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조사 가야 하나?’, ‘부조금은 얼마를 내야 하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고민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경조사를 경험하지만, 전통과 현실 간 충돌은 점차 커지고 있다. 경조사는 여전히 중요한 사회적 관계 유지 수단이지만, 동시에 경제적·시간적 부담으로 다가오는 이중적 존재가 되었다.
우리의 경조사 경험 실태를 톺아보기 위해,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6월 27일~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경조사 참여 및 부조 경험과 경조사 인식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주요 내용
- 최근 1년 동안 경조사를 경험한 횟수와 지출한 총 경조사비는 각각 1인당 평균 6.6회, 평균 56만 원으로 나타났다.
- 살면서 가장 많이 지출한 부조 금액은 평균 66만 원, 가장 적게 지출한 부조 금액은 평균 6만 원으로 나타났다.
- 10명 중 6명 이상(65%)이 경조사비로 인해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고 답하였다.
- 경조사 문화의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형식적인 관행이며 개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6%이며, 경조사 문화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는 ‘참여에 대한 개인의 선택 존중’이 36%로 가장 높았다.
경조사 경험
최근 1년 동안 1인당 평균 6.6회 경조사 경험해
최다 경험 연령대는 60대, 여성보다 남성의 경조사 경험 횟수가 다소 많아
최근 1년 동안 경조사를 경험한 횟수를 물었다. 여기서 경조사는 총 12가지(결혼식, 장례식, 입학/졸업식, 출산 기념 선물, 백일/돌잔치, 환갑/칠순/팔순 회갑연, 탈상, 입사/퇴사/승진 회식, 집들이, 개업기념식, 사고/재해 위로금, 기타)로 제시했고, 경조사 ‘경험’은 가족·친척과 타인·지인의 경조사를 모두 포함하며, 직접 참석 외에 부조나 선물만 한 경우도 포함하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최근 1년 동안 경조사를 경험한 횟수는 평균 6.6회이다. 경조사 종류별로는 결혼식이 2.4회, 장례식이 2.2회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외 경조사는 1회 미만의 수치를 보였다. 경조사를 가장 많이 경험하는 연령대는 60대로 전체 평균보다 3.7회 많은 10.3회 경험했다. 성별로는 여성(6.1회)보다 남성(7.2회)의 경조사 경험 횟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양상을 보인다.
최근 1년 동안 평균 56만 원의 경조사비 지출… 60대에서 89만 원으로 가장 많아
지출 비용 가장 많은 경조사는 출산 기념 선물(44만 원)
경험은 남성이 많지만, 총 지출은 여성이 많은 점이 대조적
최근 1년 동안 경조사로 지출한 총 비용은 평균 56만 원으로 나타났다. 경조사비 지출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89만 원을 지출한 60대이다. 60대는 경조사 경험 횟수도 가장 많다. 성별로는 앞서 남성이 여성보다 경조사 경험 횟수가 많은 것과는 달리, 경조사에 지출한 전체 비용은 여성(64만 원)이 남성(48만 원)보다 16만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비용이 가장 많은 경조사는 출산 기념 선물(44만 원)이었다. 이외 회갑연(36만 원), 백일/돌잔치(30만 원), 결혼식(26만 원) 순으로 나타났으며, 장례식은 17만 원으로 전체 중 뒤에서 세 번째에 머물렀다. 조사보다는 경사에서 더 많이 지출하는 경향성이 보였고, 친밀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치러지는 경조사에서 높은 금액대가 형성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조사 1회당 최대 지출 금액은 평균 66만 원, 최소는 6만 원
최대 지출 부조금은 가족·친척이 타인·지인에 비해 2배 이상 많아
살면서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적게 지출한 부조금이 얼마일까? 경조사 1회당 최대로 지출한 부조 금액은 전체 응답자 평균 66만 원이었고, 최소로 지출한 부조 금액은 평균 6만 원으로 나타났다.
최대로 지출한 부조 금액을 가족의 경조사와 타인의 경조사로 나누어 살펴보면, 가족 및 친척의 경조사에 지출한 최대 부조금은 평균 86만 원, 타인·지인의 경조사에 지출한 최대 부조금은 평균 32만 원으로 54만 원의 차이를 보인다. 살면서 가장 적게 지출한 부조금의 경우, 가족은 7만 원, 타인은 6만 원으로 차이를 거의 보이지 않았다.
경조사에 대한 부담과 의미
“경조사비로 인한 경제적 부담 느껴” 65%
어쩔 수 없이 지출한 적 있다 76%, 너무 많이 했다고 느낀 적 있다 32%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람들은 연평균 6~7회 정도 경조사를 경험하며, 여기에 지출한 비용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응답자 중 65%는 ‘경조사 참여 또는 지출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고, ‘사회적 관계 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부조/선물을 한 경험’도 76%에 달한다. 또한 응답자 10명 중 3명(32%)은 경조사를 경험하면서, 부조를 하고 난 후에 너무 많이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즉, 관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참여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얼마나 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적지 않다.
부담 있지만, 경조사의 긍정적 의미와 기능에 동의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부담 73% vs 관계·인연에 대한 예의/도리 90%
경조사를 대하는 부담은 경험뿐만 아니라, 인식 측면에서도 유사하게 관찰된다. 경조사 인식과 관련하여 응답자의 73%는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경제적으로 부담’, 71%는 ‘우리 사회에서 통상적으로 형성된 경조사비는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63%는 ‘갑작스러운 경조사 소식은 기쁨이나 슬픔보다는 부담이 더 크다’고 느끼며,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따라야 하는 사회적 관행’으로 받아들이는 비율도 63%에 이른다.
하지만 동시에 경조사를 챙기는 것이 ‘관계·인연에 대한 예의/도리’(90%)이면서 ‘지속적으로 서로가 주고받는 상호부조의 개념’(86%)이라고 응답했다. 더불어, ‘상대방에 대한 정신적/경제적 지원의 의미’(72%)이며, ‘경조사비의 금액보다 진심이 더 중요’(72%)하다고도 생각한다. 즉, 경조사로 인한 부담과 불편이 없는 건 아니지만, 경조사가 갖는 긍정적 의미와 효용에도 동의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경조사 문화 개선, 필요할까?
경조사 문화 개선 요구는 있으나, 크다고 보기는 어려워
개선 필요 1순위 “참여에 대한 개인의 선택 존중” 36%, 2순위 “참석 인원과 행사 규모 간소화하는 문화 확산” 23%
사람들은 경조사 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할까? ‘형식적인 관행이며 개선 필요하다’는 응답은 26%, ‘보통이다’ 57%, ‘관계 유지에 필요한 의미 있는 전통이다’는 17%로 나타났다. 결과가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는 않았지만, 개선에 대한 요구가 없지는 않다. 주로 응답된 개선 필요 사항은 ‘경조사 참여 여부에 대한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분위기 조성(36%)’을 최우선으로 꼽으며, ‘참석 인원과 행사 규모를 간소화하는 문화 확산(23%)’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부조/선물 등의 표준 금액 범위 설정 또는 가이드 마련(14%)’과 ‘직장/모임 내 부조 문화 간소화 또는 폐지(14%)’도 3순위로 응답되었다. 이는 단순히 행사의 규모를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경조사 참여가 어떤 식으로든 강요되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우선임을 시사한다.
우리는 경조사를 인간관계 유지에 있어 중요한 수단이라고 여기면서도, 비용과 시간 부담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와도 마주하고 있다. 문제의 상당 부분을 경제적 부담이 차지하고 있지만, 경조사에는 사회적 관계가 얼기설기 얽혀 있기 때문에, 단순한 돈 문제만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조사 문화 개선에 대한 요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도리는 다하되, 형식적인 부담을 줄여 나름의 효용성을 찾고자 하는 각자의 돌파구일지 모른다. 대한민국 경조사 문화가 ‘부담은 줄이되 진심은 다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을 지켜보도록 하자.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5년 5월 기준 약 97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5년 3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35,245명, 조사참여 2,107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2.8%, 참여대비 47.5%)
- 조사일시: 2025년 6월 27일 ~ 6월 30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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