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9일은 제579돌 한글날이었다. 한글날은 2005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일부개정되어 ‘국경일’로 지정되었고, 2012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됨에 따라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인 ‘한글’을 반포한 세종대왕의 위업을 선양하고, 한글을 우수성과 독창성을 널리 알려 문화민족으로서 국민의 자긍심을 일깨우고자 한글날을 국경일 및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한글날을 맞이하여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2025년 9월 5일 ~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국민과 공공기관의 한국어 사용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주요 내용
- 최근 1년간 한글 또는 한국어가 자랑스럽거나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는 76%로 자랑스러운 한국어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외국어가 많이 사용된다는 응답이 77%이다.
- 일상생활에서 외국어 단어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절반 수준(55%)이고, 외국어 단어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응답은, 고연령층(50대 이상), 학력이 낮을수록 높다.
- 공공기관의 제작물에서 외국어가 많이 사용된다는 응답은 57%인 가운데, 외국어 때문에 공공 서비스 이용을 포기했다는 응답이 60세 이상에서 35%내외로 1/3정도 경험이 있었고,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해야 한다는 응답도 다른 연령층 대비 높다.
- 공공기관에서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10명 중 7명 정도(70%)가 동의한 가운데, 바꾸어 사용했을 때 장점은 ‘정보 격차 해소‘(48%), 단점은 ‘의미 왜곡’(45%)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1순위 응답).
- 국립국어원에서 발표한 ‘다듬은 말’ 10개를 얼마나 이해하기 쉬운지 평가한 결과, ‘혈당 급상승’과 ‘땅꺼짐’이 이해하기 쉽다는 응답이 90%이상인 가운데, 이해하기 어렵다는 단어의 경우 ‘다듬은 말이 자주 사용되지 않는 단어라 익숙하지 않아서’(38%)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가장 많다.
한글 또는 한국어에 대한 인식
최근 1년간 한글 또는 한국어가 자랑스럽거나 뿌듯했던 경험 76%
최근 1년간 한글 또는 한국어가 자랑스럽거나 뿌듯했던 경험이 있는지 물었다. 조사 결과 76%가 한글 또는 한국어가 자랑스럽거나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언제 한글 또는 한국어가 자랑스러웠는지 물어본 결과 ‘한국어로 제작된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았을 때’ 자랑스러웠다는 응답이 34%로 가장 많고(1순위 응답), 그 다음으로 ‘외국인이 한국어를 배우거나 사용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22%) 자랑스러웠다고 응답하였다. 한글 또는 한국어는 한반도 일대에서만 주요하게 사용되는 언어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가 확산되어 다양한 국가에서 활용되는 것을 봄으로써 한글 또는 한국어가 특정 지역에서만 쓰이는 언어가 아닌 세계 곳곳에서 인정받는다는 경험이 자긍심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의 한글 또는 한국어 사용
일상생활에서 외국어가 많이 사용된다는 응답 77%
대외적으로 한글 또는 한국어 사용이 증가하여 국민들은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 개인의 언어생활에서 한국어와 외국어 사용은 어떠할까? 일상생활에서 외국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77%가 많이 사용된다고 응답하였다.
일상생활에서 외국어 단어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경험한 비율 55%
한편, 55%는 일상생활에서 외국어 단어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험은 특히 노년층(60대: 69%, 70세 이상: 70%)과 고졸 이하(66%) 학력을 가진 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외국어 단어 사용이 특정 집단과의 소통을 방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한글 또는 한국어 사용
공공기관에서 제작한 각종 서류, 안내문, 홍보문 등에서 외국어가 많이 사용된다는 응답 57%
‘공공기관에서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언어’를 공공언어라고 한다. 공공언어는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쓰여야 하는데, 일반 국민들은 공공언어가 어떻게 사용된다고 인식되고 있을까? 중앙행정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제작한 각종 서류, 안내문, 홍보문 등에서 외국어가 얼마나 많이 사용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57%가 외국어가 많이 사용된다고 응답했다.
노년층에서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에 상대적으로 수요 높아
그렇다면 외국어를 계속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공공기관에서 사용한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70%로 10명 중 7명 정도인 가운데, 연령대별 차이가 나타났다. 청년층(2030 세대) 대비 노년층(60세 이상)에서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많았다. 앞서 일상생활에서 외국어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집단과 일맥상통하였다. 그런데 노년층은 단순히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에 그쳤을까?
공공기관의 각종 서류, 안내문, 홍보문 등에 외국어가 사용되어서
‘서비스 이용을 포기했다’는 응답은 청년층(2030 세대) 대비 노년층(60세 이상)에서 비교적 높아
공공기관의 서비스 이용 시 각종 서류, 안내문, 홍보문 등에 외국어가 사용되어 행정 절차 지연, 문의 필요성 증가, 서비스 이용 포기 등의 불편함을 겪은 경험이 있는지 살펴본 결과 세 가지 모두 30% 내외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서비스 이용을 포기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특히 청년층(2030 세대) 대비 노년층(60세 이상)에서 비교적 높아 세대 간 불균형이 나타났다.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외국어는 노년층에게는 서비스 이용의 장애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사용할 필요가 있다.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을 때 장점과 우려 그리고 고려할 사항
공공기관에서 쉬운 우리말을 사용할 때 장점 대(對) 우려: ‘정보 격차 해소’ 48% 대(對) ‘의미 왜곡’ 45%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공공기관에서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이유를 물어본 결과 ‘모든 사람이 내용을 쉽게 이해해 사람들 사이의 정보 격차를 줄일 수 있어서’가 48%로 가장 높았고(1순위 응답), 그 다음은 ‘의사소통이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서(25%)’였다.
한편,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꿀 때 걱정되는 점은 없을까? ‘외국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자는 ‘외국어를 번역하거나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과정에서 의미가 왜곡되거나 어감이 달라질 수 있다'(45%)는 점을 가장 걱정하였다.
국립국어원의 다듬은 말 평가: 10개 단어 중 90% 이상 ‘쉽다’는 단어는 ‘혈당 급상승’과 ‘땅꺼짐’
이해하기 어려웠던 단어는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고 추상적인 단어
국립국어원에서는 일상 언어 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어렵고 낯선 외래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선정하고 있다. 과연 국민들은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다음은 말을 잘 이해하고 있을까?
도로 살얼음(블랙 아이스), 혈당 급상승(혈당 스파이크), 비대면(언택트), 인출 폭주(뱅크런), 땅꺼짐(싱크홀), 지역 상표/지역 대표 상표(로컬 브랜드), 최상위/최고 수준(탑티어), 위축 효과(칠링 이펙트), 빠른 배달 거래(퀵커머스), 인공 지능 조작 영상(딥페이크) 등 국립국어원에서 다듬은 말로 선정한 10가지 단어를 제시하고 이해하기 쉬운지를 물었다(조사에 활용된 다듬은 말 목록은 국립국어원에서 제공하였다). 그 결과 ‘혈당 급상승’과 ‘땅꺼짐’이 이해하기 쉽다는 응답이 90% 이상이었고, ‘인출 폭주’와 ‘위축 효과’는 70% 선이었다. 제시한 10개 다듬은 말 모두 최소 70% 이상의 응답자가 이해하기 쉽다고 응답하였기 때문에, ‘인출 폭주’와 ‘위축 효과’ 같은 단어들은 다른 단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많다.
10가지 다듬은 말 중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는 ‘다듬은 말이 자주 사용되지 않는 단어라 익숙하지 않아서(38%)’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고, 이어서 ‘다듬은 말 단어 자체의 의미가 직관적이지 않고 추상적이어서(27%)’, ‘원래 외국어 단어의 의미나 맥락을 잘 몰라서(17%)’, ‘기존 한국어 단어와 겹치거나 혼동되어서(1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어 표현,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야 할 때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상생활과 공공언어 사용 시 외국어를 섞어 사용하는 것은 소통의 불편을 넘어 공공서비스 이용 격차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외국어를 의미 왜곡 없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로 다듬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한글날을 맞아 함께 고민해 볼 과제라 할 수 있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5년 8월 기준 약 97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5년 6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38,261명, 조사참여 1,954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2.6%, 참여대비 51.2%)
- 조사일시: 2025년 9월 5일 ~ 9월 8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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