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전국의 많은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은 저마다 자기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경쟁적으로 내걸었다. AI 데이터센터가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이자, 유권자의 표심을 겨냥한 핵심 공약이 된 것이다. 그러나 다수 후보가 데이터센터를 지역 발전의 열쇠로 내세우는 동안, 정작 지역 주민들이 데이터센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논의가 충분했는지는 의문이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7월 24일 ~ 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를 통해, AI 데이터센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살펴보았다.
주요 내용
- 응답자의 71%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71%’는 올해 3월 美 갤럽 조사(2026.3.2.~18. 1,000명)에서 미국인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한 비율과 일치한다. 같은 시설을 두고 두 나라의 여론이 정확히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 AI 데이터센터 건설 시 기대 요소로는 관련 기업·산업의 지역 유치(80%)를 가장 많이 꼽아, 사람들은 데이터센터가 지역 경제 전반을 끌어올릴 동력으로 인식한다. AI 기술이 ‘현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78% 등 AI 기술 자체에 대한 강한 우호 정서도 나타나, ‘71%’라는 높은 찬성이 ‘데이터센터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보는 기대감’과 ‘AI 기술 자체에 대한 강한 우호’ 위에 자리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 그러나 우호적 태도가 데이터센터의 긍정적 측면 뿐 아니라 ‘부정적 측면’까지도 함께 고려한 결과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데이터센터 관련 정보를 무작위로 제시하고 정보 제시 전후의 태도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정적 정보를 접한 집단에서는 찬성이 16%포인트(72→56%) 감소했고, 그 외 집단에서는 태도 변화가 미미했다.
- 현재의 높은 찬성이 충분한 정보를 저울질한 끝의 결론이라기보다, 한쪽으로 기운 정보 환경 위에 놓인 잠정적 지지에 가깝다면 즉, 정보가 채워지는 순간 흔들릴 수 있는 지지라면, 추진에 앞서 입지 지역 주민을 포함한 숙의의 과정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추진 방식 등 숙의 쟁점에 대한 국민 인식까지 살펴 보았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찬반 인식
내 지역에 AI 데이터센터 건설, 응답자 71%가 ‘찬성한다’… 미국인과는 정반대 결과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71%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71%’는 올해 3월 美 갤럽 조사(2026.3.2.~18. 1,000명) 에서 미국인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한 비율과 일치한다. 같은 시설을 두고 두 나라의 여론이 정확히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진보 진영에서 더 반대하는 미국, 진보에서 더 찬성하는 한국
미국에서는 ‘환경 문제’가, 우리나라는 ‘성장동력’이 화두
한국과 미국의 AI 데이터센터를 향한 여론은 이념에 따른 인식에서도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미국에서는 진보 성향인 민주당 지지층의 반대(75%)가 공화당 지지층(63%)보다 강해 진보일수록 더 반대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한국에서는 이념과 무관하게 찬성이 우세한 가운데, 진보층(78%)에서 찬성이 가장 높고, 중도층(67%)과 보수층(74%) 모두 과반의 찬성 비율을 보인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가 수자원 고갈, 소음 공해, 환경 오염 등 문제와 결부되어 진보 진영의 반대를 부르는 이념적 사안으로 읽히는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이념적 담론에서 벗어나 진영을 막론하고 지지받는 성장동력으로 읽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나아가 진보층에서 특히 더 찬성하는 국내 경향은 데이터센터가 현 정부의 핵심 과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AI 데이터센터, ‘우리 사회에 필요’(83%)하고 ‘내 동네에 건설도 찬성’(71%)해
타 에너지·산업시설, 사회기반시설 등과 비교해도 필요성·수용성 모두 상위권
국가 간 비교에서 시선을 돌려, 응답자 개개인의 인식 지형 안에서 AI 데이터센터가 어느 자리에 위치하는지, 다른 시설들과 견주어서는 어떠한지도 함께 살펴보았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찬성 ‘71%’는 에너지·산업 기반시설 중, 반도체·첨단산업 공장(7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태양광 발전소(63%), 풍력 발전소(55%), 변전소·고압송전선로(41%), 원자력 발전소(38%)보다는 16~33%포인트 높다. 우리 사회 필요성 또한 반도체·첨단산업 공장(8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한편, 교통·복지·의료시설 등 생활 기반 시설과는 비슷한 수준으로 필요성과 수용성 모두 높게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찬성의 배경: ‘지역 발전 기대’와 ‘親 AI 정서’
기업·산업 유치, 지역 인프라 개선, 일자리 창출까지…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가 두루 높아
건설 효과에 대한 ‘기대’의 강도가 주거·자연환경, 수자원, 전자파 문제 등 피해에 대한 ‘우려’보다 강해
우리 국민은 무엇을 바라보고 있기에 AI 데이터센터에 이토록 강한 찬성을 보내는 것일까? 데이터센터를 통해 기대하는 바와 우려하는 바를 나누어 살펴보았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시 기대 요소로는 관련 기업·산업의 지역 유치(80%), 도로·전력 등 인프라 개선(78%), 새로운 일자리 창출(78%), 지역경제 활성화(75%), 세수 증가(72%), 지역 이미지 개선(71%) 순으로 나타나, 사람들은 데이터센터가 지역 경제 전반을 끌어올릴 동력으로 인식한다. 반면, 우려하는 요소로는 소음·열기로 인한 주거환경 악화(67%), 환경파괴·자연경관 훼손(64%), 수자원 고갈(64%), 전자파로 인한 건강 피해(63%), 전력 부족(62%) 등 순으로 높다.
기대와 우려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기대 요소에 대해서는 ‘기대된다’는 비율이 57~80% 수준이고, 그 중 ‘매우 기대된다’는 16~31%를 차지한다. 그에 비해 우려 요소에 대해서는 ‘우려된다’는 비율이 36~67% 수준이고, 그 중 ‘매우 우려된다’는 9~20%를 차지해 기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도가 낮다.
데이터센터 찬성의 기저에 있는 ‘AI 기술’ 자체에 대한 강한 우호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다른 대형 산업시설에도 따라올 수 있는 기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요인만으로는 71%라는 높은 찬성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기대감 너머에 있는 다른 이유를 AI 자체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찾을 수 있다.
AI 기술이 ‘현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응답은 78%, ‘향후 10년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은 76%에 달한다. AI 기술이 ‘국가 경쟁력 강화에 중요하다’는 응답은 88%로, 응답자 다수가 AI 기술 자체에 대해 우호 정서가 강하다. AI 이용 경험 또한 70%로 높은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찬반 인식을 AI 기술에 대한 인식별로 나누어 살펴보면, AI 기술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강하고, AI 사용에 친숙할수록 데이터센터 건설에 찬성하는 비율도 높다. 71%라는 높은 찬성의 배경에 AI 기술 전반에 대한 강한 우호와 친숙함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성장동력이라는 믿음, 그 이면에 가려진 ‘정보의 공백’
실험조사 결과, 데이터센터로 인한 예상 주민 피해 등 ‘부정적 정보’ 제시 그룹에서 건설 반대 의향 증가
정보 미제시, 긍정/중립 정보 제시 그룹에서는 태도 변화 低
앞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71%’라는 높은 찬성이 ‘AI 기술 자체에 대한 강한 우호’와 ‘데이터센터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보는 기대감’ 위에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우호적 태도가 데이터센터의 긍정적 측면 뿐 아니라 ‘부정적 측면’까지도 함께 고려한 결과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 압도적 찬성이 정보의 균형 위에 서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데이터센터 관련 정보를 무작위로 제시하고 정보 제시 전후의 태도 변화를 살펴보는 실험조사를 실시하였다. 전체 응답자 1,000명을 무작위로 네 그룹으로 나눈 다음, 한 그룹에는 AI데이터센터 건립 시 예상되는 긍정적인 기대감만 제시했고(긍정 정보 제시 그룹), 다른 한 그룹은 반대로 예상되는 부정적인 우려만 제시했다(부정 정보 제시 그룹). 남은 그룹 중 하나에는 긍정적인 기대감과 부정적인 우려를 같이 제시했고(중립 정보 제시), 나머지 한 그룹은 아무런 정보도 제시하지 않았다(통제군).
집단별로 정보 제시 전후의 태도 변화를 살펴보면, 데이터센터 건립 시 예상되는 입지 지역 주민의 피해와 같은 부정적 정보를 접한 집단에서는 찬성이 16%포인트(72→56%) 감소했고, 반대는 15%포인트(15→30%) 증가했다. 반면, 아무 정보도 제시하지 않은 ‘통제군(찬성 72→67%)’과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 효과 등 ‘긍정적 정보를 제시한 집단(찬성 71→70%)’, 긍정·부정을 함께 담은 ‘중립 정보 집단(찬성 71→68%)’에서는 태도 변화가 미미했다.1)
긍정적 정보에는 태도가 거의 움직이지 않은 반면, 부정적 정보에만 반응했다는 사실은 긍정적 정보에는 이미 익숙해 더 설득될 여지가 없고, 부정적 정보는 상당수에게 새로운 정보였음을 시사한다. 현재 한국 사회의 논의의 장에 AI 데이터센터의 밝은 면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하는 결과이다.
데이터센터 관련 정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과반(55%)… ‘모름’ 포함하면 71%가 정보 불균형 인식
실제로, 응답자의 55%는 정부 또는 기업에서 AI 데이터센터 건설의 장단점과 같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지 않는다고 답했다. ‘잘 모르겠다’까지 합하면 응답자의 71%가 현재의 데이터센터 관련 정보 제공량에 의문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조사 결과 뿐만 아니라, 국민 스스로의 인식에서도 정보의 불균형이 드러난다.
AI 데이터센터 숙의 필요성과 쟁점
무조건적 찬성은 아냐…속도와 효율보다 절차와 형평을 중시해야
AI 데이터센터 추진 시, 입지 주민 고려한 신중한 논의 필요해
앞선 결과들은 현재의 높은 찬성이 충분한 정보를 저울질한 끝의 결론이라기보다, 한쪽으로 기운 정보 환경 위에 놓인 잠정적 지지에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정보가 채워지는 순간 흔들릴 수 있는 지지라면, 추진에 앞서 입지 지역 주민을 포함한 숙의의 과정이 필요하지는 않을까? 국민은 과연 데이터센터의 신속한 추진을 원하는지, 추진 과정에서는 어떤 절차와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지 살펴보았다.
AI 데이터센터의 추진·운영 방식과 관련한 세부 쟁점들에 대해, 사람들은 신속한 추진(40%)보다 충분한 논의(60%)를, 인프라 확충(38%)보다 전기요금 안정(62%)을, 수도권 집중(29%)보다 지방분산(71%)을, 기업 자율(30%)보다 이익의 지역 환원(70%)을 우선한다. 속도와 효율보다 절차와 형평에 무게를 싣는 결과로, 데이터센터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를 함께 올려놓고 논의할 자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전, ‘전력 공급 안정성 확보’(43%)가 최우선
전력 공급을 위한 시설 확충 비용, ‘운영 기업’이 우선적으로 부담해야(47%)… 다음은 ‘정부’(33%)
그렇다면 국민들은 숙의의 출발점으로 무엇을 가리키고 있을까? AI 데이터센터 건설 전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으로는 전력 공급 안정성 확보 및 전기요금 부담 기준 마련(43%), 지역 주민의 의견 수렴 및 참여 절차 보장(30%), 환경영향평가 등 환경 기준 충족(25%), 건설·운영 과정의 정보 공개 및 투명성 확보(25%) 등의 순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 설비 및 송전·변전 시설 등 확충 비용에 대해서는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이 우선적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비율이 47%로 가장 높다. 이어서 정부(33%)가 다음으로 높고, 입지 지역 주민이 부담(전기요금에 반영 등)해야 한다는 응답은 2%에 그쳤다.
AI 데이터센터를 향한 한국인의 시선은 분명 우호적이다. 미국인 71%가 반대할 때 한국인 71%는 찬성하고, 국내 다른 시설들과 견주어도 필요성과 수용성이 모두 상위권에 자리한다. 기대의 강도는 우려의 강도보다 강하고, 데이터센터 이전에 AI 기술 자체에 대한 강한 우호와 친숙함도 확인된다.
그러나 실험조사 결과는 지금의 71%라는 찬성이 정보의 균형 위에서 내려진 결론이라기보다 한쪽으로 기운 정보 환경에 따른 잠정적 지지라는 의심이 들게 한다. 입지 지역 주민을 비롯한 여러 주체가 장단점을 한자리에 올려놓고 논의할 수 있는 숙의의 장이 필요한 이유이다. 데이터센터가 지역의 안정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전력 수급 안정 등 국민이 요구하는 의제를 짚어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6년 6월 기준 전국 97만여 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2026년 6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
- 응답율: 조사요청 63,048명, 조사참여 1,623명, 조사완료 1,000명 (요청대비 1.6%, 참여대비 61.6%)
- 조사일시: 2026년 7월 24일 ∼ 7월 29일
- 조사기관: (주)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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