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 후 통일신중론 증가, 2050년에는 통일연방국가 가능

240명 국민참여단, 한반도 미래를 논하다

북한은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남한은 사드를 배치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커졌다. 하지만 올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한 단일팀 구성이 이루어지고,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루어졌다. 그러나 예고된 김정은 위원장 답방이나 제2차 북미회담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급변하는 한반도 환경 변화에 따라 여론이 출렁이고 있는 만큼, 한반도 미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중요해 지고 있다. 환경 변화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시민 스스로 현실을 냉철히 이해한 조건에서 한반도 미래에 대해 숙고하고, 토론하는 심층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 국회미래연구원(박진 원장)이 수도권 남녀 240명의 국민참여단을 모집하여 한반도 미래상에 대한 공론조사를 실시한 이유다.

2국가 체제 경로와 1국가 체제 경로별 총 6개 시나리오 숙의

한반도의 미래 공론조사’는 만16세 이상 수도권 성인남녀 240명의 국민참여단을 모집하여 한반도 미래 1차 사전 설문조사(11월 22~30일), 국민참여단 구성, 2차 설문조사(12월 2일), 숙의과정(학습과 토론, 질의응답), 최종(3차) 설문조사(12월 2일) 순으로 진행되었다. 숙의과정은 전문가들의 사전 토론을 통해 선정된 여섯 개의 한반도 미래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우선. 남북이 두 개의 2국가 체제를 유지하는 경로로 ① 경쟁국가 ② 우호국가 ③ 경제통합국가 시나리오가 제시되었다. 반면 1국가 통일 경로로는 ④ 군사외교통합 ⑤ 느슨한 연방(남북 대등) ⑥ 연방국가(흡수 통일)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전문가 발표 및 질의응답, 시민 스스로의 분임토의의 3단계 숙의 과정을 거친 후 사전에 조사한 결과를 비교해보면 단기적으로는 우호적인 두 개의 국가체제를 유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연방통일 국가 체제를 바람직하면서도 현실적인 한반도의 미래로 인식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2030년의 한반도 시나리오 : 통일은 어렵지만, 경쟁관계 탈피, 우호관계로 전환 가능

2030년 단기적인 한반도의 미래상으로서 선호하는 유형을 보면, 1차 조사에서는 남북이 별개의 국가로 남는 시나리오(①+②+③=42.4%) 보다는 통일국가 경로 (④+⑤+⑥=54.6%)의 시나리오들을 선호하는 응답이 다수였다. 그러나 숙의와 토론을 거치면서 3차 조사에서는 별개 국가 경로가 59.1%로 증가하고, 통일국가 경로는 40.9%로 줄어들었다. 다만 남북 별개국가 경로 중 남북이 자유왕래 및 거주이전이 가능한 ‘우호국가 시나리오’(20.4%→26.8%→29.3%)’와 ‘경제통합 시나리오’(20.1%→21.6%→23.5%)로 꾸준하게 상승했다.

반면 회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에서는 큰 변화 없이 통합은 거쳐 ‘경쟁국가’를 꼽은 응답이 55.6~61.9%를 오갈 정도로 압도적이었으나, 북한체제의 흡수를 전제로 한 강한 연방국가를 꺼리는 응답이 꾸준히 상승(16.9%→23.6%→25.8%)한 것은 주목 할 만하다. 경쟁 상태로 남북이 대치하는 상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실 가능성에는 남과 북이 여전히 별개국가로 남을 것이라는 현실적 인식이 강해지는 경향이 두드러졌다(57.1%→70.5%→80.4%). 토론이 거듭될수록 우호 국가 시나리오(29.4%→40.6%→45.2%)와 함께 경쟁국가로 남는 시나리오 (6.0%→ 17.0%→22.6%)도 동시에 높아진 결과다. 단기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기대감과 함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2050년의 한반도 시나리오 : 경쟁국가 넘어 흡수통일 전제한 통일국가 현실화

2030년보다 20년 이후인 2050년 한반도에 대해 국민참여단은 북한체제 변화를 전제로 한 연방국가를 선호하는 응답이 숙의 과정에서 뚜렷하게 강화되었다(39.7% →50.5%→49.3%). 다음으로 남과 북이 대등하게 통합하는 느슨한 연방시나리오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숙의과정을 거치면서 큰 변화는 없었다(22.3→ 24.0%→23.8%). 기타 시나리오에 대한 선호는 10%대 미만으로써 역시 숙의 과정에서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연방국가 시나리오로 생각이 바뀌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반면 회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는 10명 중 7명이 경쟁국가 시나리오를 꼽았다 (62.5% →70.0%→70.3%). 30년 후에도 남과 북이 자유왕래 조차 안 되는 경쟁체제가 지속 되지 않았으면 생각이 공고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단기 전망과 달리 2050년 경에는 남북이 별개국가로 남아있기 보다는 하나의 통일 국가로의 이행이 실현가능하다고 의견이 다수인 점은 주목할 만하다. 숙의 후 최종 조사에서 북한의 체제전환(흡수통일)을 전제한 연방국가가 실현가능하다는 응답은 32.1%, 느슨한 연방제가 가능하다는 응답은 25.6%, 군사외교적 통합이 가능하다는 응답이 8.6%로 66.3%가 하나의 통합국가 경로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다만 흡수 통일식 연방국가 시나리오만 보면 높은 선호도에 비해 실현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았고, 숙의 과정을 거치면서 별개의 국가 경로에 대한 응답이 늘어난 것은 통일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와 그 부담에 대한 우려가 종합적으로 고려된 결과로 보인다.

숙의 효과: ① 단기 통일기대 감소효과
특히 10~20대에서는 31년 후 통일 1.9%→49.1%로

숙의과정의 영향력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전체적으로 국민참여단의 현실주의적 태도를 강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에 대한 입장에 있어서는 ‘통일은 해야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신중론이 사전 1차 조사에서 68.6%였을 뿐 아니라 최종 3차 조사에서는 5%p가량 상승한 73.5%로 나타났다.

통일시기를 보면 신중론의 영향이 보다 뚜렷하다. 숙의 전 1차 조사에서 ‘21~30년 이내’라는 응답이 32.8%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6~10년 이내’라는 응답이 29.3%, 5년 이내라는 응답도 8.9%로 응답자의 71.0%가 20년 이내에 통일이 가능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숙의과정을 거친 후에는 ‘31년 이후’라는 응답이 32.0%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20~30년 이내(28.0%)’ 라고 답해 20년 이내의 중단기 과제라는 인식에서 3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인 과제라는 인식으로 다수 여론의 흐름이 뒤집어졌다.

숙의 효과: ② 북한에 대한 우호적 인식 증가, 경계심 해소에는 한계

장기적으로는 남북의 통일연방국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한반도 미래는 여전히 두 개의 국가체제를 염두에 둔 시나리오가 국민 참여단의 지지를 받았다. 북한에 대한 경계심이 남북관계의 근본적인 전환을 억제하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을 지원대상(1차 60.4%→3차 68.2%)이나 협력대상(73.2%→82.0%)으로 보는 우호적 인식이 강화되고 적대 대상으로 보는 시각은 30%(31.7%→33.3%)에 불과한 것은 사실이다. 동시에 경계대상이라는 인식이 숙의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66.7%→64.2%). 한국사회에서의 북한에 대한 경계심은 북한의 핵개발과 2010년 연평도 포격 등의 군사도발을 계기로 급격히 공고해졌다. 현재 당면한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현실화 될 때 통합된 한반도의 미래가 앞당겨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보론 :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

공론조사는 응답자의 배경지식과 관계 없이 단답형 설문문항에 대해 응답하는 일반적인 여론조사와 달리, 대상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숙의 과정을 거쳐 정제된 여론을 도출하는 조사방식이다.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전문가 토론 및 발표, 분임토의 등의 숙의 과정을 거친 후 사후 조사를 진행함으로써 생각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 즉 숙의는 공론조사의 핵심적인 과정이다.

‘한반도의 미래 공론조사’의 경우 일반적인 공론조사와 마찬가지로 1차 사전 설문조사, 국참여단 구성, 중간(2차) 설문조사, 숙의과정(학습과 토론, 질의응답), 최종(3차) 설문조사 순으로 진행된다. 국민참여단은 수도권 거주 만 16세 대상으로 지역/역/연령/출신지역의 인구 구성비를 고려하여 240명을 무작위 층화추출방법을 통해 선정되었다.

<숙의 내용> 한반도 미래 시나리오

· 시나리오 발표자
유재광(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 참여 전문가(Q&A 세션 참여)
최종현(서울대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문인철(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장기영(서울대국제문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 진(국회미래연구원장)
유재광(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

숙의 내용과 과정

남한과 북한의 통합 형태 및 방법에 대한 시나리오는 다양하게 구성될 수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① 군사·외교의 통합, ② 거주 및 이동의 자유, ③ 화폐 통합, ④ 행정부 통합을 기준으로, 남·북한 통합 시나리오를 작성하였고

한반도의 미래상을 크게 (1) 남북이 별개국가로 존재하는 경로와 (2) 하나의 통일 국가로 이행하는 두 개의 경로를 상정하고, 각각에 대해 세 가지씩의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두 개의 별개국가 경로에서는 ① 경쟁국가 시나리오(중국과 대만처럼 군사외교, 거주이동, 화폐통합, 행정부 통합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② 우호 국가 시나리오(미국과 캐나다처럼 정치,경제, 정부는 분리되어 있지만 거주이동의 자유가 보장되는 경우) ③ 경제통합국가 시나리오(독일 오스트리아처럼 거주이동 및 화폐통합이 이루어진 경우)로 분류하였다. 하나의 통일 국가로 이행하는 경로 로는 ① 군사외교 통합국가(중국과 홍콩처럼 군사외교적 통합만 이루어지고 그 외 영역은 분리된 경우) ② 느슨한 연방국가(초기 미국처럼 대등한 관계로 군사 외교적 으로는 통합되고 그 외 영역에서 각 체제가 유지되는 통합) ③ 연방국가 (통일 독일 처럼 동독의 체제 전환을 전제로 연방제를 시행하는 경우)로 구분하였다.

유재광 국회미래연구원 부연구위원이 국민참여단을 대상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어 발표자 포함 최종현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문인철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 장기영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박진 국회 미래연구원 원장이 참여한 전문가 자문단이 국민참여단의 질의 응답을 통해 심화된 숙의 과정을 진행했고, 이후 국민참여단의 조별 분임토의를 진행한 후 (1) 선호하는 시나리오 (2) 회피하고 싶은 시나리오 (3)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가 어떻게 바뀌어 가는 지 조사했다. 시나리오의 시점도 약 10년 이후인 2030년과 약 30년 이후인 2050년으로 나누어 단기적인 인식과 장기적인 인식 사이의 차이를 파악하고자 했다.

공론조사에 참여한 참여단의 소회

“통일에 대해서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런 여러 가지 시나리오도 있고, 우리뿐만 아니라 전국민에게 통일 시나리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 까지는 정치적인 정책에 따라서 언론을 통해 이분법적으로 주어지는 부분만 받아 들였거든요. 그런데, 참여를 통해서 생각이 열리는 것 같아요.”
(이영애, 여, 46세)

“통일에 대해서 숙의민주주의 방식으로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고 고민도 하는 좋은 자리였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완벽한 통합으로 가되, 가장 쉬운 경제 사회 부분부터 통합하여 이질성을 회복하는 점진적인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권안도, 남, 69세)

“단순히 개념적으로만 생각하고 이해하고 있었는데, 자료집과 발표내용, 토론을 통해서 다양한 통일의 형태를 이해할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우리나라와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 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좋은 정책이나 실무단계 에서 반영할 때 긍정적으로 검토하여 반영했으면 좋겠고, 이러한 과정을 국민들이 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여진, 여, 33세)

“통일에 대해 정보도 많이 얻고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보면서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흡수통일이지만 현실적으로는 우호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준비 없이 가까운 시일 내에 흡수통일이 된다면 우리도 힘들고 북한도 힘들 것 같습니다.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사이좋은 이웃이 되는 것만으로도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창선, 남, 37세)

“우리 국민들이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서 다양한 질문을 갖고 있으며,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많은 국민들의 뜻을 잘 모아서 국회의원과 국회의장 에게 잘 전달해서 이 내용이 대북정책 수립에 잘 활용될 수 있도록 준비 하겠습니다. 국회미래연구원에서는 2050년의 한국과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한반도 미래 공론조사의 결과는 잘 정리 요약해서 과연 2050년에 어떤 남북한 관계를 추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시사점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 하도록 하겠습니다.”
(박진 국회미래연구원 원장)

담당자: 정관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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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정한울 여론분석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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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