’, ‘인간의 노동력 대체(85%)’, ‘행위주체 설정 문제(83%)’, ‘불평등 심화(80%)’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데에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인공지능의 영향을 다각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가올 인공지능 사회, 대비 정도는?
인공지능의 노동력 대체, 가장 최우선적으로 대비해야
인공지능을 떠올리면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영역이 ‘노동’이다. 산업혁명 당시 기계의 개발로 수공업 노동자들이 느꼈던 대체 가능성 위협은 오늘날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더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상용화된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동시에 노동과 관련해서는 우려하는 모습도 동시에 나타난다. 우리 사회가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최우선으로 대비해야 하는 문제로 ‘인간 노동력 대체’가 32%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해킹 문제(20%)’, ‘인공지능의 물리적 위협 가능성(17%)’, ‘저작권 및 행위 주체 설정 문제(9%)’, ‘불평등 심화(9%)’ 등의 순이었다.
또한 현재 일자리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인공지능이 향후 본인의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78%가 ‘그렇다’고 답했다(매우 그렇다 41%, 그렇다 38%). 한국리서치의 2020년 조사에서의 인공지능이 본인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응답(64%)보다 14%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또한 사무·관리·전문직 종사자(81%), 생산·기능·노무직 종사자(71%)등 모든 직군에서 최소 70% 이상이 인공지능이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답했다. 인공지능의 상용화로 인해 업무 효율성 증대 등의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동시에 노동, 즉 생계 영역에 미칠 우려 또한 크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일자리 대체 우려되는 이유, 인공지능 수행 결과물에 대한 높은 신뢰도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우려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인공지능이 수행해 내놓는 결과물의 수준이 결코 낮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한다고 했을 때 과연 사람들은 얼마나 믿고 맡길 수 있는지, 6개의 분야로 나누어 신뢰도를 측정하였다. ‘신뢰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분야는 ‘재무·회계(82%)’였고 이어 ‘스포츠(76%)’, ‘금융(66%)’, ‘의료(65%)’, ‘학술(64%)’, ‘사법(58%)’ 순으로 나타났다. 사법 분야가 상대적으로 가장 낮지만, 보기로 제시한 모든 분야에서 결과물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0%를 넘어, 전반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특히 금융, 의료, 학술, 사법분야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인공지능이 수행한 결과에 대한 신뢰도도 높았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대비 부족… 관련 법 제정 시급
인공지능이 삶의 형태에 많은 변화를 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격변의 시기를 맞이하기 위해선 기술 연구, 규범 제정 등 준비해야 할 사항이 많다. 점점 빨라지는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에 우리 사회는 발맞춰 가고 있을까? 전체 응답자의 61%가 우리 사회가 관련 기술 연구나 규범 제정 등 인공지능 시대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는 사람은 16%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사람도 23%로 적지 않았다. 아직 대비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우세한 가운데, 특히 인공지능이 상용화 된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응답자 중에서도 절반 이상(57%)이 우리 사회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인공지능이 상용화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인공지능 규제 법률 제정’이라고 답한 사람이 35%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인공지능 관련 교육 마련(21%)’, ‘국제기구를 통한 인공지능 관련 문제 대응 논의(12%)’, ‘인공지능 기술 발전 심화(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도,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감과 부정적인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예상되는 문제는 줄이고, 안전한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기대감은 키워주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 기준 등을 정립하여 안전하게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며 그에 맞는 규범을 만들고 장기적으로는 불확실한 두려움을 해소해야 한다. 인공지능 시대가 디스토피아가 되지 않기 위해선 기초를 단단하게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조심스럽게 제언한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3년 10월 기준 약 89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3년 9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7,883명, 조사참여 1,337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12.7%, 참여대비 74.8%)
- 조사일시: 2023년 11월 10일 ~ 11월 13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 [기획]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 우리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기대하나 -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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