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의 발표에 따르면 라면 수출액은 지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9년 연속 상승하며 매년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다. 지난해 라면 수출 물량(24.4만 톤)은 봉지라면(120g)으로는 약 20억 개, 중형 승용차로는 약 5만 대를 수출한 것과 같은 규모로 크게 성장하였다. 총 132개국으로 수출되며 전세계에 한국의 매운맛을 알리고 있는 자랑스러운 K-푸드인 라면도 혹시 ‘한식’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과연 어떠한 음식을 한식이라고 부르고 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3월 8일~11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식의 정의와 K-푸드에 대한 생각을 확인해 보았다.

주요 내용

  • 한식을 정의할 때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는 응답은, ‘오랫동안 먹어왔는지’가 65%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한국적인 양념을 사용했는지(63%)’, ‘주로 한국에서만 먹는 음식인지(61%)’가 중요하다.
  • 김치, 된장찌개가 한식이라는 응답은 각각 97%로 매우 높다. 순대는 79%가 한식이라고 답한 반면 명절음식으로도 먹는 만두가 한식이라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50%에 그친다.
  • 국내산 삼겹살이 한식이라는 응답은 91%, 수입산 삼겹살은 60%로 같은 삽겹살 구이라도 원산지에 따라 한식인지에 대한 응답은 크게 다르다.
  • 인스턴트 라면이 한식이라는 응답은 53%, 한국식 중화요리인 짜장면 48%로 이들을 한식으로 인정하는 것에는 아직 의견이 갈린다.
  • 한국인의 배달음식 양념 후라이드치킨이 한식이라는 응답이 61%, 특히 18-29세와 30대 10명 중 7~8명은 양념 후라이드치킨을 한식으로 인정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한식

한식을 생각하면 발효음식을 활용한 음식이 떠올라
한식을 정의할 때 중요한 것은 ‘먹어온 기간’, ‘한국적인 양념’, ‘한국에서만 먹는 음식인지’

한식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로, 76%가 ‘김치·장류 등 발효음식을 활용하는’ 것을 떠올려 가장 강하다(‘매우 그렇다’ 응답 기준). ‘밥과 국물 및 반찬을 함께 먹는(66%)’, ‘사계절에 맞는 제철 식재료를 사용하는(59%)’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으나, ‘건강을 중요시하는(54%)’, ‘채식이 많이 사용되는(50%)’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2·30대의 경우 ‘건강’, ‘채식’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의 비율이 절반 이하이다.

한식을 정의할 때, ‘한국에서 오랫동안 먹어왔는지’가 매우 중요하는 응답이 65%로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는 ‘한국적인 양념을 사용했는지(63%)’, ‘주로 한국에서만 먹는 음식인지(61%)’ 등의 순이다. 반면 ‘한국인 또는 한국기업이 만든 음식인지’, ‘국내산 식재료로 만들어졌는지’가 한식을 정의할 때 매우 중요한 기준이라는 사람은 각각 42%로 다른 항목들보다 낮은데, 2·30대의 경우 이들 항목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은 10명 중 3명 수준으로 더 낮다.

오랫동안 먹어온 음식은 한식이지만 해외에서도 많이 먹는다면 한식인지 고민돼
순대는 한식이다 79%, 그러나 설날 명절음식 중 하나인 만두는 50%만이 한식이라고 응답

이처럼 한식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와 중요한 특성에 대한 생각은 어느 정도 윤곽이 그려져 있지만 개별 음식에 대한 판단을 할 때는, 한식을 정의하는 기준들이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음식의 종류에 따라 각 기준들의 중요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김치, 김밥, 삼겹살, 라면 등 다양한 음식을 제시하고 이 음식들을 한식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김치, 된장찌개가 한식이라는 응답은 둘 다 만장일치에 가까운 97%, 김밥 또한 85%로 한식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반면 순대와 만두의 경우 흥미로운 차이가 발견된다. 두 음식 모두 고려시대 혹은 그 이전 북방지역에서 한반도로 전해져 오랫동안 먹어 온 음식이지만 순대가 한식이라는 응답은 79%로 다수인 반면, 명절음식으로도 먹는 만두가 한식이라는 응답은 50%로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다. 만두는 중국에서도 많이 먹는 음식으로, ‘한국에서만 먹는 음식’의 기준에는 어긋나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추측된다.

같은 삽겹살 구이라도 수입산 삼겹살은 한식이 아닐 수 있어
국내산 삼겹살 한식이다 91%, 수입산 삼겹살은 60%

국내산 삼겹살 구이가 한식이라는 응답은 91%로 매우 높은데 흥미로운 점은 같은 삼겹살 구이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산 삼겹살 구이의 경우 한식이라는 비율이 60%로 크게 낮아진다는 점이다. 소 등심 스테이크의 경우에도 국내산일 경우 한식이라는 응답이 42%, 수입산은 14%로 고기의 원산지에 따라 응답의 차이가 있다.

함께 곁들이는 부식이 있기는 하나, 식재료를 구워서 먹는 것 자체를 하나의 음식으로 지칭하는 삼겹살 구이의 경우 원산지가 한식인지를 판단할 때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고려되는 것이다. 국내산과 수입산에 따른 차이는 앞서 확인한 식재료의 원산지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기는 2·30대보다는 60세 이상의 고연령대에서 더 크다.

해외로 수출하는 인스턴트 라면, 한국식 중화요리 짜장면이 한식이라는 것에는 아직 의견이 갈려

일본식 중화요리인 라멘을 인스턴트 제품으로 개발한 라면은 앞서 관세청 발표에서도 언급했듯 매년 해외로 수출물량이 늘고 있는 상품이며, 동시에 우리의 일상 속에서 매우 친숙한 음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면을 한식이라고 보는 사람은 전체의 절반 수준인 53%에 그친다. 한국식 중화요리인 짜장면 또한 48%만이 한식이라고 응답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특유의 매운 맛이 특징인 한국 라면, 중국의 작장면과는 다른 한국식 짜장면 등 충분히 한국화 되고 우리의 일상속에서 친숙하게 많이 먹는 음식이지만, 아직 한식으로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이다.

한국인의 배달음식 양념 후라이드치킨이 한식이다 61%, 파닭은 65%
치킨류 및 소세지를 이용한 음식의 경우 연령대별로 차이가 커

고추장과 물엿을 섞어 만든 양념을 기본으로 하는 양념 후라이드치킨이 한식이라는 응답은 61%, 후라이드치킨 위에 파채를 얹어 겨자소스와 함께 먹는 파닭은 65%이다. 1977년 한국 최초의 후라이드치킨집이 개업한 것을 감안할 때, 비교적 먹어온 역사가 짧고 전통적인 한식과도 거리가 있는 음식임에도 치킨이 한식이라는 응답은 적지 않다. 더욱이 2·30대는 양념 후라이드치킨이 한식이라는 응답이 77%, 파닭은 80%로 치킨류가 한식이라는 의견이 다른 세대보다 더 많다.

소세지를 이용한 음식의 경우 부대찌개는 69%, 햄계란부침 50%, 소세지야채볶음 42% 수준으로 부대찌개를 제외하면 한식이라는 응답은 절반 혹은 그 이하이다. 다만 소세지야채볶음은 60세 이상에서는 오직 24%만이 한식이라고 응답하였으나 2·30대에서는 64%가 한식이라고 응답하는 등 연령대별로 응답에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햄계란부침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 2·30대의 경우 비전통적인 식재료까지 한식으로 수용하는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세계최초로 발명한 커피믹스 한식이다, 63%
1950년대 일본에서 건너온 붕어빵 78%, 1970년대 미국에서 건너온 초코파이는 64%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발명했고, 이제는 회사의 사무용품으로 분류될 정도로 흔한 커피믹스가 한식이라는 응답은 63%이다. 1950년대 일본에서 건너와 이제는 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이 된 붕어빵 역시 한식이라는 응답이 78%, 1970년대 미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이제는 세계로 수출되고 있는 한국의 초코파이의 경우 64%로 한식이라는 의견이 다수이다. 이들은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먹어온 호떡 73%, 화채 72%, 팥빙수 64% 등과 비교하였을 때도 큰 차이가 없어 비교적 최근에 해외에서 건너왔음에도 상당 부분 한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앞선 결과들을 종합하면, 사람들은 한식을 ‘발효음식’, ‘오랫동안 먹어 온 음식’ 등 한 두 가지 기준으로만 결정하지는 않는다. 전통성 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독특한 특성을 갖췄는지, 한국 식재료를 사용했는지 등도 모두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일부 음식의 경우에는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뚜렷하다.

해외에서의 한식

한식은 현재 해외에서 인정받는 것 이상으로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영역

뷰티·패션, 음악, 영화·드라마, 전자제품 등 대표적인 한류 영역들의 경우 해외에서 ‘매우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과 ‘매우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엇비슷하다.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자랑스럽게 느낀다고 한다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반면 한식의 경우 해외에서 ‘매우 인정받고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47%로 상대적으로는 적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자랑스럽다’는 사람은 이보다 많은 63%로 한식에 대한 자부심은 다른 한류 영역들 못지않다. 아직은 한식이 해외에서 매우 인정받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더라도 해외에서의 한식을 매우 자랑스럽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한국기업의 스낵·마요네즈 수출보다 ‘외국기업이 현지에서 만든 한식’이 더 ‘K-푸드스러워’

그렇다면 해외로 뻗어나가는 한식 등을 일컫는 말인 K-푸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국기업이 수출하는 스낵 및 마요네즈 등도 K-푸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65%(매우+약간 그렇다), 외국기업이 현지에서 판매하는 한식은 81%(매우+약간 그렇다)로 한국기업의 외국풍 음식보다 외국기업이 만든 한식을 K-푸드라고 응답한 사람이 더 많다. 우리가 K-푸드를 생각할 때는 누가 만들었는지 보다는 그 음식이 한식인지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이다.

조선시대부터 먹어온 음식 정도는 되어야 전통음식
K-푸드는 역사가 오래된 전통한식일 때 더 자랑스러워

전통음식을 정의할 때, 개화기 및 일제강점기 시기인 1876년~1945년부터 먹기 시작한 음식을 전통음식이라고 보는 사람은 58%, 고춧가루가 한반도에 들어온 시기인 조선시대 중기 즈음 시점부터 먹기 시작한 음식을 전통음식이라고 보는 사람은 79%이다. 역사가 100년 남짓한 음식도 전통음식이라고 보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나, 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부터 먹어온 음식을 한식으로 보는 사람이 더 다수이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K-푸드로 소비될 때 역사가 오래된 전통한식과 비교적 최근부터 먹기 시작한 한식 중 우리는 어느 것을 더 자랑스러워할까? 역사가 오래된 전통한식은 71%가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응답한 반면 비교적 최근부터 먹기 시작한 한식에 대해서는 44%만이 ‘매우 자랑스럽다’라고 응답하여 같은 한식이라도 우리는 역사가 오래된 전통한식을 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가 한식을 말할 때는 ‘먹어온 기간’, ‘한국적인 양념’, ‘한국에서만 먹는지’ 등 다양한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한다. 그렇기 때문에 김치나 된장찌개와 같이 한식으로 의견이 확실히 모이는 일부 음식을 제외한다면, 어떤 요인을 더 중요시하는지에 따라 혹은 세대별 인식의 차이 등으로 한식인지 아닌지에 대한 의견이 갈리기도 한다.

다만 음식이라는 것은 늘 변화하고 발전하는 것이므로 무엇이 한식인지 아닌지를 가르기 보다, 전통음식은 잘 보전하고 새로운 것은 또 받아들이면서 한식의 범위를 더 확장하여 우리의 K-푸드가 해외에서 더 사랑받기를 바라본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4년 2월 기준 약 91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3년 1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6,282명, 조사참여 1,399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15.9%, 참여대비 71.5%)
  • 조사일시: 2024년 3월 8일 ~ 3월 11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