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 선거연구 - 총 6개의 글

정치구도의 재편

180석 압승한 더불어민주당, 2년 만에 대통령과 지방권력을 넘기다

2016년 촛불시위와 탄핵과정에서 집권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180석 의석을 확보하며 20년 장기집권론의 꿈을 키웠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지지기반이 대구경북/60대 이상/강성 보수층으로 축소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전통적인 진보 지지층에 중도층과 보수이탈층의 합류로 압도적 우위의 정당지지기반을 유지할 수 있었다(필자는 이를 ‘탄핵정치연합’ 이라 부른다). 그러나 불과 2년 후 대통령 선거에서 0.7%포인트 차이지만 정권을 내주었고, 다시 지방선거에서는 12:5의 큰 패배를 맛보아야 했다. 2년 전 시점에는 상상되지 않았던 미래였다. 필자가 최근 발표한 대선 분석 논문 및 한국일보, 한국리서치의 대선/지선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2년 만의 급격한 민심 변동 과정을 추적해보고자 한다.

이탈민주층과 뉴보수의 부상: 4.7재보궐선거 후 경합국면을 거쳐 보수 우위 구도로 급 재편 중

전국지표조사(NBS) 기준으로 총선 직후인 2020년 7월 2주차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0%, 국민의힘 지지율은 22%로 18%포인트의 우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1년 4.7 재보궐선거에서 2022년 3월 대선까지는 양당 지지율이 각축을 벌이는 경합구도로 전환되었고, 지방선거 전후로 빠르게 보수우위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지난 6월 1주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7%로 급락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48%까지 상승했다(한국갤럽 6월 2주 조사: 국민의힘 45%, 더불어민주당 29%). 총선에서 180석을 몰아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중 여전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잔류민주’와 달리 지지를 철회한 ‘이탈민주’ 그룹이 상당했음을 보여준다.

국민의힘은 보궐선거, 대선을 거치며 민주당과 대등한 경쟁구도를 회복하였고, 지방선거전후로 지지율 급상승을 기록했다. 총선 이후 미래통합당 지지자의 이탈한 비율이 매우 낮은 반면, 4.7 보궐선거~대선/지선에서 새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뉴보수’층이 급증한 것이다.

이탈민주와 뉴보수의 투표 선택: 윤 대통령 국민의힘 호감도 상승, 이재명 후보 호감도 하락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10-14일 실시한 시사인·한국리서치의 대선인식 웹조사와 6월3일-6일 실시한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지방선거 인식 웹조사 결과로 윤석열,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호감도(0-100점) 점수 변동을 살펴보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호감도는 각각 39점→45점, 33점→38점으로 오차범위를 넘어 상승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 호감도 점수는 44점에서 38점으로 하락하고 더불어민주당 호감도는 35점→34점으로 답보를 보였다.

이러한 변동은 투표 선호로 이어졌다. 잔류민주층은 대선에서 91%가 이재명 후보 지지로 결집하고, 지방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에 80%가 표를 몰아줬다. 그러나 이탈민주층에서는 대선에서 42%만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고, 44%가 윤석열 후보 지지로 전향했다.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는 비율은 34%로 감소했다. 보수정당 지지층에서는 올드보수의 경우, 96%가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고,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88%가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 뉴보수층은 90%가 윤석열 후보를, 지방선거에서는 71%가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해 올드보수와 뉴보수의 투표연합이 공고했음을 보여준다.

무엇이 탄핵정치연합을 해체시켰나

① 이탈민주의 문재인 심판론: 부동산·내로남불·민생소홀

한국일보·한국리서치의 2021년 6월 창간조사, 2022년 1월 신년 여론조사를 통해 이미 이탈민주의 확산과 탄핵정치연합의 해체조짐을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4.7 재보궐선거 이후 6월 창간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가를 ‘악화시켰다’는 응답비율을 비교해보면, 이탈민주층에서는 ‘부동산/LH비리’(81%), ‘윤미향 의원 비리 의혹’(67%), ‘조국장관 임명’(67%), ‘추미애-윤석열 갈등’(61%), ‘소득주도성장정책’(56%)에 대해 과반이 이상이 문대통령 지지 철회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잔류민주층의 경우 부동산/LH 비리사건(56%)을 제외하면 ‘윤미향 의원 사건’, ‘조국장관’, ‘추-윤 갈등’, ‘소득주도성장정책’을 대통령 이미지 악화요인으로 꼽은 응답이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이탈민주층과 잔류민주층의 시각 차이가 얼마나 컸는지 보여준다.

② 이탈민주층의 대거 이탈: 무리한 검수완박

이탈민주층이 지방선거 앞두고 대거 이탈했다. 이탈민주층은 민생을 우선하고, 검찰개혁, 언론개혁과 같은 당파적 이슈에 거부감이 크다는 점에서 잔류민주층의 정치성향과 대비된다. 한국일보·한국리서치가 대선을 앞둔 2022년 2월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탈민주층의 54%가 최우선해야 할 국정 아젠다로 ‘부동산/주거안정’을 꼽았고 ‘일자리/고용’이 28%, ‘경제성장’ 응답이 23%로 뒤를 이었다. 반면 잔류민주층은 ‘부동산/주거안정’(37%)과 함께 ‘검찰/언론개혁’(32%)를 최우선 아젠다로 선택했다. 이탈민주층에서 ‘검찰/언론개혁’을 꼽은 응답이 13%에 그친 것과 크게 대조되는 결과이다. 대선 직후 대선 패배 자성과 지역경제 의제 부각 대신, ‘검수완박’에 나서면서 이탈민주층의 복귀 퇴로를 차단한 것이 지방선거에서 양당 격차를 키운 요인이었음을 시사한다. 검수완박 법안 통과에 올인한 결과 새정부 인사에 대해 커지던 의혹과 불만 여론이 오히려 부실 청문회 논란을 자초한 더불어민주당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탈민주층의 증가와 양당 지지율 격차의 급격한 확대가 직접적인 여파로 나타난 셈이다.

③ 문 대통령-민주당-이재명 후보 스스로의 합작품: 이재명 후보의 조기 등판도 이탈요인

한국리서치 지방선거 사후조사결과를 보면 이재명 후보의 대선패배 후 조기등판도 이탈민주의 이탈에 부정적인 영향이 적지 않았다. 잔류민주층의 74%가 이재명 후보의 보궐선거 출마 및 당선에 대해 ‘잘했다’고 답한 반면 이탈민주층에서는 ‘잘못했다’는 부정평가가 56%로 과반을 넘었다. 이재명 후보의 조기등판에 대해서는 올드보수층의 91%, 뉴보수층의 77%가 부정적으로 답해 이재명 후보의 출마에 대한 올드보수와 뉴보수의 일치된 인식이 두드러진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우위의 탄핵정치연합이 조기에 막을 내리고 급격하게 보수우위 구도로 전환하고 있는 데에는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내로남불 오명을 막지못한 문재인 정부, 무리하게 검수완박을 강행한 민주당, 자성과 혁신의 리더십 대신 조기 등판에 나선 이재명 후보 요인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승리, 어부리지만인가: 5.18 통합행보, 뉴보수 포용 효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대승은 어부지리 요인밖에 없었을까? 조사 결과를 보면 대선 이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뉴보수 확대 시도가 어느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시기, 대선에서의 윤석열 후보나 국민의 힘은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당파적 팬덤이 강한 전통적인 강경 보수층의 정서에 부합하는 선거운동을 펼친 것이 사실이다.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패배와 2022년 대선에서 강한 정권심판론에도 불구하고 0.7%포인트 박빙의 차이로 승리하는 데 그친 핵심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석하고, 신여권에서 전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행보를 강화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당파적 태도와 진영 정서가 강한 올드보수를 넘어 뉴보수층으로의 지지연합 확대를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5.18 통합행보에 대해 올드보수, 뉴보수층 공히 긍정평가(86-88%)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잔류민추층에서 70%, 이탈민주층에서 86%의 높은 긍정평가를 받고 있다.

누가 정치구도 재편을 주도할 것인가

포스트 탄핵정국 질서, 뉴보수 vs 이탈민주 확장 경쟁이 좌우

뉴보수는 올드보수와 일치된 투표행태에도 불구하고 정치성향에서 상이한 정치적 DNA를 가진 집단이다.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해서는 양 집단 공히 높은 호감을 공유하지만 다른 양 진영을 상징하는 역대 대통령에 대한 시각 차이가 뚜렷하다. 올드보수층은 박근혜, 이명박, 이승만 전 대통령 등 보수성향 대통령에 대한 호감비율이 과반을 넘지만 상대진영인 노무현, 김대중,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뚜렷하다. 뉴보수층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노무현, 김대중 전대통령에 대한 호감 비율이 54~61%로 높은 반면, 박근혜, 이명박,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비율은 25~31%에 그쳐 올드보수 정서와 크게 대비된다. 이는 민주당 소속 대통령에 대해 강한 당파적 일체감을 보이는 잔류민주층과 달리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좋아하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호감을 보이는 이탈민주층의 탈진영 정서와 유사하다

이탈민주, 뉴보수처럼 유동층 존재하는 상황으로 보면 탄핵정치연합 해체 이후의 질서가 어떻게 귀결되지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뉴보수 확장 대 이탈민주의 복원 경쟁에 눈을 돌리는 쪽이 탄핵 이후의 정치재편을 주도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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