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세계일보) [대한민국 신인간관계 보고서] “오늘 회식 무조건 참석 알지?”… 이 말도 갑질입니다
조사 일시: 2018년 8월 17일 ~ 2018년 8월 20일
표본: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
조사명: 갑질문화에 대한 한국사회 인식
조사 결과: https://hrcopinion.co.kr/archives/11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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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일: 2019년 10월 4일
원문 링크:
http://www.segye.com/newsView/20191002511159


[대한민국 신인간관계 보고서] “오늘 회식 무조건 참석 알지?”… 이 말도 갑질입니다


고려대학교 불평등과민주주의센터와 한국리서치의 갑질 피해 경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9명(90%)이 최소 한 번 이상 갑질을 당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 속 사소한 갑질들이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은 사회적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갑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당연한 일상으로 여겼던 갑질부터 하나씩 되짚어보고, 사회 전반의 ‘갑질 감수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합과 친목이라는 명목 아래 술자리 참석을 강요하는 ‘회식문화’는 일상화된 갑질 중 하나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2017년 직장인 989명을 대상으로 ‘회식 부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6%가 회식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퇴근 후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없어서’, ‘불편한 사람과 함께해야 해서’ 등의 답변이 나왔다. 지난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B(26)씨는 “(회식) 장소 섭외부터 자리 세팅, 그리고 상사의 이야기 맞장구 등 (회식은) 신경 써야 할 점이 많다”며 “가끔 (신입사원이) 분위기를 띄워 줘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또한 큰 고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전후로 회식이 ‘근무시간의 연장’이라는 문제의식이 불거지긴 했지만, 현장에선 아직 회식 강요 문화가 뿌리 뽑히지 못한 상태다. 사람인이 지난해 직장인 695명을 대상으로 ‘아무 이유도, 불이익도 없이 회식을 거부할 수 있는가’를 물어본 결과 10명 중 4명 이상(44.9%)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는 올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에 맞춰 ‘의사와 상관없는 회식 참여 강요’도 괴롭힘으로 규정했지만, 현장에선 이른바 ‘공식 회식’이 아닌 사적 술자리도 회식과 마찬가지로 거절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이나 기업에서 ‘아랫사람’에게 장기자랑을 강요하는 것도 갑질에서 빠질 수 없다는 항목이다. 2017년 경상대학교 학보사인 ‘경상대신문’에서 재학생 252명을 대상으로 ‘새내기 배움터’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82.5%가 ‘신입생 장기자랑(춤, 노래 등)’이 주요 행사였다고 답했다. 같은 해 중앙대학교 학보사인 ‘중대신문’이 대학생 21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신입생 68%와 재학생 89.4%가 ‘신입생 장기자랑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대학생 이모(25)씨는 “신입생 때 장기자랑을 싫어하던 친구들이 선배가 된 후에는 후배한테 장기자랑을 요구하는 걸 보면서 (장기자랑이) 뿌리 깊은 악습이란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17년 직장인 341명을 대상으로 사내 장기자랑에 참여해 본 경험을 물어본 결과 62.2%가 참여해 본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74.5%는 반강제로 참여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절반가량(49.5%)이 장기자랑이 끝난 이후에도 당시 상황을 부정적으로 기억하고 있었지만,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10명 중 1명(12.1%)에 불과했다.

일상 속 갑질들에 대해 김윤태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우리 사회의 권위주의 문화 때문에 회식에 강제로 참여시키는 것과, 노래와 춤을 강요하는 등의 행동이 불법인지조차 모르고 하는 것”이라며 “(을들은) 이런 것을 신고해 봤자 자신만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런 것들이 모여 사회의 여러 긴장이나 갈등을 유발하고, 결국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가중해 사회 전반적인 행복감을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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