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매월 정기조사인 월간 한국은 <행복리포트>를 통해 행복의 개념을 정립하고, 한국인의 행복 인식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여, 행복의 조건과 결정요인에 대한 심층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행복에 대한 기존 연구와 분석 및 한국의 행복 수준에 대한 다양한 평가에 제한이 있다는 문제의식의 발로이다.
한국리서치 2018년 1월에 실시한 1차 행복조사 결과에 따르면,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 모두 부정응답보다 긍정응답이 높아, “헬조선”으로 대표되는 한국사회 진단의 적정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할 것이다.
경제적 부의 증가에도 행복 수준은 정체되어 있다는 ‘이스털린의 역설’과 상반되게, 월 가구소득 600만원까지는 행복감과 만족도가 상승하였으며, 1000만원까지는 정체, 1000만원 이상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2년 전인 2016년에 비해 20대의 행복감이 하락한 점도 주목되는 바, 향후 추이 또한 관심사라 하겠다. 행복하다는 응답은 고학력, 여성, 기혼자, 2인 이상 가구 등에서 높았다.
본 조사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결과는 행복감은 종교와는 무관한 반면, 진보>중도>보수의 순으로 높다는 점이다. 현대사회에서 종교의 기능, 이념성향과 행복감과의 관계는 앞으로 관심을 두고 확인할 사안이라 할 것이다.
첫 “행복 찾기” 조사를 시작한 퍼즐 세 가지
Happiness Index for Beyond GDP
행복감, 주관적 웰빙, 삶의 만족도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측정되는 행복지수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행복은 GDP나 소득 등 객관적인 지표와 일치하지 않으며, 개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 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World Happiness Report 2017; Happy Platnet Index 2016).
행복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물질적, 경제적 성취로 측정할 수 없는 중요한 삶의 가치가 존재하며, 이러한 가치에 대한 추구가 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의 전환을 전제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이미 행복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며 2000년대 이후 유엔 지속가능발전네트워크(SDSN), 미국 갤럽(Gallup), 유럽 신경제재단(NEF) 등에서 지속적으로 행복지수를 발표하며 여론을 환기시키고 있다(Helliwell and Wang 2014).
헬 조선 시대, 3불 사회의 도래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언론에서도 잊을만하면 한국인이 얼마나 불행한 나라인지 경종을 올리는 기사들이 도배를 한다. 한국은 각종 발표에서 경제성장 수준에 비해 행복체감도가 낮은 대표적인 나라로 꼽히고 있다. 더구나 최근 “헬 조선”, ”분노 사회”, “3불(불신, 불만, 불안) 사회” 등 한국의 사회상은 부정적인 용어로 도색되고 있다. 2013년 대학가를 강타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의 파문은 개개인의 주관적 안녕(subjective well-being)과 행복(happiness)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과 정책적 대응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최근 정부와 학계에서도 주관적 웰빙과 행복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제 문제 제기 차원을 넘어 대안 모색의 단계로 나아갈 때이다. 정작 심층적이고 실증적인 원인 진단과 대안을 찾아나가는 작업은 부족해 보인다. 해외에서 발표되는 순위 경쟁 식 접근은 “행복”조차 경쟁심리와 성취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는다.
한국리서치 <행복 리포트> 발간
이러한 문제의식이야말로 한국리서치 조사연구TF(팀장: 박종선)이 “행복”을 매월 정기 조사의 기획 주제로 잡은 출발점이 된 셈이다. 한국리서치 조사연구TF는 (가칭)<행복리포트>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한국인의 행복 실태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 분석해나감과 동시에 행복 개념의 정교화 및 척도 개발, 행복의 조건과 결정요인에 대한 조사분석 실험을 진행해나가고자 한다. 이러한 노력이 한국인의 주관적 웰빙과 행복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진일보한 정책 제언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2018년 1월에 실시한 행복 조사 결과는 “행복"이라는 주제가 결코 일회성 조사나 가십성의 기획 보도로 멈출 수 없게 한다. 한국리서치 조사연구팀(팀장: 박종선 여론조사본부 사업1부장)은 앞으로 한국리서치의 매월 정기조사를 활용하여 한국인의 행복인식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이해를 돕고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한국인의 행복인식을 분석, 평가하는 과정에서 제기된 세 가지 퍼즐을 중심으로 한국인의 행복에 대한 조사결과를 소개한다.
퍼즐1. 한국의 행복 순위, 58위인가? 118위 인가?
“행복지수 1위 덴마크, 한국은 157개국 중 58위” (UN SNDC발표 오마이뉴스 2016. 3. 17) “한국인 행복감, 143개국 중 세계 118위로 바닥권, 파라과이 1위 중남미 나라 Top 10 싹쓸이” (Gallup 행복감 지수, 한겨레 2015. 3. 23) “한국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 행복 성적표는 50위권“(중앙일보-한국심리학회 2010. 8.18) |
국제행복순위 발표, 한국의 헬조선 이미지 공고화
위의 내용은 한국인의 행복인식에 대한 언론보도 양상을 보여주는 기사 제목들이다. 공통적으로 한국은 경제수준에 비해 행복의 수준은 미흡하며, 한국보다 훨씬 못사는 나라들에 비해서도 불행한 나라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특히 미국 갤럽이 발표하는 <Global Emotions Report>에 포함된 행복지수나 영국의 싱크탱크인 신경제재단 (NEF)이 발표하는 <Happy Planet Index: HPI> 등에서는 실제로 한국은 최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반면 UN SNDC<World Happiness Report 2017>이나 <세계가치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은 미국갤럽이나 신경제재단 의 발표와 대조적으로 한국은 157개국 중 56위 수준으로 중상위권으로 평가된다.(WHR 2017). 최근 연구에 따르면 World Value Survey, Asian Barometer, 한국노동패널조사, 한국사회조사 데이터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통해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급격히 향상되어 왔으며”, “한국인들이 생각처럼 불행한 것은 아니다(Korea is not as unhappy as often perceived)”라고 주장하고 있다(Helliwell and Wang 2014).
세계 제1위의 행복국가 : 노르웨이인가? 파라과이인가?
발표되고 있는 글로벌 행복지수 지표와 척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한국의 순위 편차 때문만이 아니다. 발표 결과들을 보면 발표 기관에 따라 Top 10, Bottom 10에 차이가 극명하다. 양 기관이 측정하는 행복의 개념이 다르다는 얘기다.
유엔의 지원 하에 발간되는 <World Happiness Report>는 개인의 “삶에 대한 인지적 평가 (cognitive life evaluation)” 척도로 알려진 미국갤럽의 세계조사에 포함된 0-10점 척도(캔트릴의 사다리 척도)를 사용하여 순위를 산정한다. 2017년 발표 보고서(2014-2016년 합산)한 결과를 보면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스,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들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같은 서구 선진국가들이 상위 행복국가로 분류된다. 앞서 본 것처럼 한국은 중상위권 국가에 속한다(WHR 2017).
반면, 미국갤럽이 발간하는 <Gallup Global Emotions> 리포트는 실제 생활 속에서의 “정서적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지수를 산출한다. 미국 갤럽은 특정 시점(어제)에서의 긍정적인 감정(5개 지표), 부정적인 감정(5개 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행복지수를 산출한다. 행복에 영향을 주는 감정의 경험을 중시하는 Global Emotions 보고서에서는 소득수준이나 경제규모가 뒤처지는 중남미 국가들이 최상위 자리를 점하고 있다(Gallup Global Emotions 2016).
부탄은 롤 모델? 삶의 만족도 97위 (WHR 2017), 감정지수(갤럽) 기준 82위(2013), HPI 56위(2016)
국민총행복지수(GNH)를 산출하며 국민행복을 국정의 최우선 순위에 두어온 부탄은 한국에서 “세계 1위의 행복국가”, “95%가 행복하다”고 답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연합뉴스 2017/05/10; KBS 2016/12/27). 그러나 세계행복리포트(WHR) 2017년 보고서에서 부탄은 97위였고, 상대적으로 경제수준이 낮은 중남미국가들이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갤럽감정지수(GER) 2013년 조사결과에서 부탄은 138개국 중 82위 수준이었다(Gallup News 2014/05/21)
부탄이 세계행복순위 1위라는 수식어의 연원을 영국의 대안 싱크탱크를 표방하고 있는 신경제재단(New Economics Foundation)에서 2010년(혹자는 2011년) 발표한 지구촌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신경제재단 홈페이지 에는 2010년 혹은 2011년 조사결과 보고서는 올라있지 않다. 현재 HPI 홈페이지 에서 부탄은 2006년 13위, 2009년 17위였다 2016년에는 56위까지 하락 했다.
행복의 개념과 측정기준의 차이에 따라 국가별 평가나 전체 순위가 근본적으로 뒤바뀐다. WHR의 기준에 따르면 행복선진국의 롤모델은 북유럽, 서구의 선진국이 되는 반면, 갤럽의 감정지수를 수용할 경우 중남미 국가나 필리핀 등이 롤 모델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어떤 지수를 받아들이는가는 단순히 한국의 순위 차이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행복의 정의와 관련하여 근본적인 철학적, 이론적, 현실적 논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들 행복지수를 소개하면서 각 지수들이 갖는 의미를 간과하고, 한국은 문제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도구로만 사용하는 한, 행복지수에 대한 논의는 “헬조선”의 이미지를 강화시키는 수단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

퍼즐2. 2018년 한국, 누가 얼마나 행복하고, 불행한가?
Korea Is Not as Unhappy as Often Perceived
조사 결과를 보면 5점 척도(매우 불행~매우 행복)로 측정한 행복감(affective happiness) 문항에서 “불행(매우+약간)”으로 답한 비율은 18%, 보통 47%, “행복(매우+약간)”은 34%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평가가 부정적인 평가를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인지적 차원의 삶에 대한 평가(cognitive evaluation)을 묻는 문항에 대해서는 “불만 (매우+약간)” 응답이 늘어 28%, “보통” 37% “만족(매우+약간) “이 32%로 나타났다. 두 지표 공히 부정적인 태도가 다수 여론을 점하는 것은 아니다. 헬조선이라는 유행어가 도는 나라치고는 생각보다 부정적인 응답이 지배적인 수준은 아니다.
소득과 행복의 관계, 이스털린의 역설은 타당한가?
역U자형 패턴 : 월소득 600만원까지는 행복은 소득 순, 1천만원 넘으면 과유불급
경제적 부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의 수준은 정체되어 있다는 1974년 이스털린의 실증 연구는 소득과 별개로 행복 수준에 대한 탐색을 본격화시킨 계기였다. 1946년부터 1970년까지 19개국의 30개 서베이 데이터를 분석에 기초한 주장은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s paradox)”로 불리며 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성장과 소득 증진에 매달렸던 기존의 패러다임에 균열을 가져왔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의 국제비교 차원이 아닌 개인적 수준으로 시야를 좁히면 상황은 달라진다. 소득수준별로 행복 및 삶의 만족도 평가(1 매우 부정적, 3 보통, 5 매우 긍정적)의 평균점수를 보면 개개인의 차원에서 일정 소득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행복은 소득 순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월 가구소득 100만원 이하부터 600만원(연소득 7200만원)대까지는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주관적인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 평가가 일관되게 높아진다.
반면 소득 600만원~1,000만원대까지는 행복감, 만족도 평가 공히 정체구간이며, 월 가구소득 1000만원을 넘어선 집단에서는 오히려 행복감과 만족도 공히 이전 집단에 비해 낮은 점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정의 고소득구간에 접어들면 소득 및 사회적 지위의 유지를 위한 스트레스 요인이 작용하여 경제적 부가 오히려 행복감 증진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세대와 행복 :어느 세대가 가장 불행한가?
행복감 높던 20대, 불행세대로 전락 조짐
사람은 생애주기별로 나름의 사회적 위험과 삶의 고충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느끼는 불행의 크기는 세대별로 다르게 나타났던 것이 사실이다. 나이와 행복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크게 (1) 노년세대 불행론(나이와 행복은 반비례 직선: 음의 계수 Winkelman and Winkelmann 1998) (2) 중년세대 불행론( 중년까지는 하락하다 노년시기에 상승하는 U자형 포물선 Clark and Oswald 1994) (3) 청-노년 불행론(중년까지 상승하다가 노년기에 하락하는 역U자형 포물선 Alesina et al. 2004) (4) 세대 차이는 없다(flat 형, Easterlin et al. 1994)는 주장이 대립해왔다.
서구에서는 대체로 중년까지는 나이 들수록 행복지수가 낮아지다가 노년기에 상승하는 U자형 관계(대체로 55세가 변곡점)를 정설로 받아들여왔다(Economist “The U-bend of Life” 2010. 12. 16). 한국에서는 이와 달리 나이가 들수록 불행해 지는 반비례 관계가 확인되어 왔다. 즉 젊은 세대가 행복감이 높고 60대 이상에서 가장 행복감이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였다(Zhou 2014). 실제로 한국일보의 2016년 행복 조사결과를 보면 0~10점으로 측정한 평균점수를 세대별로 비교해보면 20대는 6..3, 30대와 40대가 각각 6.1, 50대 5.7, 60대에서 5.6으로 60대가 가장 행복도가 낮은 세대로 꼽혔다.
이번 조사는 세대별 행복인식에 큰 변화의 조짐을 보여준다. 20대가 1(매우 불행)~ 5점(매우 행복)으로 측정한 값의 평균으로 행복지수를 산출해보면 20대가 3.0으로 가장 낮았고 30대~40대에서 3.3, 50대~60대에서 3.2로 역U자형 분포(inverted U-shape)를 보여주었다. 특히 20대가 가.장 행복도가 낮은 세대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나 최근 발표된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등의 행복지수에서도 청년층에서 가장 낮은 점수가 나온 바 있다(연합뉴스 “삶의 행복지수, 20~30대가 최저…불안감은 최고.” 2018. 02. 04). 최근 계속되는 청년실업과 N포 세대 담론 등 부정적 인식의 확산으로 20대의 행복감 저하 현상이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 있다.
고학력층, 여성, 기혼자, 2~3명 가족구성원일수록 행복 비율 높아
기존 연구들에서 무엇보다 소득과 밀접하게 연관된 학력(직업) 요인이 삶의 만족도와 행복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별, 혼인 상태 별, 가족 규모별 행복(매우+약간)하다는 응답비율을 보면 여성일수록, 미혼 및 사별/이혼자에 비해 배우자가 있는 집단, 다가구원 가족 구성원 집단에서 행복하다는 응답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집단에서 행복하다는 응답은 다른 다가구원 가정에 크게 못 미친다. 사회적 고립이 불행을 키우는 요인임을 시사한다.
퍼즐3. 종교와 이념의 상반된 영향
일반적으로 종교는 고립된 개개인의 정신적, 사회적 지지기반 역할을 함과 동시에 지역에서는 공동체 유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개인의 행복이나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변수로 가정해볼 수 있다. 반대로 정치 이념적 요인은 정치적 효능감이나 정치 참여, 정치적 당파성 등에는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지만, 개인의 행복이나 삶의 만족도를 설명하는 변수로서 크게 주목 받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Putnam 1995; Lewis-Beck et al. 2007). |
이념은 행복의 변수, 탄핵 후 보수 위축 정국의 영향인 듯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이러한 통념과 상반된 결과를 보여준다. 우선 주관적인 이념 성향 집단별로는 뚜렷한 차이가 발견된다. 상대적으로 이념적 진보층에서는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에서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이 각각 45%, 41%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도층에서는 긍정적인 응답을 한 비율이 행복감에서 28%, 삶의 만족도에서 26%에 그쳤고, 보수층에서도 행복감에서 25%, 삶의 만족도에서 28%에 그쳐 진보성향의 응답자들과 크게 대비되었다. 지난 2016년 촛불시위에서 2017년 대선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보수정치세력이 크게 위축되고, 반면 문재인 정부의 등장과정에서 진보 정치세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추측된다.
반면 종교변수를 보면 우선 행복도 평가에서 개신교, 천주교 신자 층에서 각각 36%, 37%가 긍정적인 응답을 하였고, 불교도와 비신자층에서 각각 31%, 32%로 다소 낮았지만 오차범위를 고려할 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삶의 만족도에서는 개신교, 불교 신자가 각각 34%, 천주교 신자가 32%, 비신자층에서 30%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응답결과만 보면 한국의 종교들이 신자들의 행복감이나 삶의 만족도를 제고시키는 사회적 지지대 역할을 하는데 미흡한 것은 아닌지 성찰과 점검이 필요한 결과로 보인다.
맺으며
그 동안 간헐적으로 한국의 행복인식에 대해 간헐적인 조사연구들이나 관련 보도들이 나왔지만, 지나치게 국가간 비교차원에서 거시적인 논의에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주로 한국의 행복수준이 얼마나 국제적으로 미약한지 이슈화하는 데 치중하면서 정작 한국인들의 행복에 대한 생각과 실제 실태에 대한 실증적인 조사연구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한국리서치의 1월 정기조사를 활용하여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를 중심으로 누가 행복감을 느끼고, 누가 삶에 불만이 큰 지 기존의 여러 이론적 설명들과 차분하게 대조해보고자 했다. 소득과 행복, 세대와 행복과의 관계에서 전통적인 시각과 배치되고,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현상들이 확인되었다. 즉 이스털린의 역설과 달리 개인의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는 소득수준과 밀접한 관계를 보이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행복감이 컸던 20대 청년세대에서 행복감 급감 현상이 확인되었다. 경제적, 인구학적 변수 외에 예상과 달리 정치이념적 요인이 한국사회의 행복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한편, 사회적으로 고립된 개인들의 지렛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었던 종교의 역할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앞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대목이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조사결과에 대한 기술(description)하면서 향후 관심을 가져야할 퍼즐들을 던지는데 치중했다. 행복 찾기 보고서 2호에서는 이번 분석에서 제외했던 행복의 결정요인에 대한 추가 분석을 통해 한국인이 생각하는 행복의 개념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호에서 제기한 퍼즐들에 대한 심화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진단과 함께 실효성 있는 정책적 제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담당자: 정한울 여론분석 전문위원
전화: 02-3014-1057
e-mail: hw.jeong@hrc.co.kr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17년 12월 기준 약 40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학력별, 직업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17년 9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림가중)
- 응답률: 메일발송 6,028명, 메일오픈 1,788명, 조사완료 1,000명 (발송대비 16.6%, 오픈대비 55.9%, 참여대비 84.0%)
- 조사일시: 2018년 1월 26일 ~ 1월 31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