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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디지털 시대, 우리는 어떻게 삶을 기록하고 있을까? – 기록 방식의 변화와 AI 자동 기록 기술에 대한 인식 조사

Group of four young adults smiling and taking a selfie while enjoying the vibrant atmosphere of a city street

우리는 매일 무언가를 기록한다. 사진을 찍고, 위치를 저장하고, 대화를 남긴다. 삶을 기록하는 일은 단순한 습관을 넘어 자신을 돌아보고 일상을 정리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손 글씨나 메모뿐 아니라 SNS, 자동 저장되는 사진과 위치 정보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흔적 남기기가 보편화되며, 기록의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자동으로 남겨지는 정보가 과연 나의 의도를 담고 있는지, 기록의 주체는 누구인지에 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3월 21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기록 수단과 빈도, 목적, 디지털 및 AI 기록 기술에 대한 인식과 우려를 조사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기록 습관과 기술 수용 태도를 진단하고, 기록의 의미 변화를 살펴보았다.

주요 내용

  • 응답자의 88%는 일상적으로 삶을 기록하고 있으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은 사진·영상 촬영(63%)이다.
  • 기록의 의미는 손글씨나 텍스트 입력을 넘어 SNS, 일정 관리 앱, 음성녹음, AI 자동 기록까지 확장되고 있으며, 젊은 세대일수록 기술 친화적인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 삶을 기록하는 주요 목적은 ‘개인적 활동 및 경험’(57%)과 ‘대인관계 및 사회적 활동’(48%)으로, 감각적 경험과 관계 중심의 실용적 기록이 주를 이룬다.
  • 기록의 효용은 ‘중요한 순간 보존’(46%, 1+2순위 응답 기준), ‘추억 공유’(28%), ‘목표·일정 관리’(20%) 등의 순으로 나타나고, 기록 빈도가 높을수록 자기관리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체감도가 높게 나타난다.
  • AI 기반 자동 기록 기술에 대해 응답자의 68%는 ‘편리할 것 같다’고 기대하고, 향후 사용 의향도 63%로 높다. 그러나 실제 사용 경험자는 3%에 불과하고, 93%는 이를 ‘기록 행위’로 인식하지 않아 인식과 활용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한다.
  • 또한 응답자의 56%는 AI가 기록을 자동 생성할 경우 ‘사용자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걱정도 65%에 달해, 기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을 가로막는 한계가 분명히 드러난다.

디지털 시대의 기록 인식

글쓰기에서 촬영까지, 기록의 의미는 더 넓어졌다

기록은 더 이상 손으로 쓰는 일에만 그치지 않는다. 응답자 4명 중 3명(75%)은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기록하는 행위로 인식하며, 그 다음은 손으로 직접 쓰기(54%), 디지털 텍스트 입력(47%) 순이다. 전통적인 글쓰기보다 시각적 기록을 더 적극적인 행위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화면 캡처(40%)나 음성 녹음(20%)처럼 글을 쓰지 않는 방식도 기록하는 행위로 여기고 있다.

연령별 차이도 뚜렷하다. 디지털 텍스트 입력을 기록하는 행위로 보는 사람은 18~29세 70%, 30대 65%로 전체 평균보다 높고, 음성 녹음·AI 자동 기록 역시 2·30대에서 더 많이 기록하는 행위로 인식한다. 젊은 세대일수록 기록을 기술과 결합된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사용에서도 디지털 수단이 주류

응답자의 88%는 평소에 어떠한 형태로든 삶을 기록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삶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는지를 물은 결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단은 ‘사진·영상 갤러리(63%)’이며, 그 다음은 종이 기반 도구(35%), SNS(26%), 디지털 메모 앱(21%), 웹 기반 캘린더·플래너(20%) 등의 순이다.

연령별로는 2·30대에서 SNS와 웹 기반 일정 도구의 사용이 두드러진다. SNS를 기록 수단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18~29세 45%, 30대 46%로, 전체 평균보다 약 20%포인트 높다. 웹 기반 캘린더·플래너도 18~29세가 29%로 타 연령대보다 높다. 반면 50대 이상에서는 종이 기반 도구 사용 비율이 높고, 특히 70세 이상은 55%가 종이 기반 도구에 삶을 기록한다고 답해 전통적 기록 방식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

기록 빈도에 따라 나뉘는 수단의 성격

기록 수단별 사용 빈도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웹 기반 캘린더·플래너와 업무·학습 도구는 이용자의 89%가 주 1회 이상 사용해, 반복적이고 기능 중심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종이 기반 도구도 81%가 주 1회 이상 사용 중이다.

반면 SNS나 블로그는 기록 빈도가 낮다. SNS는 60%가 주 1회 이상 사용하지만, 매일 기록하는 경우는 13%에 불과하다. 블로그는 절반 이상이 주 1회 미만 이용하고 있다. 이는 SNS나 블로그가 비교적으로 공개적인 공간인 만큼, 더 정제된 콘텐츠를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단순한 메모보다 품을 들여야 하는 만큼,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기록 내용과 목적

감각적 경험과 실용적 기록이 중심, 감정과 창작 기록은 상대적으로 적어

삶을 기록하는 사람들에게 주로 어떤 내용을 남기는지 물은 결과, ‘개인적 활동 및 경험(57%)’과 ‘대인관계 및 사회적 활동(48%)’이 가장 많아, 감각적 일상과 관계 중심의 기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어 ‘목표 및 계획 관리(42%)’, ‘금전·소비 기록(37%)’, ‘정보 및 아이디어 수집(35%)’, ‘건강·운동 관리(35%)’, ‘업무·학습 관련 내용(30%)’ 등 실용적 목적의 기록도 비중 있게 나타난다. 반면, ‘감정이나 내면 성찰(32%)’, ‘개인 창작 작업(17%)’과 같은 정서적·표현적 기록은 상대적으로 낮다.

기록의 효용을 묻는 질문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진다. ‘중요한 순간 보존(46%, 1+2+3순위 응답 기준)’과 ‘가족·지인과 추억 공유(28%)’ 외에도, ‘일정 관리(20%)’, ‘재정·건강 관리(각 16%)’ 등 실용적 기능에 대한 체감이 높다. 반면 ‘스트레스 조절(10%)’, ‘성장 확인(9%)’ 등 정서적 효용에 대한 인식은 낮은 편이다.

기록은 회고와 관리의 수단, 실천할수록 긍정 인식 높아

기록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 모두에게, 기록은 단순한 회고를 넘어 자기 이해와 생활 정리에 도움이 되는 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중요한 순간을 되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94%에 달하고, ‘삶 관리에 도움이 된다(84%)’, ‘업무·학업 성과를 높인다(82%)’, ‘삶의 만족도를 높인다(78%)’, ‘미래를 위한 투자다(75%)’ 등의 항목에도 공감이 높다.

기록하지 않는 사람도 기록의 효용에 대해 동의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평소 삶을 기록하는 사람일수록 긍정 인식이 더 강한 경향을 보인다. 특히 ‘기록은 감정 조절과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데 기록자는 75%, 비기록자는 51%가 동의하며, 나머지 진술들에 대해서도 기록 빈도가 높을수록 공감률도 함께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무엇을 어떻게 기록하느냐보다, 얼마나 꾸준히 기록하는지가 기록의 가치를 체감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록하지 않는 이유와 기술의 역할

기록의 효용은 높지만, 실천에는 여러 장벽 존재

기록의 효용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전체 응답자의 12%는 삶을 전혀 기록하지 않는다. ‘기록할 만한 특별한 일이 없어서(41%, 1+2순위 응답 기준)’, ‘기록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아서(39%)’다. 기록의 가치는 알더라도 일상에서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하거나 계기가 없다는 것이다. ‘지속할 동기나 습관 부족(31%)’, ‘기록의 번거로움(20%)’, ‘기록 시간 부족(10%)’ 등의 실천적 어려움도 확인된다. 특히 기록하지 않는 사람 중 70%는 ‘기록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때가 있다’고 답해, 기록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은 기록자들 사이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기록자들에게 기록 지속의 주요 방해 요인으로는 ‘지속할 동기 부족(29%, 1+2순위 응답 기준)’, ‘정리의 어려움(28%)’을 꼽는다.

기술 변화와 기록 방식의 진화, 편리함을 향한 선택

기록이 ‘좋은 습관’이라는 인식과 함께 기록에 대한 부담도 공존하는 가운데, 기술은 이러한 장벽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5년간 기록 수단을 바꾼 사람들에게 이유를 묻자, ‘더 편리해서(27%)’, ‘기록을 쉽게 찾으려고(22%)’를 가장 많이 꼽는다. 이는 기록의 내용만큼이나 과정의 효율성이 도구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자동 기록 기술의 도입과 과제

기록을 대신해 주는 기술, 낮은 인지도와 높은 기대 사이

기록을 지속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능력이나 의지 부족이 아니라 입력의 번거로움이라는 점에서, 입력 부담을 줄이거나 자동 정리를 지원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AI 기반 자동 기록 기술은 사진, 음성, 일정 등을 자동 저장·분류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AI 자동 기록 기술은 사용자의 사진, 음성, 일정, 메모 등 일상 정보를 자동으로 저장·분류해 입력 없이 기록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며, 반복적이고 관리 중심의 기록에 적합한, 보다 간편하고 지속 가능한 수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AI 자동 기록 기술을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3%에 불과하며, 전체의 93%는 이를 기록하는 행위로도 인식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사진 자동 분류 기능 등 이용 경험은 있어도, 이를 능동적 기록 행위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이다. 인지도도 낮은 편이다. AI 자동 기록 기술을 ‘잘 알고 있다’는 사람은 15%에 불과하고, ‘들어본 적은 있으나 잘 모른다’는 응답은 57%에 달한다.

반면 기대는 높다. 10명 중 7명이 ‘AI가 자동으로 기록을 정리해 준다면 편리할 것 같다’(68%), ‘기록을 더 쉽게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70%)고 생각한다. 향후 AI 자동기록 기술을 사용할 의향이 있는지 물은 결과, 실제 사용 의향도 63%에 달했다.

신뢰성과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 존재

하지만 이 기술이 실제로 활용되기 위해선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 전체 응답자의 55%는 AI 기록이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며, 3명 중 1명(32%)은 ‘AI 생성 기록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응답한다. 특히 18~29세 41%, 30대 38%가 AI 기록을 신뢰하지 어렵다고 응답해, 연령대가 낮을수록 AI 기술을 더 신뢰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기술 활용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데이터 해석과 통제력에 더 민감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 전체의 65%가 AI 자동 기록 기술의 개인정보 보호에 우려를 나타냈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더 우려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삶을 기록하는 사람의 78%가 기록 수단 선택 시 개인정보 보호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불신은 향후 이용자의 AI 기술 수용에 주요한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록은 이제 손으로 쓰는 글에 그치지 않는다. 사진과 영상, 위치 정보처럼 수동적으로 남겨지는 흔적도 기록으로 인식되며, 기술 발달과 함께 기록의 방식은 점점 자동화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디지털 기반 기록에 익숙하고,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자동 기록 기술은 기록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지속해 나가는데 유용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충분한 신뢰와 통제권이 보장돼야 한다. 앞으로의 기술은 다양한 기록 방식을 포용하고, 그 가치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일러두기

  • 본 리포트의 데이터는 소수점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정수로 표기하였으므로, 보고서 상에 표기된 값의 합이 100%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복수응답 문항의 빈도는 그 합이 100%를 초과할 수 있습니다.
  • 응답 사례 수가 적은 경우 해석에 유의하여 주십시오.

조사개요

  •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 표집틀: 한국리서치 마스터샘플(25년 2월 기준 약 97만명)
  • 표집방법: 지역별, 성별, 연령별 비례할당추출
  • 표본크기: 각 조사별 1,000명
  •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신뢰수준에서 각 조사별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 조사방법: 웹조사(휴대전화 문자와 이메일을 통해 url 발송)
  • 가중치 부여방식: 2024년1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 부여(셀가중)
  • 응답률: 조사요청 28,923명, 조사참여 1,548명, 조사완료 1,000명(요청대비 3.5%, 참여대비 64.6%)
  • 조사일시: 2025년 3월 21일 ~ 3월 24일
  • 조사기관: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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