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인식조사
집안 주요 대소사에 대한 부부 의사결정권 기대와 현실
집안 대소사 7개 항목 모두 ‘부부가 똑같이 결정해야’ 5년 연속 다수
자기 부모 부양은 자기가 결정해야 한다는 인식 강해지고
생활비는 아내 몫이라는 인식은 옅어져
가정에서 결정해야 할 큰일들은 누가 결정권을 가져야 할까. 자녀 교육, 이사와 주택 구입, 재산 관리와 투자, 생활비 지출 관리, 경조사와 가족모임, 남편 쪽 부모 부양, 아내 쪽 부모 부양 등 일곱 항목을 놓고 남편과 아내 중 누구에게 더 많은 의사결정권이 있어야 하는지 물었다.
사람들의 생각은 뚜렷하다. 일곱 항목 모두에서 ‘부부가 똑같이’가 다수고 그 비율은 전체 응답자 기준 58%(생활비 지출 관리)에서 77%(이사와 주택 구입)에 이른다. 돈이 크게 오가는 결정일수록 부부 공동 결정을 지지하는 응답이 높다. 이사와 주택 구입은 77%, 재산 관리와 투자는 72%가 부부가 동등하게 의사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 답했고, 남편이나 아내 한쪽이 결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어느 쪽도 15%를 넘지 않는다. 실제 부부 생활을 하는 기혼자로 좁혀 봐도 결과는 다르지 않다. 기혼자 역시 이사와 주택 구입에 대해서는 73%, 재산 관리와 투자에 대해서는 67%가 부부 동등한 의사결정권을 지지한다.
자녀 교육(73%)과 경조사·가족모임(69%)도 공동 결정이 대세지만 한쪽을 꼽은 사람들은 남편보다 아내를 택했다. 자녀 교육은 아내가 의사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23%)이 남편이 가져야 한다는 응답(4%)보다 19%포인트 많고, 경조사·가족모임도 아내(20%)가 의사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남편이 가져야 한다는 응답(11%)보다 높다. 기혼자 역시 동일한 생각이다.
남편 부모, 아내 부모 부양 문제는 모두 61%가 부부 공동 결정을 지지한다. 하지만 혈연에 따라 응답이 갈린다. 아내 쪽 부모 부양은 아내가 결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34%, 남편이 결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6%다. 남편 쪽 부모 부양은 남편 28%, 아내 11%로 반대 의견이다. ‘자기 부모의 부양은 자기가 결정권을 갖는다’는 이러한 인식은 2022년 이후 조금씩 상승하는 양상이다. 남편 쪽 부모 부양에서 남편의 의사결정권을 지지하는 비율은 2022년 23%에서 올해 28%로, 아내 쪽 부모 부양에서 아내의 의사결정권 지지하는 비율은 27%에서 34%로 올랐다. 부부 공동 결정이 여전히 다수의 의견이긴 하지만, 부양 문제에서는 당사자 자녀의 발언권을 더 인정하는 쪽으로 무게가 조금씩 옮겨가는 중이다.
생활비 지출 관리는 공동 결정을 지지하는 응답이 58%로 다수이지만 아내가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응답도 33%로 일곱 항목 중 가장 높다. 기혼자만 보면 아내 40%, 남편 10%로 격차가 더 벌어진다. 가계 관리는 아내 역할이라는 인식이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러나 가계 관리를 아내가 맡아야 한다는 인식은 2022년 39%에서 올해 33%로 5년 사이 6%포인트 낮아져,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다.
부부가 함께 집안의 대소사를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은 2022년 첫 조사 이후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 다만 변화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가계 관리를 아내 몫으로 보는 전통적 인식은 조금씩 옅어지는 반면, 부모 부양에서는 혈연 당사자의 결정권을 인정하는 인식이 오히려 조금씩 강해지고 있다.
실제 의사결정도 ‘부부가 똑같이’가 다수… 인식과의 격차 크지만 5년간 조금씩 좁혀져
생활비 지출은 아내가 결정한다는 응답 46%, 처음으로 절반 아래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다를 수 있다. 기혼자에게 같은 일곱 항목에서 실제로 누가 결정권을 갖고 있는지 물었다.
경제 관련 사안과 경조사·가족모임에서는 실제로도 부부가 함께 결정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다. 다만 그 비율은 부부가 공동으로 의사결정권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보다 낮다. 재산 관리와 투자는 기혼 응답자 중 67%가 부부 공동 결정이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응답은 48%다. 이사와 주택 구입 역시 인식(73%)과 실제(58%), 경조사·가족모임도 인식(63%)과 실제(55%) 간 간격이 있다.
다만 실제로 부부가 함께 결정한다는 응답은 2022년과 비교해 재산 관리와 투자가 41%에서 48%로, 이사와 주택 구입이 51%에서 58%로, 경조사·가족모임이 47%에서 55%로 모두 7~8%포인트 올랐다. 대신 아내나 부부 중 한 쪽이 의사결정을 담당한다는 응답은 줄었다. 이사와 주택 구입에서 남편이 주로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는 응답은 2022년 25%에서 올해 19%로, 경조사·가족모임에서 아내가 결정한다는 응답은 2022년 37%에서 올해 29%로 내려갔다.
부모 부양은 인식에서 나타난 혈연 구도가 현실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남편 쪽 부모 부양은 남편이 결정한다는 응답이 28%로 아내(15%)의 두 배에 가깝다. 아내 쪽 부모 부양은 그 격차가 더 커서, 아내가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이 41%, 남편이 주로 결정한다는 응답은 7%다. 그래도 두 항목 모두 부부가 함께 결정한다는 응답이 각각 57%, 52%로 절반을 넘는다.
인식과 현실이 가장 크게 어긋나는 곳은 생활비 지출 관리와 자녀 교육이다. 두 항목 모두 부부 공동 결정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다수였지만 실제로는 아내가 결정한다는 응답이 많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기혼 응답자 중 49%가 자녀 교육은 아내가 결정한다고 답했고 부부 공동으로 결정한다는 응답은 41%, 남편이 결정한다는 응답은 11%이다. 생활비 지출 관리도 아내 46%, 부부 공동 39%, 남편 14% 순이다. 다만 여기서도 변화는 진행 중이다. 생활비 관리를 아내가 결정한다는 응답은 2022년 57%에서 올해 46%로 내려와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절반 밑으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부부가 함께 결정한다는 응답은 30%에서 39%로 올랐다. 가계 관리라는, 오랜 기간 동안 아내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일에서도 부부 공동 결정이 늘었다.
제시한 일곱 항목 모두 실제 공동으로 결정한다는 비율은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 생활비와 자녀 교육은 여전히 아내에게 결정권이 쏠려 있다. 그러나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사안과 경조사에서 부부 공동 결정은 늘고 생활비 관리에서 아내 단독 결정은 줄었다. 함께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느린 속도로나마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가사 분담에 대한 인식과 현실
가사는 부부가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 전체 60%, 기혼자 53%로 5년째 큰 변화 없어
아내가 담당해야 한다는 응답도 전체 36%, 기혼자 44%로 여전히 적지 않아
일상의 가사는 어떻게 나눠야 한다고 생각할까. 전체 응답자의 60%는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22년 첫 조사 이후 줄곧 10명 중 6명 수준을 유지해 왔다. 아내가 주로 담당해야 한다는 응답은 36%로 3명 중 1명꼴이며 이 역시 5년간 큰 변동이 없다.
기혼자로 범위를 좁히면 두 의견의 간격이 크게 줄어든다.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 53%, 아내가 담당해야 한다 44%다. 기혼자 절반가량은 공평한 분담을, 그에 조금 못 미치는 사람들은 아내의 가사 담당을 지지하는 구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18-29세는 85%, 미혼은 78%가 ‘가사는 부부가 공평하게’
나이가 많을수록 ‘아내가 해야’… 60대에서 역전, 70세 이상은 59%
가사분담 인식은 혼인 여부와 나이에 따라 크게 갈린다. 기혼자는 부부 공평 분담(53%)과 아내 담당(44%)이 팽팽하지만 미혼자는 78%가 공평 분담을 지지한다. 세대에 따른 차이는 더 크다. 18-29세는 85%가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고 답했고 아내가 해야 한다는 응답은 10%에 그친다. 30대(72%)와 40대(71%)에서도 10명 중 7명이 공평 분담을 택했다. 50대에 들어서면 아내가 담당해야 한다는 응답이 41%로 오르고 60대에서는 아내 담당(53%)이 공평 분담(43%)을 앞선다. 70세 이상에서는 59% 대 38%로 그 격차가 더 벌어진다.
60대를 경계로 인식이 갈리는 양상은 정상가족 인식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혼인 관계를 기준으로 가족을 판단하는 ‘부부관계 중심형’은 18-29세 23%, 30대 18%에 그치지만 60대 39%, 70세 이상 48%로 높아진다. 가족의 형태를 판단하는 기준과 가족 안에서 역할을 나누는 기준이 모두 60대를 분기점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실제 가사는 여전히 아내 몫 — ‘아내가 담당’ 63%, ‘부부가 공평하게’ 31%
다만 아내 담당 응답은 2022년 이후 가장 낮고, 부부 공평 분담 응답은 조사 이래 최고
생각과 현실의 거리는 가사분담에서 가장 멀다. 기혼자에게 실제로 집에서 가사를 누가 하는지 물었더니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31%에 그치고, 아내가 주로 담당한다는 응답이 63%이다. 기혼자의 53%가 부부 공평하게 가사분담을 나눠야 한다고 답한 것과 견주면 22%포인트 차이다. 그래도 올해 결과는 지난 4년과 다르다. 아내가 가사를 담당한다는 응답은 2022년 조사 이후 가장 낮다.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지난해 23%에서 31%로 올라 조사 이래 가장 높다.
세대별로는 차이가 크다. 18-39세 기혼자는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응답(51%)이 아내가 담당한다는 응답(33%)보다 많고 40대는 두 응답이 비슷하다(43%, 48%). 50대 이상에서는 아내가 담당한다는 응답이 70%를 넘는다(50대 73%, 60대 72%, 70세 이상 73%). 공평한 가사분담은 아직 40대 이하 부부에게서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아내가 경제활동을 해도 가사 부담이 함께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맞벌이 가구에서도 아내가 가사를 담당한다는 응답이 53%로 절반을 넘는다. 외벌이 가구에서는 70%, 부부 모두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에서는 78%가 ‘가사를 아내가 담당한다’고 답했다. 다만 맞벌이 가구에서는 부부 공평하게 가사를 분담한다는 응답은 40%로 외벌이 가구(25%)보다 15%포인트 높아, 맞벌이가 가사 분담을 어느 정도 바꾸고 있음은 확인된다.
부부는 같은 집안의 가사를 다르게 본다. 아내가 가사를 담당한다는 응답은 기혼 남성 54%, 기혼 여성 72%로 18%포인트 차이가 난다.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남성 39%, 여성 23%다. 남편은 자신이 분담하고 있다고 여기지만 아내는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 이 시각차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크기로 나타났다.
부부 사이의 이러한 시각차는 가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살펴본 집안 대소사의 실제 의사결정에서도 남성은 부부가 함께 결정한다고 답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높다. 어느 쪽 가족을 더 자주 만나는지 물었을 때도 남성은 양쪽이 비슷하다고 답한 반면 여성은 어머니(아내) 쪽이라고 답했다. 가족 관계의 여러 영역에서 남성은 균형을, 여성은 한쪽으로의 치우침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경향이 반복된다.
가사분담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 53%, 실제로 공평하게 나눈다 31%
인식과 현실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그 차이는 좁혀져
가사분담을 둘러싼 인식과 현실의 차이는 여전히 크다.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는 데 기혼 응답자의 53%가 동의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는 기혼 응답자는 31%다. 아내가 가사를 담당해야 한다고 보는 기혼 응답자는 44%인데, 실제로 아내가 가사를 담당한다는 응답은 63%로 19%포인트 높다.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것보다 훨씬 많은 가정에서 가사는 아내의 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올해 조사에서는 인식과 현실의 격차가 좁혀졌다. 아내가 담당하고 있다는 응답이 2022년 이후 가장 낮고,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30%를 넘었다. 앞서 살펴본 집안 대소사 의사결정에서 부부 공동 결정이 조금씩 늘어난 흐름과 같은 방향이다. 부부가 함께 결정하고 함께 나눠야 한다는 데 사회적 합의는 이미 이뤄져 있었고 이제 그 합의가 집안의 실제 모습을 바꾸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50대 이상 부부에서는 여전히 아내가 가사를 담당한다는 응답이 70%를 넘고 부부 사이에서도 가사 분담을 두고 인식이 엇갈린다. 전통적인 성 역할이 완전히 힘을 잃었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변화는 확인된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6년 4월 기준 전국 97만여 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6년 3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 응답율: 조사요청 63,337명, 조사참여 1,519명, 조사완료 1,000명 (요청대비 1.6%, 참여대비 65.8%)
- 조사일시: 2026년 5월 8일 ∼ 5월 11일
- 조사기관: (주)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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