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막을 내린 제 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병역특례와 관련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종목에서 특정 선수에게 병역 면제라는 특혜를 주기 위해 공정하지 못한 선발이 이루어졌다는 것이 논란의 시발점이었다. 이로 인해 병역특례제는 그 실효성에 대한 갑론을박부터 제도의 존폐 여부까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병역특례제를 축소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과는 다소 상반되게 실제 조사 결과 응답자의 64%가 여전히 병역특레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국익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지 않는다던 세간의 주장과 달리 도움이 된다는 응답 비율도 60%로 나타나 온라인 상에서 높아진 반대 여론보다는 상대적으로 병역특례제에 우호적인 국민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특혜의 대상이 된 선수 중 일부에 대한 반감은 조사 결과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선수 선발과 관련한 논란의 중심이던 야구대표팀의 경우 특혜 대상이 되는 것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2%에 불과한 반면, 축구와 그 외 종목 금메달리스트는 각각 69%, 71%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성과 못지 않게 중시하는 국민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그라들 줄 모르고 커져가던 병역특례 논란은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한다. 국위선양이 병역특례제의 존재 이유라면 체육 및 순수 예술계로만 국한했던 혜택을 대중예술계, 그 중에서도 빌보드 차트 1위라는 업적을 달성한 방탄소년단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사 결과로 드러난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대상 지정에 대한 찬성 비율은 40%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병역특례제를 확대한다면 어떤 분야가 적절한가에 대한 질문에도 대중예술(23%)보다는 과학∙ 기술 분야(54%) 가 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부처 합동 TF팀을 출범시켜 병역특례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개선안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병역 마일리지 제도에 대해 찬반 입장을 질문한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절반을 넘어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수준의 대안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 외에 국민청원으로 올라온 개선안 중에서는 ‘복무 시점 연장 및 재능 기부’ 에 대한 찬성(63%)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적용을 고려해 볼만 하다. 다만 어떠한 개선안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한 데다 오랜 기간 동안 잡음을 일으키던 문제인 만큼 개선안의 확정까지는 충분한 숙고와 대국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병역 특례제는 과연 필요한가
병역특례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64%
예술∙ 체육계 소수 인원에게 사실상의 병역 면제 혜택을 제공하는 병역특례제의 필요성에 대하여 응답자의 64%가 ‘필요(매우 필요하다 12%, 필요하다 53%)'하다고 답했다. 사회 전반에서 병역특례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이다.
병역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남성의 경우에도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60%로 여성(68%)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는 하나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연령별로는 30~39세부터 60세 이상까지 연령대에서 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60% 전후로 고르게 분포하는데 19~29세는 81%로 병역특례제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60%
병역특례제는 ‘국위선양’과 ‘문화창달’이라는 목적 아래 도입된 제도이다. 현재의 병역특례제가 이러한 도입 취지에 부합하여 실질적으로 국가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0%가 도움이 된다(매우 도움이 된다 8%, 도움이 된다 51%)고 답했다. 이 제도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과 유사한 수준의 응답자가 국익에의 도움 여부도 긍정적으로 응답함으로써, 실제 응답 결과는 불거진 병역특례제 무용론과 다른 양상을 띈다.

논란의 중심, 야구대표팀과 BTS
야구대표팀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
지난 제 18회 아시안게임에서는 야구대표팀의 병역 특혜와 관련해 논란이 일었다. 특정 선수에게 병역 면제 혜택을 주기 위해 비합리적으로 선수 선발이 이루어졌다는 비판 때문인데, 종목별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특혜의 적절성 응답 결과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야구대표팀이 병역 특례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서는 42%(매우 적절하다 7%, 적절하다 36%)만이 적절한 처사라고 답한 반면, 축구와 그 외의 종목 금메달 리스트에게 주어진 병역 특례에 대해서는 각각 69%와 71%가 적절하다고 응답해 그 차이가 약 30%에 육박한다.
이를 통해 단순히 금메달 획득이라는 결과만으로 병역 특혜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함께 고려하는 국민의 정서를 확인할 수 있다

BTS의 병역 특혜 지정에 대해서는 60%가 반대
국위선양을 한 인물에게 병역 특혜가 주어지는 것이라면 한글 노래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도 그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며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병역특례 대상 지정에 대한 찬반 여부 응답 결과로는 찬성(40%)보다 반대(60%)의 비율이 높았으며, 이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병역 특혜가 적절하다고 응답한 비율과 유사한 수준이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여성(38%)보다 남성(42%)의 찬성 비율이 높고, 연령별로도 39세 미만의 저연령대보다 40세 이상의 고연령대에서 찬성 비율이 높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병역특례제를 확대한다면 대상은 과학·기술 분야가 되어야
체육과 순수 예술 분야에 국한된 병역특례제의 범위를 확대한다면 과학∙ 기술 분야가 추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54%로 가장 많았다. 대중예술 분야(23%)나 문학 분야(11%)의 응답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으며, 기타 의견으로는 노벨상 등 분야를 막론한 각종 유명 대회 수상자 등이 있었다.

병역특례제 개선에 대한 의견
병역 마일리지 제도는 과반이 찬성
병역특례제의 현실적 개선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병역 마일리지 제도에 대해서는 과반(55%)이 해당 분야에서 꾸준히 헌신해야 하는 점이 합리적이므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분야 및 종목별 기회의 형평성 문제로 반대한다는 의견은 36%였다.

기타 대안으로는 ‘복무 시점 연장 및 재능 기부’에 대한 찬성이 가장 높아
병역 마일리지 제도 이외의 다양한 병역특례제 개선 의견 중에는 ‘복무 시점 연장 및 재능 기부’가 63%로 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해당 분야 지도자 등의 자격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되 복무 시점을 최대 50세 정도까지 연장해주는 방안이다.
병역특례는 유지하되 복무기간 동안 발생한 수익의 일부 또는 전액을 기부하거나 국가에 헌납하는 ‘수익금 귀속’에는 57%, 비시즌을 활용하여 군 복무를 나누어 이행하는 ‘분할복무제’에는 53%가 각각 찬성했다.

담당자: 권성욱 과장
전화: 02-3014-1069
e-mail: swkwon@hrc.co.kr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018년 8월 기준 약 43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학력별, 직업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18년 1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림가중)
- 응답률: 메일 발송 8,414명, 조사참여 1,356명, 조사완료 1,000명 (발송자 대비 11.9%, 참여자 대비 73.7%, 유효 참여자 대비 86.3%)
- 조사일시: 2018년 9월 14일 ~ 9월 17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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