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구매액과 구매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관세청의 “전자상거래 물품 수입 동향”에 따르면, 2023년 한해 해외직구 건수는 1억 3144만 3000건을 기록해 연간 기준 처음으로 1억 건을 넘어선 데 이어, 2024년에는 1~8월 기준 1억 2010만 7000건으로 일찌감치 작년 수준에 근접했다.
해외직구가 늘어나면서,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해외 상품의 발생 빈도 또한 늘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 5월 ‘13세 이하 아동용 장난감 등 80개 품목에 대해 KC 인증이나 신고·승인이 없는 경우 해외직구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해외직구를 차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부는 ‘80개 위해품목의 해외직구를 사전적으로 전면 금지·차단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데 이어, ‘해외직구 제품의 안전 관리를 위해 KC 인증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고 밝혀 3일만에 기존 방침을 사실상 철회했다.
해외직구 물품의 KC 인증 의무화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8월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해외직구 경험과 KC 인증 의무화에 관한 인식을 조사했다.
주요 내용
- 10명 중 6명은 해외직구 플랫폼을 이용해 상품을 구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59%). 이들 중 절반은 평소 해외직구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일주일에 1-4회 6%, 한 달에 1-3회 43%, 한 달에 1회 미만 50%).
- 국내 온라인 쇼핑몰은 해외직구 플랫폼 대비 배송, 품질 등 전반에 긍정적인 인식이 우세하다(배송이 빠르다-국내 88%, 해외 15%, 배송 상태가 좋다-국내 84%, 해외 33%, 품질이 좋다-국내 71%, 해외 21% 등). 또한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은 해외직구 플랫폼만의 특장점이 아니라는 인식이다(다양한 제품-국내 84%, 해외 77%/저렴한 제품-국내 54%, 해외 75%).
- 26%는 해외직구를 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 피해를 입은 사람 2명 중 1명은 ‘제품 품질이 기대 이하(60%)’, ‘배송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짐(57%)’, ‘상품이 불량이거나 미작동(47%)’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 10명 중 7명은 소비자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KC 인증 의무화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다(필요하다 70%, 필요하지 않다 23%, 모르겠다 7%). KC 인증 의무화 규제로 ‘상품 품질 보장(61%)’,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만 유통(55%)’, ‘KC 인증 받은 국내 기업 제품 구매 증가(54%)’를 기대한다. 동시에 ‘구매 가능한 상품 수 및 종류 감소(62%)’, ‘상품 수령까지 많은 시간 소요(62%)’, ‘가격 상승(55%)’과 같은 우려가 있다.
해외직구 경험과 플랫폼 서비스 인식 비교
59%가 해외직구 경험 있으나, 이들 중 절반이 평소 해외직구를 거의 하지 않고 있어
이번 조사에서,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59%로 과반이다. 이 중 남성(63%)의 구매 경험이 여성(54%)보다 9%포인트 높고,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구매 경험이 있다는 사람의 비율도 증가한다. 2·30세대는 69%가 해외직구 경험이 있는 반면, 60세 이상에서 해외직구 경험이 있는 사람은 40%대로 감소한다.
해외직구 빈도는 ‘한 달에 1-3회’ 한다는 응답이 43%(한 달에 2-3회 19%, 한 달에 1회 24%), ‘일주일에 1-4회’ 한다는 응답이 6% 정도이다(일주일에 1-2회 5%, 일주일에 3-4회 1%). ‘한 달에 1회보다 적음’ 41%, ‘거의 이용하지 않음’은 9%로 해외직구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절반 가량은 평소 해외직구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해외직구 플랫폼 대비 ‘배송’·‘품질’ 등 전반적으로 ‘긍정 평가’
저렴하고 다양한 상품, 해외직구 플랫폼만의 특장점 아냐
10명 중 약 6명이 해외직구를 한 적이 있지만, 이들 중 절반은 한 달에 한 번도 해외직구를 하지 않는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비교했을 때, 해외직구 플랫폼 서비스의 아쉬운 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국내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는 해외직구 플랫폼 대비 빠른 배송, 좋은 품질, 제품 다양성 등을 갖추고 있다는 데 전반적으로 동의한다(‘배송이 빠르다’ – 국내 88%/해외 15%, ‘배송 상태가 좋다’ – 국내 84%/해외 33%, ‘배송기간과 지연상황을 잘 안내한다’ – 국내 81%/해외 30%, ‘제품 환불 및 교환절차 원활하다’ – 국내 78%/해외 18%, ‘제품 정보 상세하고 정확하다’ – 국내 76%/해외 21%, ‘제품 품질 좋다’ – 국내 71%/해외 21%).
해외직구 플랫폼에는 다양하고 저렴한 제품이 있다는 것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비교했을 때의 특장점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이는 해외직구 플랫폼만의 특징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인된다. 해외직구 플랫폼에 다양한 제품이 있다는 데에는 77%가 동의하지만,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도 다양한 제품이 있다는 데 84%가 동의한다. 해외직구 플랫폼에 저렴한 제품이 많다는 인식은 75%로, 국내 온라인 쇼핑몰(54%) 대비 높지만 국내 역시 절반 이상이 저렴한 제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상품을 구매한 적 있는 사람들은 구매 경험이 없는 사람보다 해외직구 플랫폼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제품 다양성과 저렴한 가격에 대해서는 해외직구 경험과 관계 없이 모두 과반이 동의한다. 다만, 해외직구 경험이 있는 사람도 배송 상태, 품질, 환불 및 교환절차 등에 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국내 온라인 쇼핑몰이 해외직구 플랫폼에 비해 빠른 배송, 정확한 제품 정보 제공, 원활한 환불 및 교환 절차, 품질 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외직구 플랫폼은 가격과 제품의 다양성 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품질 문제와 서비스 미흡으로 인해 소비자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저렴하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는 특징은 해외직구 플랫폼만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다. 해외직구 플랫폼 이용자는 비이용자 대비 해외직구 플랫폼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나, 배송 상태나 품질 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해외직구 경험자 4명 중 1명, 직구 과정에서 피해 입어
‘품질 기대 이하’, ‘상품이 불량 혹은 작동하지 않음’과 같이 품질 피해 사례 절반 이상
해외직구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로 인한 피해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한 해외직구 경험자 586명 중, 직구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은 26%이다. 4명 중 1명이 피해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주요 피해 사례로는 ‘품질이 기대 이하(60%)’,‘상품이 불량이거나 작동하지 않음(47%)’, ‘배송이 지나치게 길어짐(57%)’ 같은 상품 품질이나 배송에 관한 내용이다. 상품 품질에 대한 피해 사례들은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를 통해 안전성과 품질 보장이 부족한 제품을 구매할 때 겪는 대표적인 문제들이다. 최근 서울시에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샌들, 모자 등 여러 제품에서 국내 기준을 크게 초과한 발암 물질이 검출되었다. 이는 소비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로, 해외직구로 인한 피해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KC 인증 의무화에 관한 인식과 영향
KC 인증 의무화 규제 필요하다, 70%
정부는 지난 5월 16일, 해외직구로 유입되는 제품들이 국내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 소비자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KC 인증을 받지 않은 어린이제품(34개), 전기·생활용품(34개), 생활화학제품(12개)의 해외직구를 금지하는 규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KC 인증(Korea Certification)은 소비자 안전과 제품의 품질 보장을 위해 우리나라에 정식 출시하는 제품들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절차이다. KC 인증은 안전성을 확보하고 불량 제품의 유입을 차단하며 전자제품, 완구, 가전제품 등 안전 문제가 직결된 품목에서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또한, 국내 기업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KC 인증 의무화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70%가 동의한 점도 KC 인증이 소비자 보호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KC 인증 의무화로 인해 우려하는 점도 있지만, 소비자 안전과 신뢰를 높이기 위한 KC 인증 의무화가 해외직구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 상쇄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8-29세를 제외한 모든 세대, 성별 등에서 KC 인증 의무화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과반이다. 해외직구 플랫폼 이용 경험이 70%에 달하는, 18-29세는 31%만이 KC 인증 의무화 제도 필요성에 동의한다. 30대 이상부터는 절반 이상이 동의하고, 특히 50대 이상은 80% 이상이 제도 필요성에 공감한다.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한 상품 구매 경험, 해외직구 피해 경험 유무와 상관없이 대다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KC 인증 의무화로 ‘상품 품질 보장’,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만 유통’, ‘KC 인증 받은 국내 기업 제품 구매 증가’ 기대
KC 인증 의무화의 긍정적인 영향으로 ‘KC 인증을 통해 해외직구 상품의 품질을 보장하여 소비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61%)’, ‘KC 인증을 통해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만 유통된다(55%)’ 등에 절반 이상이 동의한다. KC 인증은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사전에 검증하여 불량품의 유입을 줄임으로써, 소비자들이 겪는 피해를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인증 절차를 통해 위험 제품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어 소비자들은 더욱 안전하고 품질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KC 인증 의무화는 피해를 줄이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미 KC 인증을 받은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기업의 제품 구매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54%로 절반을 넘는다.
‘구매 가능한 상품 수 및 종류 감소’, ‘상품 수령까지 많은 시간 소요’, ‘가격 상승’ 우려해
해외직구 KC 인증 의무화 규제에 관한 질문에 5명 중 3명은 ‘KC 인증을 받은 상품에 한해서만 구매가 가능하므로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수와 종류가 줄어든다(62%)’, ‘통관 단계에서 KC 인증 여부를 확인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돼, 상품을 수령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62%)’고 답했다. ‘소비자가 KC 인증을 받은 해외직구 상품을 구매할 때, 인증을 받기 전보다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55%)’는 응답도 절반 이상이다. KC 인증 의무화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비용과 시간의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앞서 해외직구 플랫폼의 긍정적인 특징 중에서 과반을 넘는 항목은 저렴함과 다양성이다. KC 인증을 의무화하면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얻을 수 있었던 가격, 상품 다양성의 매력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직구 플랫폼을 통하면 배송이 빠르다는 데 15%만이 동의한 가운데 KC 인증으로 인해 배송 속도가 더 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2·30세대,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상품 구매한 적 있는 사람은 KC 인증 제도 시행으로 인한 우려 높아
30대 이상, KC 인증의 긍정 효과에 과반이 동의해
KC 인증으로 인한 우려와 기대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세대와 해외직구 플랫폼 이용 경험에 따른 인식 차이가 존재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해외직구 플랫폼에서 상품을 구매한 적 있는 사람은 KC 인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더 많이 우려하고 있다. 해외직구 경험이 많은 2·30세대는 앞서 KC 인증 제도가 필요하다는 데 31%만이 동의했다. KC 인증으로 인한 불안과 우려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을 하나의 이유로 들 수 있다. 30대 이상은 KC 인증의 긍정 효과에 동의하는 응답이 절반 혹은 그 이상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KC 인증의 기대효과에 동의하는 수가 더 많다.
KC 인증 의무화 규제는 소비자 보호에 기여할 수 있으나, 상품 수 감소와 비용 증가 등 우려도 존재한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를 고려하여, 소비자들이 불편함 없이 안전한 구매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4년 7월 기준 약 93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4년 6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 응답률: 조사요청 23,249명, 조사참여 1,402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4.3%, 참여대비 71.3%)
- 조사일시: 2024년 8월 12일 ~ 8월 14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 [기획] 해외직구 피해 및 KC 인증 제도 의무화 인식 - 2024-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