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가족에 대한 인식

‘정상가족’이라는 표현은 논란의 소지가 크다. 무엇이 정상인지를 규정하는 순간 ‘정상’이 아닌 ‘비정상’이 생기고, 이는 특정 가족 형태에 대한 낙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정책 영역과 학계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정상가족’이라는 용어 사용을 지양하고, ‘다양한 가족’이나 ‘가족 다양성’과 같은 표현으로 대체해 왔다.

이러한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조사에서 ‘정상가족’ 개념을 굳이 물은 이유를 밝혀 둘 필요가 있다. 이 조사가 측정하려는 것은 어떤 가족 형태가 정상인지에 대한 판단이 아니다.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경계선이 사람들의 인식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본 조사의 목적이다. ‘우리 사회가 포용해야 하는 가족 형태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아니다’라고 답하는 가족 형태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 개념을 물어야 하는 이유다.

또한 이 문항은 2022년부터 동일한 문구로 반복되어 왔다. 수용성이 실제로 변화하고 있는지, 어떤 항목에서 변화가 멈춰 있는지를 확인하려면 문항을 동일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 보고서에서 사용하는 ‘정상가족’은 특정 가족 형태의 정당성을 결정하는 기준이 아니며, 응답자의 인식 속에 존재하는 사회적 승인의 경계를 측정하기 위한 조작적 개념이다. 이하의 결과는 어떤 가족이 정상 혹은 비정상이라는 진술이 아니라, 어떤 가족이 아직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국제결혼·다문화가족, 재혼가족, 입양가족 등에 대해서는 다수가 정상가족으로 인정
동거가족, 대안가족, 동성가족에 대해서는 정상가족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절반에 못 미쳐

우리 사회가 포용해야 하는 ‘정상적인 가족의 형태’에 해당하는지를 13개 가족 형태별로 물었다. 국제결혼·다문화가족(86%), 재혼가족(84%), 입양가족(84%)은 열 명 중 여덟 명 이상이 정상가족으로 볼 수 있다고 답해 수용도가 가장 높다. 한부모가족(77%), 무자녀가족(73%), 조손가족(66%) 등 부모 혹은 자녀가 부재한 형태에 대해서도 정상가족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이다.

반면 미혼모가족(60%)과 미혼부가족(59%)은 60% 안팎으로 낮아지고, 소년소녀가장가족(51%), 일반위탁가족(51%), 동거가족(48%), 대안가족(42%)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동성가족은 정상가족으로 볼 수 있다는 응답이 28%에 그치고, 볼 수 없다는 응답이 56%로 절반을 넘어 13개 항목 중 유일하게 부정적 인식이 다수를 차지한다.

13개 항목의 순서를 놓고 보면 일정한 규칙이 드러난다. 재혼·입양·다문화는 전통적인 가족 구조의 변형이거나 법적 절차를 통해 성립하는 관계이고, 한부모·무자녀·조손가족은 구성원이 줄었을 뿐 혈연의 축은 유지된다. 그러나 동거·대안·동성가족은 혈연도 법적 혼인도 전제하지 않는다. 혈연이나 법적 혼인이라는 틀에서 벗어날수록 수용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정상가족 인정 여부를 가르는 실질적인 기준은 혈연과 혼인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비롯하지 않은 가족은 그만큼 사회적 승인에서 멀어져 있는 것이다.

일반위탁·동거·대안가족은 ‘정상가족으로 볼 수 없다’는 응답 꾸준히 감소
반면 동성가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5년간 변화 없어

재혼·입양·다문화가족이나 부모 혹은 자녀가 부재한 가족형태에 대해서는 수용성이 꾸준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혈연이나 법적 혼인을 전제하지 않는 특수형태 가족에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부정 응답의 감소가 뚜렷하다. 2022년 결과와 비교할 때, 정상가족으로 볼 수 없다는 응답은 대안가족에서 7%포인트(2022년 48% → 2026년 41%), 동거가족에서 7%포인트(44% → 37%), 일반위탁가족에서 6%포인트(40% → 34%) 낮아졌다.

반면 동성가족에 대한 수용성은 5년간 변화가 없다. 정상가족으로 볼 수 있다는 응답은 2022년(29%)과 2026년(28%)간 차이가 없고, 정상가족으로 볼 수 없다는 응답도 2022년 결과(56%)와 2026년 결과(56%)가 동일하다. 혈연이나 혼인으로 이어지지 않은 특수형태 가족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변화하는 흐름이나, 동성가족은 그 흐름에서 벗어나 있다.

연령대 낮을수록 부모 혹은 자녀 부재, 혹은 특수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수용도 높아
특히 2·30대 여성이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도가 가장 커

여성의 수용도가 모든 항목에서 남성보다 높거나 같다. 격차는 특히 무자녀가족(남성 66%, 여성 81%), 미혼모가족(남성 51%, 여성 68%), 동성가족(남성 22%, 여성 35%)에서 크게 벌어진다.

특히 2·30대 여성은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도가 가장 높다. 30대 여성은 무자녀가족(90%), 미혼모가족(86%), 동성가족(55%) 등을 정상가족으로 볼 수 있다는 응답이 동년배 남성 및 다른 연령대 여성보다 높다. 18-29세 여성 역시 조손가족(83%), 무자녀가족(89%), 동성가족(61%)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념성향에 따른 차이도 확인된다. 진보층은 모든 항목에서 보수층보다 수용도가 높고, 특히 동성가족(진보층 45%, 보수층 19%), 대안가족(진보층 54%, 보수층 39%), 동거가족(진보층 60%, 보수층 39%), 일반위탁가족(진보층 65%, 보수층 47%)에서 격차가 크다.

다양한 가족 형태 수용도에 따라 4개 유형으로 나뉘어
다양한 가족 형태를 모두 폭넓게 수용하는 ‘전면 수용형’이 36%로 가장 많고
부부관계 중심형(31%), 부모자녀 중심형(25%) 순

13개 가족유형 각각에 대한 수용 여부를 기준으로 비슷한 응답을 한 사람끼리 유형화를 해 본 결과, 4개 유형으로 구분이 된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유형은 여러 가족 형태를 모두 폭넓게 수용하는 ‘전면 수용형’으로, 전체 응답자의 36%이다. 이어서 결혼으로 이어진 부부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부부관계 중심형’이 31%이며, 핏줄로 이어진 부모-자녀 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부모자녀 중심형’이 25%이다. 8%는 판단을 유보하거나 뚜렷한 경향성이 없는 ‘판단 유보형’ 이다.

국제결혼·다문화가족, 재혼가족, 입양가족은 유형과 관계없이 다수가 가족이라고 인정한다. 결혼으로 시작되거나 결혼을 유지한 형태의 가족은 대체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면 미혼모가족·미혼부가족에 대해서는 유형별로 인식차이를 보인다. 부모자녀 중심형은 미혼모가족(84%)과 미혼부가족(83%)을 대부분 수용하지만, 부부관계 중심형은 각각 11%만 수용해, 70%포인트가 넘는 격차를 보인다. 한부모가족(부모자녀 중심형 98%, 부부관계 중심형 49%), 조손가족(부모자녀 중심형 85%, 부부관계 중심형 31%)에서도 차이가 확인된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고려해,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가족으로 보는 쪽과, 혼인으로 맺어진 관계여야 가족으로 보는 쪽이 갈리는 것이다.

하지만 부모자녀 중심형이 모든 가족 형태에 더 관대한 것은 아니다. 핏줄로 이어진 부모-자녀 관계가 없는 형태의 가족에 대해서는 수용도가 낮다. 일반위탁가족(29%), 동거가족(25%), 대안가족(11%), 동성가족(9%)을 수용하는 비율은 모두 전체 결과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부부관계 중심형도 혼인 밖의 가족 형태 전반에 부정적이다. 앞서 언급한 미혼모·미혼부가족뿐 아니라 동거가족(28%), 대안가족(26%), 동성가족(14%)에 대해서도 역시 수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높지 않다.

여성과 젊은 층은 ‘전면 수용형’, 남성과 고령층은 ‘부부관계 중심형’ 많아
30대 여성은 59%가 전면 수용형, 70세 이상 남성 58%가 부부관계 중심형
부모자녀 중심형은 응답자 특성별 차이 크지 않아

 여성은 다양한 가족 형태를 모두 폭넓게 수용하는 전면 수용형이 41%로 가장 많은 반면, 남성은 혼인관계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부부관계 중심형이 37%로 가장 많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 부부관계 중심형이 늘어난다. 18-29세와 30대에서 각각 23%, 18%인 부부관계 중심형은 60대에서는 39%, 70세 이상에서는 48%로 높아진다. 전면 수용형은 18-29세 45%, 30대에서는 46%이지만 70세 이상에서는 23%로 낮아져 정반대 흐름을 보인다.

30대 여성의 59%, 18~29세 여성의 55%가 전면 수용형으로, 다양한 가족형태를 가장 폭넓게 인정한다. 반면 70세 이상 남성은 58%, 60대 남성은 52%가 부부관계 중심형이다. 두 집단은 사실상 정반대 지점에 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는 성별 차이가 크게 나타나, 50대 남성 중에서는 부부관계 중심형이 37%로 여성(17%)대비 두 배 이상 많고, 60대 남성은 52%가 부부관계 중심형으로 여성(27%)보다 두 배 가량 많다. 70세 이상도 남녀간 차이가 18%포인트이다(70세 이상 남성 58%, 여성 40%).

이념성향으로 나눠보면 진보층은 전면 수용형(51%), 보수층은 부부관계 중심형(40%)이 가장 많다. 중도층은 전면 수용형 33%, 부부관계 중심형 29%, 부모자녀 중심형 28%로 고르게 나뉜다.

한편 부모자녀 중심형은 성별(남성 23%, 여성 27%), 연령대(19 ~ 29%), 이념성향(20 ~ 28%)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아, 응답자 특성과 무관하게 일정한 비율을 차지한다.

정상가족 인정 여부를 가르는 선은 혈연과 법적 혼인이다. 재혼·입양·다문화가족이나 혈연의 축이 유지되는 한부모·무자녀·조손가족은 다수가 정상가족으로 받아들이지만, 혈연도 혼인도 전제하지 않는 동거·대안·동성가족을 수용하는 비율은 절반에 못 미친다. 가족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으로 혈연 관계를 꼽은 사람이 61%로 가장 많다는 점 과 연결해 보면, ‘가족의 범위’와 ‘수용할 수 있는 가족의 형태’ 모두 혈연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그 기준은 세대에 따라 갈린다. 18-29세와 30대의 절반 가까이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폭넓게 수용하는 전면 수용형인 반면, 70세 이상은 48%가 부부관계 중심형이다. 이는 특정 가족 형태에 대한 선호가 반영되어 있다기보다는, 가족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세대별로 차이를 보인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6년 4월 기준 전국 97만여 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기준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6년 3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 응답률: 조사요청 63,337명, 조사참여 1,519명, 조사완료 1,000명 (요청대비 1.6%, 참여대비 65.8%)
  • 조사일시: 2026년 5월 8일 ∼ 5월 11일
  • 조사기관: (주)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