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평가와 미래 전망
현재 한일관계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64%
한일관계 나쁘다는 부정적 인식, 2023년 35%에서 올해 9%까지 감소
한국리서치가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국 호감도 조사 에서 일본 호감도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7월 조사 에서 일본 호감도는 44.8도로, 지난 4월(42.7도) 대비 2.1도 상승하며 2026년 1월(44.6도)을 넘어섰다. 주요 5개국 중 미국(49.9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무역분쟁 당시인 2019년 8월 최저치(18.1도) 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외교 환경도 우호적이다. 지난 1월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5월 19일에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상북도 안동을 찾아 답방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정상이 마주 앉은 것은 총 여섯 번에 이른다. 상호 방문이 정례화되면서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일본에 대한 감정과 외교 환경이 모두 개선된 시점에서,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한일관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7월 10일부터 13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현재 한일관계에 대한 평가는 중립적이다. 응답자 3명 중 2명(64%)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답했다. 한일관계가 좋다고 보는 사람은 23%, 나쁘다고 보는 사람은 9%이다.
한일관계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인식은 지난해(65%)와 비슷하다. 눈에 띄는 것은 부정적 평가의 감소세이다. 한일관계가 나쁘다는 의견은 2023년 35%에서 2024년 29%, 2025년 20%, 올해 9%로 3년 연속 줄어들었다. 3년 만에 26%포인트가 감소해, 부정적 평가가 사실상 소수 의견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한일관계가 좋다는 응답은 2023년 17%, 2024년 15%, 2025년 13%로 정체하다 올해 23%로 1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3년간의 변화가 ‘부정에서 중립으로의 이동’이었다면, 올해는 긍정 평가도 2023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성별이나 연령대 등과 관계없이 한일관계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평가가 다수인 가운데 18-29세(34%)와 70세 이상(26%)에서는 긍정 평가가 높다. 성별로는 남성(31%)이 여성(14%)보다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인식이 두 배 이상 높다. 이념성향에 따른 긍정 평가의 차이(보수층 27%, 진보층 22%, 중도층 19%)는 연령이나 성별에 비하면 크지 않다.
일본 호감도가 76점 이상으로 매우 높은 사람 중에서는 56%가 현재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이 집단에서만 긍정 평가가 중립(32%)을 앞선다. 반면 호감도가 24점 이하로 매우 낮은 사람 중에서는 12%만이 긍정적이라고 본다.
향후 1년, 한일 관계 ‘지금과 큰 차이 없을 것’ 61%로 과반
성별, 세대, 이념성향 등과 관계없이 향후 한일관계 지금과 큰 차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 우세
향후 1년간의 전망도 현상유지가 우세하다. 61%가 ‘지금과 큰 차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26%, 나빠질 것이라는 의견은 6%이다.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2023년 14%, 2024년 17%, 2025년 15%로 유지되다 올해 6%로 낮아졌다. 반대로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은 2024년 19%에서 지난해 22%, 올해 26%로 소폭 늘었다. 낙관론이 급격히 확산된 것은 아니지만, 비관론은 크게 줄어들었다.
성별이나 연령대 등과 관계없이 현상유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현재 한일관계를 좋게 평가하는 사람 중 61%는 향후 1년간 관계가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반면 현재 관계가 나쁘다고 보는 사람 중 52%는 지금과 큰 차이 없는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보며,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의견도 36%를 차지한다.
최근의 한일정상회담에서는 양국 간 민감한 의제를 전면으로 다루기보다는 양국의 연대와 셔틀 외교를 공고히 하는 성격이 강했다. 여론 역시 한일관계가 당분간 극적인 변화 없이 현재 상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평가와 미래 전망을 종합하면, 일본을 적대적으로 보는 인식은 옅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일본 호감도가 꾸준히 증가한 것과는 별개로, 한일관계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전망은 여전히 높지 않다. 호감도 개선이 곧바로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일관계가 적대적 관계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지만, 역사문제 등 뿌리깊은 갈등사안에 대한 근본적 해결 없이는 우호적 관계로 쉽게 넘어갈 수 없다는 신중한 인식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일 관계 ‘현재 보통 & 향후 비슷할 것’ 48%로 현상 유지 전망이 최다
‘현재 좋다 & 향후 비슷하거나 좋아질 것’ 22%, ‘현재 나쁘다 & 향후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 8%
현재 평가와 미래 전망을 교차해 살펴보면, ‘현재 한일관계는 보통이고 향후에도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48%로 가장 많다. 이어 ‘현재 한일관계 좋고, 향후에도 비슷하거나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전망이 22%, ‘현재 한일관계는 보통이지만 향후에는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11%, ‘현재 한일관계 나쁘고, 향후에도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 이라는 부정적 전망 8% 등의 순이다.
긍정적 흐름을 기대하는 집단(33%, 현재 좋음 & 향후 비슷하거나 좋아질 것 + 현재 보통 & 향후 좋아질 것)이 부정적 흐름을 예상하는 집단(10%, 현재 나쁨 & 향후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 + 현재 보통 & 향후 나빠질 것)의 세 배를 넘는다. 현재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23%인데 ‘현재 좋음 & 향후 비슷하거나 좋아질 것’이 22%라는 것은, 현재 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의 대다수가 낙관적 전망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18-29세에서 ‘현재 한일관계 좋고, 향후에도 비슷하거나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34%로 다른 연령대 대비 높다. 주변국 호감도 조사에서도 18~29세의 일본 호감도는 53.0도로, 전 세대 중 유일하게 ‘보통’ 수준인 50도를 넘었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도 높을 뿐만 아니라,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인식이 가장 강한 세대라고 볼 수 있다.
남성은 여성보다 ‘현재 한일관계 좋고, 향후에도 비슷하거나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고(남성 31%, 여성 14%), 여성은 ‘현재 한일관계는 보통이고 향후에도 비슷할 것’이라는 의견이 남성보다 우세하다(여성 52%, 남성 43%).
일본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일본이 우리나라 경제와 안보, 남북통일에 ‘위협이 된다’는 의견은 34 ~ 36%
‘도움이 된다’는 의견보다 높아
일본이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 남북통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해 보았다. 경제 분야에서는 ‘도움이 된다(29%)’,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29%)’, ‘위협이 된다(34%)’로 의견이 갈린다. 지난해(도움이 된다 27%,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33%, 위협이 된다 33%)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안보 분야에 대해서는 ‘도움이 된다(24%)’는 의견보다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33%)’, ‘위협이 된다(36%)’는 의견이 우세하며, 남북통일에 대해서도 ‘도움이 된다(13%)’는 응답은 소수이다(‘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 40%, ‘위협이 된다’ 35%). 한일관계가 나쁘다는 응답은 9%까지 낮아졌지만, 일본이 우리나라의 경제와 안보, 남북통일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은 34 ~ 36%로 적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남북통일에 대해서는 성별이나 연령대, 일본 호감도 등과 관계없이 일본이 도움이 된다는 의견은 많지 않다. 일본 호감도가 76점 이상으로 매우 높은 사람(22%), 현재 한일관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25%), 일본의 과거사 사과가 충분했고 우호관계 또한 필요하다고 답한 사람(30%) 등도 일본이 남북통일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은 10명 중 3명 혹은 그 이하이다. 남북통일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의 긍정적인 역할을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이다.
70세 이상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 경제에 ‘도움이 된다(39%)’, 우리나라 안보에 ‘도움이 된다(44%)’는 의견이 다른 연령대 대비 높다. 반면 일본 호감도가 가장 높은 18-29세에서는 일본이 우리나라 경제와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특별히 높지 않다. 성별로는 남성은 여성보다 우리나라 경제 및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우세하고, 여성은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견이 좀 더 우세하다.
2023년과 올해 조사결과를 비교해 보면, 일본이 우리나라 경제와 안보, 남북통일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은 모두 감소했다. 일본이 남북통일에 ‘위협이 된다(2023년 44% → 올해 35%)’는 응답은 9%포인트, 우리나라 안보에 ‘위협이 된다(2023년 42% → 올해 36%)’는 응답은 6%포인트 감소했다. 우리나라 경제에 ‘위협이 된다’ 는 응답도 2023년(38%) 대비 4%포인트 낮아졌다. 한일관계를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일본 호감도도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과 방향성은 동일하다. 다만, 부정적 인식의 감소가 일본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인 인식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아니다. 관계 인식의 변화, 호감도의 상승이 긍정적 영향력의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일 교류·협력에 대한 인식
경제, 정치·외교, 문화·스포츠, 군사·안보 영역 모두 교류·협력해야 한다는 의견 과반
경제 영역 70%로 가장 높고, 군사·안보 영역은 54%로 가장 낮아
한국과 일본의 교류·협력 인식도 확인해 보았다. 제시한 4개 항목 중 양국이 긴밀하게 교류·협력해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분야는 경제 영역(70%)이고, 이어서 정치·외교 영역(67%), 문화·스포츠 영역(66%), 군사·안보 영역(54%) 순이다. 4개 영역 모두에서 과반을 넘어, 일본과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협력을 긍정적으로 보는 여론이 확인된다. 다만, 다른 영역과는 달리 군사·안보 영역에서의 교류·협력 필요성에서는 절반을 조금 넘긴 사람들만 필요하다고 인식해, 다소간의 부정적인 인식은 남아있다.
2024년 이후 변화를 살펴보면 정치·외교 영역에서 교류·협력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포인트 증가했다(59% → 67%). 문화·스포츠 영역(61% → 66%), 군사·안보 영역(49% → 54%), 경제 영역(66% → 70%)에서의 교류·협력 필요성 역시 4~5%포인트씩 증가했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24도 이하로 매우 부정적인 사람들도, 경제 영역(53%), 정치·외교 영역(51%), 문화·스포츠 영역(49%)에서의 교류·협력 필요성은 절반 가량이 인정한다. 일본에 대한 감정과는 별개로, 실리적인 이득을 추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엿보이는 결과이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인식 및 일본과의 관계형성 입장에 따라 각 분야별 교류·협력에 대한 인식은 차이를 보인다.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충분히 사과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과의 우호관계는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은 모든 영역에서 일본과의 긴밀한 교류·협력을 지지한다. 반면 일본의 과거사 문제 사과도 충분하지 않고, 우호관계도 불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은 모든 영역에서 일본과의 교류·협력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현재 한일관계가 나쁘다는 평가는 9%에 그쳤고, 앞으로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6%에 불과하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경제, 안보 및 남북통일에 위협이 된다는 인식 역시 2023년 대비 각각 4~9%포인트 감소했다. 한일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갈등 관계’라는 인식은 상당 부분 옅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정적 인식이 줄어든 자리를 채운 것은 적극적 우호가 아니라 중립과 실용이다. 한일관계에 대한 평가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가 64%로 여전히 다수이고, 일본이 우리나라 경제와 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10명 중 3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남북통일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이보다도 더 적다. 감정의 변화와 외교적인 노력이 곧바로 관계 인식이나 영향력 평가의 전환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다만, 다양한 분야에서 일본과의 교류·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당분간 한일관계는 적대적 관계도, 우호적 관계도 아닌 중간 지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민은 과거사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지 않은 채로, 필요한 영역에서 선택적으로 협력을 지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한일관계는 이러한 실용적 여론의 토대 위에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6년 6월 기준 전국 97만여 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5년 6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 응답율: 조사요청 47,914명, 조사참여 1,609명, 조사완료 1,000명 (요청대비 2.1%, 참여대비 62.2%)
- 조사일시: 2026년 7월 10일 ∼ 7월 13일
- 조사기관: (주)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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