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주거단지 내 혼합주택(이하 ‘소셜믹스’)이 공급된 지 20년이 넘었다. 소셜믹스란 일반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한 단지에 섞어 공급함으로써 사회통합을 꾀하는 주거정책이다. 과거 사회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공공임대주택이 주거 분리로 인한 낙인과 차별을 낳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시 일정 비율 이상의 임대주택 공급을 의무화한 것이 소셜믹스의 시작이었다. 그동안 소셜믹스의 형태나 입주방식도 변화하며 공존을 이루어낸 사례도 있었으나, 분양주택과 임대주택 거주민 간의 갈등, 재개발·재건축조합원들의 반발 등 갈등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9·7 부동산 정책 발표 이후 소셜믹스의 취지를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2025년 12월 5일~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소셜믹스에 대한 전반적 인식과 정책의 향방을 알아보았다.

주요 내용

  • 응답자의 70%는 소셜믹스가 저소득층·사회초년생·신혼부부 등 임대주택 입주민의 주거 여건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보았고, 68%는 소셜믹스 정책이 주택 공급난 완화에 기여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소셜믹스가 민간 주택사업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진술에는 55%가,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진술에는 52%가 동의했다.
  • 그러나 정책의 실질적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 인식이 우세했다.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른 주민들이 어울려 살며 사회 통합에 기여한다’는 진술에는 53%만이 동의한 반면, ‘주거 공간을 물리적으로 혼합하는 것만으로는 실질적인 사회 통합이 어렵다’는 진술에는 응답자의 77%가 동의한다.
  • 소셜믹스 정책에 동의하는 것과 정책이 개인의 삶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응답자의 53%는 주거 선택 시 이웃의 생활수준을 고려할 경우 비슷한 수준을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49%는 아파트 입주 시 해당 단지가 소셜믹스인지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소셜믹스 주택일 경우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분리된 형태를 선호한다는 응답도 44%였다.
  • 입주자 동·호수 공개추첨을 의무화해 ‘완전혼합’(분양·임대의 물리적 구분이 어려운 구조)을 구현하는 방안에는 52%가 찬성했고, 분양·임대 입주민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대표회의 법제화에는 45%가 찬성해 반대보다 우세했다. 반면, 벌금성 기부금을 조건으로 ‘완전혼합’ 원칙의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 42%, 반대 40%로 의견이 엇갈렸다.

소셜믹스 인식

국민 5명 중 1명만이 소셜믹스 개념 정확히 인지

국민들은 소셜믹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셜믹스는 안정적 주거공급과 사회통합을 위한 주거정책의 일환으로 주거복지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응답자의 절반(49%)이 소셜믹스에 대해 들어보았으나 정확히 모르고 있으며, 소셜믹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은 22%에 그친다. 다만 ‘주거복지는 확대되어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79%로, 대다수의 응답자가 주거복지의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다.

물리적 혼합만으로는 실질적 사회통합 어렵다 77%
사회적 다양성의 효과 긍정하면서도 과반은 비슷한 수준의 이웃 선호

소셜믹스 정책에 대한 인식은 어떨까?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리면 사회갈등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진술에는 47%가 동의한 반면,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어울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통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진술에 67%가 동의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으나, 다수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소셜믹스가 ‘사회경제적 배경이 다른 주민들이 어울려 살며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한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53%만이 동의한다. 주거공간의 물리적 혼합만으로는 실질적인 통합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 역시 77%로 높다. 10명 중 7-8명이 사회적 다양성의 장기적 효과에는 동의하면서도 물리적 혼합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정책의 궁극적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소셜믹스가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고 실질적 통합으로 나아가는 초석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책의 취지에 동의하는 것과, 그 정책을 내 삶에 수용하는 것 사이의 간극도 드러난다. 3명 중 2명(67%)이 소셜믹스가 장기적 관점에서 사회통합에 기여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응답자의 53%는 이웃의 생활수준이 비슷하기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우리 사회’의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내 옆집’의 다양성에서는 거리를 두는 것이다.

소득수준 높고 보수성향일수록 소셜믹스 효과에 회의적

이외에도 응답자의 70%는 소셜믹스가 저소득층,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임대주택 입주민들이 더 나은 주거조건을 얻는 데 도움이 되며, 68%는 소셜믹스가 주택 공급난을 해소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소셜믹스가 민간주택 사업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점에는 55%, 집값에 영향을 주어 사유재산권을 침해한다는 점에는 52%가 동의한다. 특히 경제적 수준과 정치성향에 따라 온도차를 보였는데, 소득 월 600만 원 이상 응답자 및 보수성향 응답자 집단에서 소셜믹스에 비교적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었다.

소셜믹스의 형태 및 구체적 운영방식

가장 선호하는 혼합주택 형태는 ‘완전혼합형(36%)’
주택소유자(32%) vs. 무주택자(16%) 간 ‘동별분리형’ 선호도 차이 커

사회통합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자신의 주거환경에서는 비슷한 이웃을 선호하는 인식의 간극은, 구체적인 혼합 방식에 대한 선호에서도 확인된다. 소셜믹스의 초기 형태는 일반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동별로 분리’하는 것이었다. 더욱이 분양동과 임대동을 다른 색깔로 표시하거나 출입구·계단을 분리하는 등 노골적인 차별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2018년 도시정비법 개정으로 동·호수를 일괄 무작위로 배정하여 어떤 가구가 임대주택인지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완전혼합형 주택’ 모델이 도입되었고, 이는 분양조합원들의 주택 가치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또다른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그렇다면 함께 섞여 살아야 하는 상황에 대한 응답자들의 인식은 어떠할까? 우선 응답자의 49%가 아파트 입주 시 소셜믹스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혼합주택의 형태로는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동일한 건물, 동일한 층에 무작위로 배치되는 ‘완전혼합형(36%)’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이어서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서로 다른 건물(동)에 위치하는 ‘동별분리형(27%)’,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이 같은 건물(동)에 있지만 출입구나 라인을 분리하는 ‘주동분리형(17%)’ 순이다. 완전혼합형이 단일 선택지로는 가장 높지만, 분리를 선호하는 응답(동별분리+주동분리, 44%)이 이를 웃돈다.

완전혼합형 주택에 대한 선호가 두드러지는 집단은 임대주택 거주 경험자(43%)와 무주택자(42%)이다. 또한 주택 소유 여부에 따라 응답 경향의 차이가 크다. 동별분리형 주택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주택소유자에서 32%인 반면, 무주택자 집단에서는 그 절반(16%)에 그친다.

10명 중 7명, 아파트 공용시설 함께 사용해야
주민공동시설 이용 방식(통합/분리) 선호는 임대가구 관리비 부담 비율에 따라 소폭 차이

아파트 공용시설을 입주형태 구분 없이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여론은 비상계단 79%, 출입구 78%, 엘리베이터와 주차장은 각 76%로 높게 형성되었다.

이웃 간 교류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단지 내 주민공동시설(놀이터, 헬스장, 경로당 등) 이용에 관한 인식은 임대주택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 상황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임대주택 가구에서 관리비를 부담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주민공동시설을 일반 분양주택 입주민만 이용(15%) 혹은 일반 분양주택 입주민과 임대주택 입주민이 이용하는 주민공동시설이 분리(26%)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40%에 달한다. 임대주택 가구가 관리비를 절반 이하 수준으로 부담하는 경우에는 주민공동시설 분리에 36%가 동의한다(일반 분양주택 입주민만 이용 7%, 시설 분리해 따로 이용 30%). 임대주택 가구의 관리비 부담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큰 폭은 아니며, 관리비 부담 상황과 상관없이 응답자 10명 중 6명은 모든 주민이 주민공동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고 본다.

소셜믹스의 제도적 향방

입주자 공동대표회의 의무화 45% vs. 자율에 맡겨야 21%

혼합주택 내 관리비 등 공동사항에 대한 의사결정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이 서로 다른 법체계의 적용을 받아 관리·운영 방식이 이원화되어 있기 때문이며, 실제로도 분양주택·임대주택별 주민대표회의를 따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하여 분양·임대주택 입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입주자 공동대표회의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45%로, 아파트 내부 사안의 논의 방식은 주민들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21%)보다 2배 이상 높아 법제화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이 우세하다.

모든 가구 공개추첨 의무화 52% vs. 기부채납으로 면책 42%

지난해 9·7 부동산대책 이후 혼합주택에서 동·호수 공개추첨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재건축 계획을 승인하지 않는 법안이 발의되었는데, 이 방안에는 응답자의 52%가 찬성한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소셜믹스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에 대해서는 벌금성 기부금을 내는 경우 수용하며, 공급 물량 확대나 추가 기부채납을 통해 사업 차질을 막는 ‘유연한 접근’을 고려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방침처럼 기부금을 내는 조건으로 분양동 우선배정을 허용하는 방안에는 42%가 동의한다. 임대주택 거주 경험이 있는 응답자나 진보성향 응답자일수록 실리적 타협보다는 예외 없는 원칙 적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나, 서울시의 조건부 수용안의 경우 집단 간 뚜렷한 의견차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

소셜믹스의 취지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문제는 이 정책이 ‘내 이웃’의 문제로 다가올 때 발생하는 심리적인 거리감이다. 소셜믹스를 둘러싼 논란은 주거문제가 물리적 혼합을 넘어 입주민의 심리적 수용성을 포함한 다면적 접근이 필요한 과제임을 보여준다. 소셜믹스 정책의 취지에는 다수가 동감하더라도 소셜믹스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에 관해서는 비용 분담의 합리성에 대한 인식 차이와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소셜믹스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 내고, 분양주택 및 임대주택 입주민, 관리 주체 사이의 통합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등 소셜믹스 정책의 질적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5년 11월 기준 약 97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5년 9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39,031명, 조사참여 1,631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2.6%, 참여대비 61.3%)
  • 조사일시: 2025년 12월 5일 ~ 12월 8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