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후임에게 한 행동을 두고 자신이 ‘꼰대’인지 묻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의 글이 화제가 된다. 예능 프로그램은 특정 연령대의 직장생활 모습을 웃음의 소재로 삼는다. 직장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범이나 예절에 대해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단일한 기준이 흐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다. 2026년 현재, 우리 사회 다수가 받아들이는 직장생활 규범은 무엇일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6월 26일~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직장생활 규범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고, 공동체주의 가치관과 결부해 종합적으로 살펴보았다.

주요 내용

  •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면 저녁 회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91%), ‘자유로운 출근 복장’ 및 ‘성과 위주 승진’(85%), ‘담당자라면 대신 사과 가능’ 및 ‘당일 휴가’(84%), ‘SNS 친구 추가 시 상대방의 동의 필요’(81%) 등에 대해서는 10명 중 8명 이상이 직장생활 규범으로 동의하였다. 반대로 ‘자리에서 손톱 깎기’와 ‘하급자가 회식 준비 담당’은 비동의가 각각 76%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 반면, ‘주말·퇴근 후 업무 지시 가능’(동의 48%, 비동의 52%), ‘사무실 이어폰 착용 가능’(동의 47%, 비동의 53%)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갈렸다.
  • 직장생활 규범 인식을 공동체주의 가치관과 함께 살펴본 결과, 대다수가 합의한 규범에서는 연령과 가치관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개인 사정 시 회식 불참 가능’은 모든 연령대·공동체주의 집단에서 80% 이상이 동의하였다.
  • 그러나 찬반이 팽팽한 규범에서는 인식을 가르는 축이 규범의 성격에 따라 달랐다. ‘주말·퇴근 후 업무 지시’는 연령뿐 아니라 공동체주의 가치관에 따라서도 의견이 갈려, 같은 2~30대 안에서도 공동체주의에 따라 동의율이 23%포인트 벌어졌다(낮음 35%, 높음 58%). 반면 ‘사무실 이어폰 착용’은 공동체주의에 따른 차이가 1%포인트에 그친 데 반해 연령대에 따른 차이는 13%포인트(2~30대 53%, 60세 이상 40%)로, 가치관과 무관하게 연령으로만 갈렸다.

직장규범 순응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면 저녁 회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 91% 동의
자유로운 출근 복장, 성과 위주 승진에도 85%가 동의

현재 근로여부나 근로환경과 무관하게 우리나라 성인남녀 대다수가 일반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직장생활 규범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다양한 직장생활 규범 예시 17개를 제시하고, 동료가 해당 행동을 했을 때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응답자가 실제로 그러한 행동을 하거나 본 적이 있는지를 물은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수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17개 직장생활 규범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동의한 것은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면, 저녁 회식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91%)’이다. ‘회사 출근 복장은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자유롭게 입을 수 있다(85%)’와 ‘승진은 연공서열보다 실력과 성과 위주로 이뤄져야 한다(85%)’가 그 뒤를 잇는다. ‘부서 단위 실수나 상사·후임의 실수라도 내가 담당자라면 대신 사과할 수 있다(84%)’, ‘급한 상황이나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당일에 휴가를 내도 된다(84%)’, ‘직장 동료를 SNS에서 친구로 추가할 때는 상대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81%)’도 10명 중 8명 이상이 동의하는 규범이다.

찬반이 팽팽한 의견, ‘주말·퇴근 후 상사의 업무 지시’ 동의 48% vs 비동의 52%
17개 규범 중 12개는 한쪽 의견이 70% 이상… 찬반이 팽팽한 규범은 2개뿐

제시한 직장규범 17개 중 동의든 비동의든 한쪽 응답이 70%를 넘는 항목은 12개이다. 나머지 5개 중 3개도 한쪽 의견이 60% 후반으로 기울어 있다. 직장생활 규범을 둘러싼 혼란이 자주 거론되지만, 상당수 규범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이미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른 셈이다.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찬반이 팽팽한 규범은 2개이다. ‘급한 업무의 경우, 주말이나 퇴근 후에 상사가 전화나 비공식적 메신저 등을 통해 업무 지시를 할 수 있다’는 동의 48%, 비동의 52%로 의견이 가장 나뉘는 규범이다.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면, 사무실에서 이어폰을 끼고 업무를 해도 괜찮다’ 역시 동의 47%, 비동의 53%로 의견이 팽팽하다.

직장생활 규범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 자체는 대부분 비슷하고, 의견이 갈리는 것은 일부 규범이다. 다만 그 일부 규범은 퇴근 후 연락이나 사무실에서 일하는 방식처럼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규범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규범에 관한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아도, 그 작은 차이가 매일,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반복해 부딪히면 사람들이 체감하는 갈등은 실제 차이보다 커질 수 있다.

세대인가, 가치관인가 ‒ 직장생활 규범 인식을 가르는 원인은?

직장생활과 밀접한 가치관인 공동체주의를 측정해 연령대와 비교

직장생활 규범을 둘러싼 견해차가 드러나면 흔히 ‘세대 차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직장생활 규범에 대한 인식을 가르는 것은 정말 연령대일까, 아니면 개인이 지닌 가치관일까. 본 조사에서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직장생활과 밀접한 가치관 중 하나인 공동체주의를 함께 측정하였다. 공동체주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데서 즐거움을 얻고 가족·집단을 존중하는 성향으로 정의했다. ‘나의 즐거움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다’, ‘사람들과 함께 어떤 일을 할 때 기분이 좋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가 원하는 것을 포기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속한 집단 대다수의 의견을 존중한다’ 등 4개 항목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지를 기준으로 공동체주의가 낮은 집단, 중간인 집단, 높은 집단을 분류하였다. 공동체주의 성향이 낮은 사람은 전체의 24%, 중간인 사람은 22%, 높은 사람은 54%이다.

본격적인 비교에 앞서, 연령과 공동체주의가 서로 어떤 관계인지 먼저 확인하였다. 둘이 밀접하게 얽혀 있다면, 연령에 따른 차이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가치관에 따른 차이일 수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연령이 낮을수록 공동체주의가 낮은 집단의 비율이 높고, 연령이 높을수록 공동체주의가 높은 집단의 비율이 높다. 2~30대는 공동체주의가 낮은 사람이 40%인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공동체주의가 높은 사람이 69%에 달한다.

다만 연령과 공동체주의가 관련되어 있다고 해서 둘이 같은 것은 아니다. 2~30대에도 공동체주의가 높은 사람이 37% 있고, 60세 이상에도 공동체주의가 낮은 사람이 12% 있다. 같은 연령대 안에서도 공동체주의에 따라 직장 규범에 대한 인식이 갈리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다수가 합의한 규범, 연령과 가치관을 가리지 않아
회식 불참·복장 자유, 대부분 연령대와 공동체주의 집단에서 80% 이상 동의

대다수가 동의한 상위 2개 규범(개인 사정에 따른 회식 불참, 자유로운 출근 복장)과 찬반이 갈린 2개 규범(주말·퇴근 후 상사의 업무 지시, 업무 중 이어폰 착용)을 중심으로, 연령대와 공동체주의에 따라 동의 수준이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았다.

먼저 대다수가 합의한 규범은 연령도, 가치관도 큰 차이를 만들지 않는다. ‘개인 사정이 있으면 회식에 불참해도 된다’는 규범에는 모든 집단에서 80% 이상이 동의한다. 출근 복장의 자유에 대해서도 ‘60세 이상-공동체주의 낮음’ 집단의 동의율이 78%로 제일 낮기는 하지만, 다른 집단은 모두 80% 이상 동의해 편차가 크지 않다. 일단 다수가 합의한 규범은 연령과 가치관을 가리지 않고 받아들여지고 있는 셈이다.

의견이 갈린 규범 – 하나는 가치관이, 하나는 연령이 갈라
퇴근 후 업무 지시는 20~30대 안에서도 공동체주의에 따라 동의율이 23%포인트 차이 나

의견이 갈린 두 규범의 양상은 서로 다르다. 주말·퇴근 후 상사의 업무 지시 규범은 연령대에 따른 동의율 격차가 15%포인트(4~50대 42%, 60세 이상 57%)인데, 공동체주의에 따른 격차도 16%포인트(낮음 38%, 높음 54%)로 비슷하다. 연령대와 공동체주의를 교차하면 차이가 뚜렷해진다. 2~30대 안에서 공동체주의가 낮은 사람은 35%, 높은 사람은 58%가 동의해 같은 연령대 안의 격차가 23%포인트에 달한다. 반면, 60세 이상은 공동체주의 수준과 무관하게 52~57%가 동의해 비교적 고르다.

반면 업무 중 이어폰 착용은 공동체주의 가치관보다는 연령에 따라 의견이 나뉜다(2~30대 53%, 60세 이상 40%). 같은 찬반 대립이라도 그 성격은 퇴근 후 업무 지시와 다른 셈이다. 퇴근 후 업무 지시가 회사와 개인의 관계를 어떻게 여기는지에 따라 갈리는 오래된 쟁점이라면, 업무 중 이어폰 착용은 비교적 새롭게 부각되는 행동이다. 이전 직장 문화에서는 상정하기 어려웠던 행동인 만큼, 이를 먼저 접한 젊은 연령대에서는 업무 방식의 하나로 받아들이지만 60세 이상 연령대는 아직 수용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가치관과 무관하게 연령으로만 갈리는 결과는, 이 규범을 둘러싼 이견이 조직에 대한 태도의 차이가 아니라 새로운 행동 양식에 대한 익숙함의 차이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규범의 성격에 따라 인식을 가르는 축이 달라… 세대의 문제로만 볼 수 없어

대다수가 동의한 직장 규범은 연령과 가치관에 관계없이 받아들여지는 편이었다. 반면 의견이 갈린 규범에서는 규범의 성격에 따라 인식을 가르는 축이 다르다. 주말·퇴근 후 업무 지시는 태도에 따라 갈려서, 같은 2~30대 안에서도 공동체주의 성향에 따라 동의 수준이 23%포인트까지 벌어진다. 반대로 이어폰 착용은 가치관과 무관하게 연령에 따라서만 나뉜다.

직장에서 목격되는 견해 차이를 우리는 흔히 ‘세대 차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뭉뚱그린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그 차이가 규범의 성격에 따라 연령에 따른 차이일 수도, 개인의 가치관에 따른 차이일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직장 내 규범을 둘러싼 마찰을 세대의 문제로만 보기보다, 그것이 어떤 성격의 규범인지, 그리고 구성원 개개인이 함께 일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6년 5월 기준 약 97만 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6년 3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 응답률: 조사요청 41,801명, 조사참여 1,595명, 조사완료 1,000명 (요청대비 2.4%, 참여대비 62.7%)
  • 조사일시: 2026년 6월 26일 ∼ 6월 29일
  • 조사기관: (주)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신민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