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한국일보) 예멘인들, 제주살이 3년차... 평범한 이웃으로 녹아들다
조사 일시: 2018년 6월 20일 ~ 2018년 6월 23일
표본: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
조사명: 예멘 난민에 대한 한국사회 인식 보고서
조사 결과: https://hrcopinion.co.kr/archives/11777
관련 기사: (한국일보) 예멘인들, 제주살이 3년차... 평범한 이웃으로 녹아들다
보도일: 2020년 7월 1일
원문 링크: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06241651000043

예멘인들, 제주살이 3년차... 평범한 이웃으로 녹아들다


우리집도 포격으로 무너졌어요!” 지난달 12일 제주시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제주나오미센터)에서 만난 예멘 출신 나집(53)씨는 아직도 ‘6년 전 그날’만 생각하면 몸서리를 친다. 2014년 9월, 예멘 수도 사나의 시민들은 매일 총격과 포격 소리를 들으며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무함마드 알리 알 후티가 이끄는 반군(후티반군)이 예멘 정부와 만수르 하디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 공격에 나섰던 것이다. 현재까지 7년째 이어지는 예멘 내전의 시작이었다. 그때의 시가전으로 사나 시내의 수많은 건물이 파괴됐고, 상당수 시민들이 숨지거나 집과 일터를 잃었다.

나집씨의 목소리는 유난히 컸다. 고함에 가까울 정도였다. 당시 청력을 잃었던 탓이다. 그는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쾅’ 소리가 나더니 집이 무너져 내렸다”며 “본능적으로 재빨리 집밖으로 나왔으나 이마와 팔목, 팔에 부상을 입어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 그 이후엔 사나를 장악한 후티반군의 표적이 됐다. 폭력반대 단체 ‘다르 알 살람(평화의 집)’에서 일했던 전력 때문이었다. “약 4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2018년 5월 가까스로 예멘을 탈출했어요. 오만과 말레이시아를 거쳐 제주로 들어왔죠.” 한 달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는 무사증 제도 덕분이었다. 나집씨처럼 같은 해 제주를 찾은 예멘인은 총 602명. 대부분 고향에서 삶의 터전을 잃었거나 후티반군의 징집을 거부했던 이들이다.

제주 입도와 함께 맞닥뜨린 건 한국인들의 ‘싸늘한 시선’이었다고 나집씨는 회상했다. 실제로 무슬림의 대규모 이주를 처음 접한 한국 사회에는 ‘예멘인 체류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인터넷 공간엔 근거 없는 소문이 가득했다. ‘무슬림 난민은 다른 종교인한테 폭력을 휘두른다’ ‘예멘 난민들은 테러리스트’ ‘무슬림은 여성을 성폭행한다’ 등의 내용이었다. 당시 한국리서치의 ‘예멘 난민에 대한 한국사회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예멘인 수용 찬성 입장은 24%에 그친 반면, 반대는 두 배가 넘는 56%로 나타났다.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에는 무려 70만명이 동의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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