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의 처벌을 두고 논란이 재점화됐다. 발단은 9세에 불과한 초등학생이 부모님의 차를 몰고 나가 6대의 차량과 순찰차 2대까지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키면서부터였다. 큰 사고였지만 이 소년은 어떠한 법적 책임도 지지 않았다. 소년법에서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에게는 형사처분이 아닌 보호처분이 내려지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 소년은 위 연령에도 미치지 않는 이른바 범법소년이기 때문이다.

인천 초등생 유괴 살인, 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등 미성년자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소년법 개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유엔 아동관리협약 등 국제인권 기준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재범 방지와 같은 실효성도 떨어진다는 반대 여론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하여 과연 국민들은 미성년자 범죄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어떻게 변화하기를 바라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먼저 미성년자가 저지르는 범죄를 심각(매우 심각+심각)하게 생각하는 비율은 97%로, 미성년자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전 국민이 공감하고 있었다. 또한 5명 중 4명 꼴인 80%가 미성년자 범죄 비중이 높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미성년자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요인으로는 ‘친구·또래 집단의 행태(98%)’와 ‘가정 환경 문제’(95%)’ 등을 꼽았다. ‘약한 범죄 처벌 수위(88%)’와 ‘보호처분 시 전과 기록이 남지 않음(87%)’ 때문이라는 응답 비율도 높았지만 다른 요인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라, 처벌 및 규제가 약한 까닭에 미성년자 범죄가 늘어난다는 주장에는 상대적으로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보다 미성년자 처벌 수위는 높이고(91%), 처벌 연령 기준은 낮춰야 한다(77%)는 데 국민의 의견이 모였다. 형벌의 주된 목적을 범죄자의 처벌이 아닌 교화로 보는 집단에서도 처벌 수준 강화 및 연령 기준 하향에 동의하는 비율이 각각 86%, 69%로 높았다. 실효성을 떠나 현행 소년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합의가 이루어진 셈이다.

현행법과 국민 법 감정의 괴리는 곳곳에서 발견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미성년자인 경우 응답자의 81%는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가해자의 연령을 고려해 소년법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성년자가 주류나 담배 등 유해물질을 구입했다면 현재는 성인인 판매자가 모든 책임을 지도록 청소년 보호법에 규정되어 있지만, 응답자 가운데 현행대로 성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율은 5%에 불과했다.

다만 미성년자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지나친 것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통계를 제시한 후 동일한 항목을 다시 질문했다. 확인 결과 미성년자 범죄가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은 48%에서 37%로 줄어들었으며, 전체 범죄 중 미성년자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도 높다(매우 높다+높다)고 응답한 비율이 80%에서 65%로 감소했다.

국민들이 미성년자 범죄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은 명백한 사실이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한 현행법은 언제가 되었든 어느 수준으로든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 자료를 확인한 후 인식에 조금이나마 변화가 있음을 미루어 볼 때,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높은 우려 중 일부는 감정적 측면에 기인했다고도 할 수 있다.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미성년자 범죄 기사,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자극적인 내용의 글과 영상들이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가져본다.


미성년자 범죄의 심각성

국민의 97%가 미성년자 범죄를 심각하다고 인식

현재 우리 사회에서 미성년자가 저지르는 범죄에 대해 심각하다(매우 심각하다+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97%로, 국민의 대부분이 미성년자 범죄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경우만 해도 전체의 절반 가까이인 48%였다.

5명 중 4명은 미성년자 범죄 비중이 높다고 응답

전체 범죄 중 미성년자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 5명 중 4명 꼴인 80%가 높다(매우 높다+높다)고 응답했다. 또한 미성년자 범죄 중 강력범죄(흉악)의 비중에 대해서도 77%가 높다고 응답해, 미성년자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일관된 국민의 인식을 보여준다.


미성년자 범죄 발생 요인

친구나 또래 집단의 행태가 미성년자 범죄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

미성년자 범죄 발생 요인별로는 ‘친구·또래 집단의 행태’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매우 크다+크다)고 응답한 비율이 98%로 가장 높았다. ‘가정 환경 문제’(95%)나 ‘각종 매체에의 노출(90%)’, ‘윤리 교육의 부족 혹은 부재(89%)’가 범죄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많았다. ‘약한 범죄 처벌 수위(88%)’와 ‘보호처분 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87%)’는 점 때문에 미성년자 범죄가 발생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지만, 다른 요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범죄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노년층은 매체와 교육을, 청년층은 처벌 관련 사항을 주요 범죄 발생 요인으로 꼽아

응답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각종 매체에의 노출과 윤리 교육의 부족 혹은 부재가 범죄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으며, 반대로 약한 범죄 처벌 수위와 보호처분 시 전과 기록이 남지 않기 때문이라는 응답 비율은 연령이 낮을수록 높았다. 노년층의 경우 동기를 차단하지 못해 범죄가 발생한다고 보는 측면이 있는 반면, 청년층은 처벌 및 규제가 약하다는 점을 주된 범죄 발생 요인으로 간주했다


미성년자 범죄 처벌

미성년자 처벌 수준은 높이고, 연령 기준은 낮춰야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소년법에 의해 경감된 처벌을 받게 되는데, 이와 같은 처벌 수준에 대해서는 전체의 91%가 현재보다 강화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처벌 연령 기준에 대해서도 현재보다 낮아져야 한다는 응답이 77%로 높았다. 처벌 수준은 높이고 연령 기준은 낮춰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 공통적인 생각임을 알 수 있다.

형벌의 주된 목적이 범죄자 교화라고 생각하는 집단은 처벌이 주된 목적이라는 집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벌 강화에 동의하는 정도가 덜했지만, 그럼에도 처벌 수준과 연령 기준에 대해 각각 86%와 69%가 강화 또는 하향 조정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강력한 처벌을 원하는 입장이든 교화가 더욱 중요하다는 입장이든 미성년자를 처벌하는 기준이 현재보다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합치했다.


미성년자 범죄 관련 이슈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국민의 법 감정, 현행법과는 일부 괴리

미성년자 범죄로 인해 발생한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경우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이 81%로 국가가 구제해야 한다는 응답(19%)에 비해 많았다. 변제 자력이 없는 미성년자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은 감독자인 부모가 져야 한다고 규정한 현행법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소년법에 의거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위의 처벌을 받지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서는 아동∙ 청소년 보호를 위해 보다 높은 수위로 가해자를 처벌한다. 이 때문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미성년자인 경우 어떠한 방식으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두고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응답 결과를 보면 81%가 가중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는 가해자의 연령을 고려해 소년법이 적용되는 만큼, 국민의 법 감정과 현실 사이에는 어느 정도 괴리가 있는 셈이다.

모든 문제의 책임을 성인에게만 묻는 것은 정당한가

미성년자가 주류 및 담배와 같은 유해물질을 구입한 경우, 유흥주점 등 금지 업소에 출입한 경우에는 청소년 보호법에 의거 판매자(업주)를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법을 위반한 당사자는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성인에게만 책임을 묻는다는 점을 두고 비판이 이어져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성년자에 의한 청소년 보호법 위반 사례 시 책임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지를 질문한 결과, 2/3 가량이 양측 모두에게 책임을 나눠 물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미성년자 책임이라는 응답은 29%인 반면 판매자(업주)인 성인 책임 응답은 5%에 불과했다. 문제 발생 시 무조건적으로 성인에게만 책임을 묻는 관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미성년자 범죄 현황 제시에 따른 인식 변화

객관적 자료 확인 후에는 조금의 인식 변화 있어

미성년자 범죄의 심각성과 전체 범죄 대비 미성년자 범죄 비중 등에 대한 인식은 앞서 확인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인식이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것인지를 추가로 살펴보기 위해, 대검찰청에서 공표한 범죄분석 통계를 제시한 후 동일한 항목을 다시 질문하였다.

그 결과 미성년자 범죄를 심각(매우 심각+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비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48%에서 37%로 대폭 줄어들었다. 또한 전체 범죄 중 미성년자 범죄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도 높다(매우 높다+높다)고 응답한 비율이 80%에서 65%로 15%p 가량 감소했다. 통계적으로도 두 차이는 모두 신뢰수준 95% 하에서 유의미(p<0.001)했으며, 이는 객관적 자료를 접한 이후 미성년자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국민의 인식에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별첨1. 2018 범죄분석 : 대검찰청

담당자: 권성욱 과장
전화: 02-3014-1099
e-mail: swkwon@hrc.co.kr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18년 12월 기준 약 44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학력별, 직업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18년 1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림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7,410명, 조사참여 1,225명, 조사완료 1,000명 (요청대비 13.5%, 참여대비 81.6%)
  • 조사일시: 2019년 4월 5일 ~ 4월 8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권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