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은 36.5도가 정상이고, 혈압은 120에 80이 기준이다. 검진 결과지를 받아 들면 각 항목마다 정상 범위가 함께 찍혀 나온다. 그러나 “요즘 건강하십니까”라는 물음 앞엔 그런 눈금이 딱히 없다. 어떤 사람은 최근 병원에 갈 일이 있었는지를 떠올리고, 어떤 사람은 아침에 몸을 일으킬 때의 느낌을 떠올린다. 건강을 재는 눈금은 사람마다 다르게 새겨져 있는 듯하다. 스스로가 건강하다고 여기는지 아닌지는 검진 수치와는 별개로 움직이며, 그러한 생각이 다시 본인이 무엇을 먹고 얼마나 움직일지를 좌우한다. 건강 상태를 비추는 거울이면서, 동시에 건강한 행동의 출발점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상태를 두고 건강하다고 생각할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은 지난 7월 10일~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스스로의 건강 상태에 대해 몇 점을 주는지,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고 실천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질문들을 묻고, 1년 사이 변화들을 살펴보았다.
신체건강의 의미
신체건강의 의미는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상태(64%)’와 ‘질병·질환이 없는 상태(59%)’
30대는 주로 질병 부재를, 70세 이상은 일상생활 유지를 건강의 요건으로 꼽아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질병이나 질환이 없는 상태(32%)’이다. 그러나 3순위까지 넓히면 ‘식사, 수면 등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상태’가 64%로 가장 높고, ‘질병이나 질환이 없는 상태’가 59%, ‘적절한 체중과 근육량을 유지한다’가 52%다. 건강을 한마디로 말하라면 병이 없는 상태를 먼저 떠올리지만, 범위를 넓혀 생각한다면 일상이 무리 없이, 문제없이 굴러가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다.
이어 ‘업무나 학업 등 자신의 일을 문제없이 수행한다(32%)’, ‘스트레스나 피로를 금방 회복한다(31%)’, ‘생리기능이 원활하다(22%)’, ‘걱정이나 스트레스가 없다(22%)’ 순으로, 상위 세 항목(일상생활 문제없음, 질병·질환 없음, 체중·근육량 유지)과는 20%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에도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질병이나 질환이 없는 상태(35%)’였다. 다만 3순위까지 넓혔을 때는 질병·질환 없는 상태(64%)가 1위, 일상생활 문제 없는 상태(62%)가 2위로 올해와는 순위가 다소 바뀌었다. 그 차이가 크진 않으며, ‘병이 없음’과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음’이 신체건강의 의미를 정의하는 데 나란히 상위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짚는 것이 보다 적절하다.
30대는 69%가 ‘질병이나 질환이 없는 상태’라고 답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상태’는 56%로 18-29세와 함께 다른 연령대 대비 낮은 편이다. 70세 이상은 정반대다.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는 상태’가 76%로 가장 높은 반면, ‘질병이나 질환이 없는 상태’는 47%로 가장 낮다.
이는 세대별로 몸 상태가 다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젊은 세대에게는 질병이 없는 상태는 기본값에 가깝고, 그래서 병이 없다는 사실이 건강의 요건으로 쉽게 떠오른다. 반면 만성질환을 하나쯤 안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지는 연령대에서는 병이 없는 상태만을 기준으로 삼기 어려워진다. 병이 있더라도 일상이 유지되는지가 함께 요구되는 것이다.
‘적절한 체중과 근육량을 유지한다’는 70세 이상에서 63%로 가장 많다. 나머지 연령대가 42~55% 사이에 분포하는 것과 비교하면, 고령층에서 체중과 근육량을 건강의 요건으로 꼽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신체건강 관리의 목적
건강을 관리하는 이유, 대체로 지금보다 나중을 위해서
10명 중 6명은 노후를 위해, 5명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건강을 관리
건강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에 이어 사람들이 무엇을 위해 몸을 돌보는지 물었다. 신체건강을 관리하는 이유로는 ‘미래를 위해(노후 대비, 건강한 삶)’가 61%로 가장 많다. 이어 ‘가족이나 주변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49%)’와 ‘질병 예방을 위해(43%)’,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34%)’, ‘정신건강을 위해(27%)’, ‘현재 가지고 있는 질병이나 질환을 회복하기 위해(22%)’, ‘외적인 모습(외모, 체형) 관리를 위해(21%)’, ‘업무나 학업 수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15%)’ 순이다.
상위 항목(미래 대비, 가족 부담 회피, 질병 예방 등)들은 대체로 지금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다. 노후를 대비하고, 훗날 가족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아직 오지 않은 병을 막기 위해 몸을 돌본다. 반면 지금의 필요에서 출발하는 이유들, 이를테면 외적인 모습을 관리하거나 업무와 학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다. 건강관리는 대체로 미래를 위한 준비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18-29세는 외적인 모습(46%)과 업무·학업 수행(30%)을 상대적으로 많이 꼽아
70세 이상은 가족이나 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74%)
연령별로 살펴보면, ‘가족이나 주변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는 18-29세에서 17%에 그치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늘어 70세 이상에서는 74%로 20대와는 56%포인트 차이가 난다. 반면 ‘외적인 모습(외모, 체형) 관리를 위해’는 18-29세에서 46%로 가장 높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져 70세 이상에서는 9%에 그친다. ‘업무나 학업 수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역시 18-29세 30%, 70세 이상 9%로 젊은 세대의 응답이 두드러진다.
젊은 세대에게 건강관리는 자신을 위한 일에 가깝다. 보여지는 몸을 가꾸고, 해야 할 일을 무리 없이 해내기 위해 관리한다. 반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관리의 목적이 자신을 넘어 주변으로 향한다. 내가 아프면 곁의 누군가가 감당해야 한다는 인식이 건강관리의 이유가 되는 것이다.
주관적 신체건강 인식
신체건강 자가평가 평균 5.9점… 절반 이상(55%)이 자신을 건강한 편으로 평가
작년과 비교하면 건강하지 않다(31%), 비슷하다(51%) 응답이 대부분
신체건강 인식조사는 자신의 신체건강을 네 가지 방식으로 묻는다. 현재 자신의 건강과 실제 나이와 비교했을 때 체감하는 신체건강 나이를 묻는다. 이어 1년 전과 비교해 지금의 건강 상태와 같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인지 물었다.
자신의 신체건강 점수를 매기게 한 결과, 평균 점수는 5.9점이다. 건강한 편(6~10점)이라는 응답이 55%, 건강하지 않은 편(0~4점)이라는 응답이 22%, 보통(5점)이 23%다. 절반 이상이 자신을 건강한 쪽으로 평가한다. 연령별로는 18-29세가 6.5점으로 가장 높고, 30대가 6.2점, 40대 이상은 5.6~5.8점 사이에 머무른다.
1년 전과 비교해 지금의 건강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비슷하다’가 51%로 가장 많다. ‘건강하지 않다’는 31%, ‘건강하다’는 18%로, 나빠졌다는 응답이 좋아졌다는 응답보다 많다. 연령별로 보면 18-29세는 좋아졌다는 응답이 29%로 나빠졌다는 응답(24%)보다 많은 유일한 연령대다. 이후로는 역전되어, 70세 이상에서는 좋아졌다는 응답이 10%에 그친다.
소득과 계층인식에 따른 건강 상태를 살펴보면, 월평균 가구소득 600만원 이상은 65%가 자신을 건강한 편이라고 답했으나 300만원 미만은 43%만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스스로를 중상층으로 여기는 사람은 68%, 하층으로 여기는 사람은 45%가 건강하다고 답해, 연령에 따른 차이 못지 않게 경제적 여건에 따라 건강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도 차이를 보인다.
18-29세 31%는 ‘실제 나이보다 신체건강 나이 많다’, 70세 이상은 43%가 ‘적다’
동년배와 비교해도 70세 이상(46%)이 40대(22%)보다 자신을 건강하게 평가
실제 나이와 비교해 체감하는 신체건강 나이를 묻자 ‘비슷하다’가 51%로 가장 많고, ‘실제 나이보다 적은 편’이 23%, ‘실제 나이보다 많은 편’이 22%이다. 여기서는 앞선 문항과 정반대의 흐름이 보인다. 자신의 건강에 높은 점수를 주고 1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답했던 젊은 세대가, 나이를 기준으로 삼는 순간 가장 부정적으로 답한다. 18-29세는 실제 나이보다 많다는 응답이 31%로 적다는 응답(10%)의 세 배에 이른다. 반대로 70세 이상은 적다는 응답이 43%로 많다는 응답(10%)의 네 배가 넘는다. 20대의 몸에 기대되는 수준이 높은 만큼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느끼기 쉬운 반면, 고령층에서는 같은 몸 상태라도 자기 나이대에 견주면 낫다고 평가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또래와 비교했을 때는 ‘비슷하다’가 42%, ‘건강하다’가 33%, ‘건강하지 않다’가 25%이다.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46%로 가장 높고, 40대가 22%로 가장 낮다. 체감 신체건강 나이와 마찬가지로, 고령층일수록 또래 대비 자신의 건강을 낫게 평가한다. 다만 웹조사에 참여하는 고령층은 같은 연령대에 비해 건강하거나 활동적일 수 있어 해석에 다소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앞서 현재 건강 상태 평가에서와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어느 계층으로 여기는지에 따라 체감 나이와 동년배 대비 평가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스스로를 중상층으로 여기는 사람은 체감하는 신체건강 나이가 실제보다 적다는 응답이 29%, 동년배보다 건강하다는 응답이 38%이다. 반면 스스로를 하층으로 여기는 사람은 신체건강 나이가 실제보다 적다는 응답이 20%, 동년배보다 건강하다는 응답은 28%이다. 나이나 또래를 기준으로 삼았을 때에도 계층인식이 낮을수록 자신의 건강을 낮게 평가하는 모습이 보인다.
신체건강 평가는 지난해와 큰 변화 없어…
기준을 무엇으로 삼느냐에 따라 갈리는 신체건강 평가
신체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큰 변화는 없다. 자가평가 평균은 10점 만점에 5.7점에서 5.9점으로 올랐고, 건강한 편이라는 응답도 52%에서 55%로 비슷하다. 1년 전 대비 평가와 동년배 대비 평가는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체감 신체건강 나이를 실제보다 많다고 답한 비율은 26%에서 22%로 4%포인트 줄었다. 절대적인 점수를 매기거나 1년 전과 비교할 때 젊은 세대의 평가가 높지만, 나이나 또래를 기준으로 하면 반대 결과가 나온다. 같은 몸을 두고도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셈이다.
신체건강에 대한 가치관과 신념
‘개인 경쟁력에 중요(89%)’, ‘돈보다 건강(84%)’… 건강의 중요성에는 대부분 동의
‘비용 투자할수록 잘 관리’는 18-29세 80%, 70세 이상 26%로 의견 나뉘어
신체건강 가치관과 신념에 대한 네 가지 진술에 대해 ‘신체건강은 개인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에 89%가, ‘돈이 많은 것보다 몸이 건강한 것이 더 행복한 삶이다’에 84%가 동의한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거의 없는 셈이다. 반면 ‘개인적인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잘 관리할 수 있다’는 71%, ‘비용을 많이 투자할수록 더 잘 관리할 수 있다’는 53%로, 건강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사람들의 의견이 다소 갈린다.
의견이 가장 크게 나뉘는 지점인 비용 투자에 대해 18-29세, 30대는 80% 안팎으로 동의하나, 50대 이상에선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젊은 세대가 앞서 외적인 모습을 관리하기 위해(46%) 건강을 돌본다고 답한 것처럼 건강은 들이는 만큼 얻는 것에 가까운 것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네 진술 모두 큰 변화가 없다. 다만 비용에 관한 진술에서 18-29세와 70세 이상 간 차이는 지난해 38%포인트에서 올해 54%포인트로, 격차가 다소 커졌다.
건강 정보에 대한 태도
건강정보의 의학적 근거를 확인한다 57%, 접한 정보를 실천한다 50%
민간요법이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47%… 네 진술 모두 절반 안팎
건강에 관한 정보는 어디서나 접할 수 있다. 사람들은 건강정보를 얼마나 찾아보고, 얼마나 따져보고 있을까. 건강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물었다.
‘습득한 신체건강 관련 정보가 전문적,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지 찾아본다’에 57%가 동의하고, ‘평소 신체건강 관련 콘텐츠를 자주 찾아본다’가 51%, ‘신체건강 관련 정보를 접한 후 실제로 실천하고 있다’가 50%이다. ‘민간요법을 잘 활용하면 신체건강 증진에 많은 도움이 된다’에는 47%가 동의한다.
네 진술 모두 동의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각각 절반 안팎이다. 건강의 중요성에는 대부분이 동의했던 것과 달리, 정보를 찾고 따지고 실천하는 정도에서는 응답이 고르게 나뉜다.
연령별로도 두 진술이 상반된다. 건강 관련 콘텐츠를 자주 찾아본다는 응답(18-29세는 49%) 은 70세 이상에서 62%로 세대 중 가장 높고, 반대로 정보를 접한 후 실제로 실천한다는 응답(70세 이상은 50%)은 18-29세에서 62%로 가장 높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관심이 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 관심이 곧 실천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실천은 오히려 젊은 세대에서 두드러진다.
신체건강 자가평가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자신이 건강하다고 평가한 사람은 정보를 접한 후 실천한다는 응답이 58%이나, 건강하지 않다고 평가한 사람은 37%에 그친다. 정보를 찾아보고 근거를 확인한다는 응답에서도 같은 방향의 차이가 나타난다. 다만 어느 쪽이 앞선 것인지는 이 조사만으로 알기 어렵다. 정보를 찾아보고 실천한 결과 건강해졌을 수도 있고, 스스로 건강하다고 여기는 사람이 정보에도 더 관심을 두고 실천할 여력도 가졌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자신의 건강 상태와 정보를 대하는 태도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병이 없는 상태를 떠올리는 사람과 일상이 유지되는 상태를 떠올리는 사람이 나뉘고, 같은 몸을 두고도 절대적인 점수를 매길 때와 나이나 또래를 견줄 때의 답이 다르다. 무엇을 위해 몸을 돌보는지, 건강이 무엇으로 얻어진다고 보는지도 세대에 따라 갈린다. 젊은 세대가 자신을 위해 건강을 관리하고 그것을 투자의 결과로 여기는 모습이다. 반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주변 가까운 주변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건강관리의 목적으로 대두되며, 노력이나 비용만으로 건강이 좌우된다는 인식도 옅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6년 6월 기준 전국 97만여 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기준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6년 6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 응답율: 조사요청 47,941명, 조사참여 1,609명, 조사완료 1,000명 (요청대비 2.1%, 참여대비 62.2%)
- 조사일시: 2026년 7월 10일 ∼ 7월 13일
- 조사기관: (주)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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